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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불교계에 심려 끼쳐 죄송"

성난 불심 달래려 취임후 가장 먼저 조계종 찾아

박희태 신임 한나라당 대표는 4일 취임후 가장 먼저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을 예방해 "지금 불교계에서 우려하는 일들 일어나지 않게 노력하겠다"며 성난 불심 달래기에 부심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종로 조계사를 찾은 자리에서 "저희가 여러 가지로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심려를 끼쳐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그동안의 각종 파문을 정부 대신 사과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관 스님은 "잘 할라고 하는 일이고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고 또 자꾸 노력하고 앞으로 나가고 안 그렇느냐. 딴 게 뭐 있겠느냐"고 화답했다. 지관 스님은 "평소에도 늘 마찬가지지만 책임을 맡아서 여러 가지로 염려가 많겠다. 근데 숨어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지금 나라가 참 어렵고 한데 알다시피 우리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이 많이 있다. 기름 값이 저렇게 올라가면 견디기 어렵고...이럴 때면 참말로 부처님의 큰 힘이 우리를 가호해주는 생각도 한다"며 불교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지관 스님은 이에 "부처님이나 예수님이나 성인의 힘도 도움이 필요하지만 결국은 우리 자신의 힘에 달려 있다"며 "어려우면 허리띠 졸라매고 많이 있다고 헤프게 살면 안된다. 가정이 어렵더라도 살림을 잘 살아야지 유가가 많이 올라가고 나라 안팎이 어렵기 때문에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사는 길이 첫째고, 그 다음에 그 다음 부처 예수 도움을 주고받고 해야 된다. 앞으로 대표를 처음 맡았으니 여러 가지로 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관 스님은 박 대표에게 고려장경 속 반야심경을 한 판으로 옮긴 것과 금으로 된 목탁 핸드폰 장식을, 다른 방문자 전원에게는 차를 선물했다. 이에 박 대표가 "감사하다. 저희는 공수래공수거인데..."라며 선물을 준비 못한 데 대한 쑥쓰러움을 표시하자, 배석한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은 "공수래만수거"라고 거들었고, 지관 스님은 이에 "원래 (인생은)공수래공수거"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날 조계사 입구 나무에는 '국민기만 종교편향 이명박 정부 참회하라' '폭력진압 종교편향 어청수를 파면하라'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었다.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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