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북한, 미사일 연속 발사중"

6기 발사, 2~3기 추가 발사조짐. 대포동 2호는 실패한듯

북한이 마침내 5일 새벽 미사일을 연속발사했다. 98년 8월 대포동 1호 발사이래 8년만의 미사일 발사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간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발사한 것으로, 미국을 향한 압박카드임을 감지케 하는 대목이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소집 등을 통해 강력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한반도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는 양상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 강행. 2~3기 추가발사 가능성

북한이 5일 새벽 단거리-중거리 미사일 각각 1기씩 발사한 데 이어 세번째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발사직후 폭발해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이 5일 새벽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외신들은 북한이 이날 오전 3시32분과 4시4분, 4시59분에 총 3차례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를 최초로 보도한 일본의 NHK방송은 방위청 관계자를 인용,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중 두발째가 와카나이 앞바다, 3발째는 니가타 앞바다에 각각 떨어졌다"고 전했다.

일본의 <교도(共同)통신>도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 "3기의 미사일은 3발 모두 홋카이도(北海道) 서쪽 5백~6백㎞, 니가타(新潟) 북서쪽 7백㎞ 지점 등 동해에 떨어졌다"며 "첫번째와 두번째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있던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보다 남쪽에 있는 기지에서 발사됐으며 3발째는 무수단리에서 발사됐지만 대포동 2호인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일본 정부관계자 말을 빌어 "첫번째는 새벽 3시32분 발사돼 6분후 니가타현의 북서쪽 7백km 동해상에 떨어졌고, 두번째는 새벽 4시4분에 발사돼 홋카이도 서남부 5백50km, 세번째는 4시59분 발사돼 니가타현 북서 5백km 동해상에 각각 떨어졌다"고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북한은 첫번째는 단거리 스커트 미사일, 두번째는 중거리 노동1호, 그리고 세번째로 '대포동 2호'로 추정되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발사 35~40초후 폭발해 실험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미 CNN 방송은 미 국방부 관리의 말을 빌어 "이번 세번째로 발사된 미사일은 대포동 2호로 보이나 실패했다"며 "이 미사일은 미국 알래스카까지 도달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 발사와 같은 시간대에 이뤄진 것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기 위한 도발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5일 오전 미 정부당국자의 말을 빌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장거리탄도미사일 '대포동 2호'를 포함해 6발이며, 앞으로 2~3발을 추가발사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보도,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발사할 것을 시사해 주목된다.

98년 8월 북한의 대포동 1호 발사장면. 그러나 5일 새벽 실험에서는 관심을 모았던 대포동 2호가 발사직후 폭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일 각국 긴급비상회의 소집

미국은 4일 오후(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과 관련, 국가안보회의(NSC)를 긴급 소집했다. 미국은 특히 이날 저녁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빠르면 금일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존 볼턴 주유엔 미 대사를 통해 안보리 소속 국가들과 긴급 협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 등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종류와 위력 등에 대해 면밀한 분석에 착수했다. 미국은 특히 북한이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4일 미사일을 발사한 대목을 "미국에 대한 도발"로 판단, 강력대응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하는 순간, 알래스카 기지 등에 미사일방어체제(MD) 시스템을 가동시켜 요격체제에 돌입했으나 대포동 2호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발사직후 폭발함에 따라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이날 새벽 4시 관방, 방위, 외상 등이 참석한 각료판정회의를 열어 정보를 분석하는 한편 토머스 시퍼 주일미대사와 만나 유엔안보리 소집문제를 협의했다.

외무성은 아소 다로 외상을 책임자로 하는 긴급대책본부를 설치했고,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7시 안전보장회의를 소집했다. 이에 앞서 아베 관방장관은 이날 새벽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3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음을 공식확인하기도 했다.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2000년 9월 북-일 평양선언 위반으로 규정, 경제제재 등 보복조치에 돌입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외교통상부도 5일 새벽 비상근무 태세에 돌입, 관련부서 직원들이 이날 새벽 도렴동 청사로 출근, 미국과 일본 등 관련국들과 연락을 취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날 중미 방문 일정을 취소한 반기문 외교장관은 이날 오전 6시50분부터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고 정확한 정보 분석과 향후 대책 등을 협의한 뒤 이어 관계부처 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정부는 북한의 대포동 2호 발사가 실패함에 따라, 당초 북한이 의도했던 대미압박이 실패한 대목이 향후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에 대해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성렬 차석대사는 4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우리 외교관들은 군대가 하는 일에 대해선 모른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