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MB, 내말 안듣고 쇠고기 수입 강행"
"2월18일 만났을 때 한미정상회담 전에 해선 안된다 했다"
비서관 등 측근 10명이 검찰에 고발된 데 대한 노 전대통령의 반격이 본격 시작된 양상이어서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28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났다"며 "노 전 대통령께서 지난 2월 18일 쇠고기 협상과 관련 이명박 당선인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여쭤봤다"며, 노 전 대통령이 밝혔다는 당시 청와대 회동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김 의원 전언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이 당선인에게 "청와대(참여정부)는 쇠고기 수입조건 협상에 대해 원칙적인 입장을 갖고 있고, 정부 부처의 경제외교라인에서는 쇠고기 시장 개방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이어서 갈등이 있는 과제"라며 "그러나 미국의 요구가 지나쳐서 우리는 못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현 시점(2월)에서 우리가 쇠고기시장을 개방하면 미 의회의 한미FTA 비준도 물 건너간다"며 "우리가 쇠고기시장을 개방한다고 해서 미 의회가 FTA 비준을 통과시킨다는 아무런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한미정상회담의 의제로 쇠고기 문제를 올려서는 안된다. 쇠고기 문제를 정상회담 전에 정리하고 가면 안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당선인에게 "이번에 미국에 가시면 미국은 분명 쇠고기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라며 "이 대통령께서는 미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 쇠고기 문제를 FTA 비준과 고리를 걸으라. 그리고 여전히 미국의 동물성 사료금지 강화조처 ‘이행’이 쇠고기 수입조건과 시장개방의 전제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 전대통령 주장이 사실일 경우 미국이 도리어 사료금지 조치를 강화는커녕 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을 단행했다는 얘기가 돼, 이명박 정부는 쇠고기 파문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주미대사관이 한미 쇠고기협상전에 사료조치가 완화됐음을 한글로 세차례나 정부에 통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쇠고기 전면수입을 결정했으며 이 사실을 드러나자 '오역'이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파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 의원은 이같은 대화 내용을 공개한 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에 대해, 참여정부 때 합의했고 이명박 정부는 도장만 찍었다는 소위 ‘설거지론’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대통령 인수위 활동이 진행중이던 2008년 2월 18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간에 있었던 대화록을 제출하라. 그러면 쇠고기 설거지론과 같은 논란의 진실은 명쾌하게 해소될 것"이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김 의원은 이어 "2월 18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의 대화에 동석했던, 당시 당선자 비서실장인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쇠고기협상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며 임태희 정책위의장의 국회 증언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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