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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철강 공룡기업' 탄생 , 포스코 초긴장

미탈스틸-아르셀로 세계최대 합병, 연간 생산량 1억톤 넘어

세계 1위 철강기업 미탈스틸과 2위 아르셀로가 26일 합병을 공식 결정함에 따라 향후 세계 철강업계에 M&A가 잇따를 전망이어서 그동안 적대적 인수합병(M&A)설에 휘말려온 포스코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두 기업의 합병에 따라 포스코를 포함한 다른 철강업체들은 규모를 키우거나 제품을 고급화하면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최대의 위기국면을 맞아 다른 아시아국가 업체들과의 제휴 등 다양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세계 철강산업 M&A 태풍...포스코에 대한 M&A 시도 여부 주목

세계 2위의 철강업체 아르셀로는 25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미탈스틸이 제시한 총 2백69억유로(3백36억5천만달러), 주당 40.44 유로(50.59달러)의 인수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아르셀로는 지난 1월 미탈스틸이 전격적으로 발표했던 적대적 M&A 방안 제시 이후 미탈스틸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러시아의 세버스탈을 끌어들이는 등 다양한 보호책을 마련했지만 결국 미탈스틸이 두번의 수정 제안을 거쳐 최초안 보다 가격을 14% 이상 높인 인수안을 받아들였다.

두 회사는 이날 지난 5개월 동안 계속된 M&A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조셉 킨쉬 아르셀로 회장은 앞으로 3년간 합병회사의 회장을 맡기로 했고, 락시미 미탈 미탈스틸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키로 합의한 뒤 오는 30일 아르셀로의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각각 연간 조강 생산량 6천3백만톤과 5천만톤에 달하는 미탈스틸과 아르셀로의 이번 합병으로 유럽 아시아 북미 등 4개 대륙에서 1억톤 이상의 철강재를 생산하는 초대형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특히 미탈스틸이 미국의 인터내셔널스틸그룹(ISG) 및 우크라이나의 철강업체 크리보리쯔탈을 사들이면서 조강생산량을 연산 8천만톤 규모로 늘어났다는 점에서 두 기업의 합병은 철강업계의 거대공룡이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기업의 합병은 저가 범용 철강재에서 경쟁력이 있는 미탈스틸과 자동차용 강판 등 고부가치강에서 특화된 아르셀로가 합쳐짐으로써 시너지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번 합병이 철강업계의 규모의 경제를 촉진, 기업의 시장 지배력과 구매파워를 키우고 세계 철강제품 가격이 안정화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또 미탈스틸과 아르셀로가 각각 유럽·남미와 미국 시장의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점과 미탈스틸이 범용강, 아르셀로가 고급강에 강점을 갖고 있는 점 역시 합병의 지역적 시너지 효과를 높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탈스틸과 아르셀로가 합병할 경우 생산규모 1억톤, 세계 시장 점유율 12%를 웃도는 철강기업이 탄생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철강업계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 시황이 안정되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존경쟁의 장에 내몰린 조강 생산량 3위인 신일본제철, 4위인 포스코, 5위인 일본 JFE스틸을 포함한 아시아업체들은 이번 합병이 불러올 후폭풍에 대비해 다양한 생존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업체간 합종연횡 및 제휴협력 잇따를 듯

특히 작년말 기준 세계 철강업계 조강생산량은 미탈스틸(6천3백만톤), 아르셀로(5천톤), 신일본 제철(3천2백90만톤), 포스코(3천1백40만톤), JFE스틸(2천9백80만톤) 등 5개 철강회사가 세계철강 생산량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1.2위 업체간 합병이 이뤄짐에 따라 3-5위의 아시아 철강업체들이 공동전선을 펴거나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않을 경우 사실상 주도권을 쥐게될 미탈스틸-아르셀로 합병업체의 행보에 사사건건 이끌리는 한편 합병업체의 M&A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포스코, 일본의 신일본제철과 JFE스틸, 중국의 바오산 강철 등 한·중·일의 주요 철강업체간 협력이 강화되면서 범 아시아 차원의 전략적 제휴가 체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포스코, 신일본 제철, JFE스틸 등은 모두 오너가 없는 기업들인 탓에 이들의 합병기업을 포함한 외부의 적대적 M&A에 따른 위협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방어대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규모의 경제 달성 및 제품 차별화 전략 등 대응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미탈스틸이 그동안 인도 제철소 건설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자금 10조원으로 시가총액이 20조원 수준인 포스코의 지분 50%를 인수할 경우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와 국내 제철소를 동시에 인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병업체의 전략 여하에 따라 포스코가 M&A 논란에 휩쓸릴 가능성을 배제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일본 제철, 고베철강, 스미토모 금속 등 일본 3개 철강기업들은 지난 3월말 외부회사로부터 적대적 인수 제안을 받을 경우 서로 협력해 방어에 나서기로 하는 내용의 제휴 각서를 체결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포스코 역시 올해 초 미탈스틸의 적대적 M&A 안이 발표된 이후 이구택 회장이 "포스코도 M&A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다각적인 M&A 방어책을 마련한 뒤, 주가를 올리고 규모를 키우는 ‘투 트랙’ 전략으로 M&A 위협에 맞서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철강 관련 기업 중 포스코의 지분을 매입해 백기사 역할을 해줄 기업을 물색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이미 작년에 인도에 1백20억달러를 투자, 1천2백만톤 규모의 제철소를 건설한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작년 27.6% 수준인 8대 전략제품 비중을 2008년까지 79.5%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저가수출로 철강업계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중국 정부도 2010년까지 10대 철강기업의 점유율을 50%로, 2020년에는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며 신철강정책을 추진 중이나 거대 합병업체가 탄생할 경우 대대적인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철강업체간 대대적인 합종연횡 및 제휴를 통한 생존경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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