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건축아파트 규제완화, 상한제 폐지 등의 각종 아파트경기 부양책을 예고하고 있으나,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필두로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값이 더욱 가파른 급락 양상을 보여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부동산거품이 터지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물가억제를 위해 금리인상 방침을 사실상 굳힌 상태여서, 앞으로 부동산거품 파열이 더욱 가속화하면서 건설업계-금융계 위기가 더욱 심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부동산 114>, "송파구 재건축, 올 들어 최대 급락"

1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0.38% 떨어져 올 들어 주간 변동률로 가장 낙폭이 컸다.

특히 송파구가 올해 최대인 -1.84% 빠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방침이 나온 지난 11일 '반짝 거래' 이후 매수세가 감소하며 전 주택형이 전주보다 5천만원씩 내렸다. 강동구의 재건축도 0.25%, 강남구가 0.12%, 서초구가 0.1% 각각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재건축의 약세로 금주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0.05%로 낙폭이 커졌다. 특히 송파(-0.33%), 강동(-0.23%), 서초(-0.07%), 강서(-0.06%), 강남(-0.05%) 등 강남권 낙폭이 컸다.

신도시도 산본(-0.08%)을 필두로 분당(-0.05%), 평촌(-0.01%)이 모두 내렸고, 과천(-0.42%), 용인(-0.19%), 안양(-0.18%), 파주시(-0.06%) 등도 떨어졌다.

<닥터아파트> "정부대책 11일 하루 반짝 약발"

또다른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주간조사 결과도 대동소이했다.

18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11일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금주(11~17일) 송파구 매매가는 0.46% 급락해 올 들어 낙폭을 기록했다. 강남권 재건축 매매가도 0.38% 떨어지는 등 매수세가 살아날 기미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는 0.09% 떨어졌으며, 특히 송파구(-0.46%), 강동구(-0.29%), 서초구(-0.10%)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송파구의 경우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발언으로 잠실동 주공5단지가 반짝 거래되기도 했지만 이내 소강상태를 보였다. 오히려 급매물 거래 가격이 하한가에 반영돼 잠실동 주공5단지 119㎡가 5천만원 내린 12억~12억5천만원이다. 송파구 재건축 매매가 변동률도 -1.35%로 조합원 추가부담금 문제로 재건축사업이 중단된 가락시영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강동구도 마찬가지. 입주물량 여파와 부동산시장 침체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재건축단지인 둔촌동 둔촌주공4단지 82㎡가 2천만원 내린 6억~6억3천만원, 명일동 신동아 132㎡가 1천5백만원 내린 7억5천만~8억4천만원.

또한 분당(-0.22%), 평촌(-0.18%), 용인시(-0.15%), 하남시(-0.10%) 등 신도시의 하락세도 계속됐다.

신도시 분당은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매매하한가가 시세로 굳어졌다. 정자동 상록라이프 155㎡가 1억원 하락한 8억9천만~10억원, 서현동 시범한양 109㎡가 3천만원 떨어져 5억4천만~6억7천만원.

한은 "금리인상 불가피", 자산거품 파열 가속화할듯

문제는 버블세븐의 집값 하락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으로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데 있다.

이성태 한은총재는 이미 금리인상을 강력 예고한 상태며, 한은의 또다른 고위관계자도 본지와 만나 "물가폭등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은 불기피한 상황"이라며 금리인상 방침을 거듭 분명히 했다.

한은의 최대 고민은 부동산거품 파열 여부. 이 관계자는 "금리인상이 부동산거품 파열에 얼마나 자극 요인이 될 것인가가 최대 고민"이라며 부동산거품 파열에 대해 고심중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듯 금리인상이 가시화하면서 시중에서는 "지금은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할 때가 아니라 현찰을 쥐고 있을 때"란 인식이 급속확산되고 있어, 자산거품은 더욱 빠른 속도로 꺼질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