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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전쟁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

<인터뷰> 도날드 그레그 전 주미대사 "북-미 직접대화만이 해법"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로 인해 향후 2년 동안 북한의 핵 능력은 더 커질 것이고 핵 포기를 위한 비용과 대가는 더욱 커질 것이다. 대화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

"미국과 북한이 체면을 서로 살리며 대화 나서야"

지난 공화당 집권기인 1989년부터 1993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도날드 그레그(79)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뷰스앤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북-미 직접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대포동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체면을 손상하지 않는 선에서 대화에 나서야할 것”이라며 “부시 행정부에 북한의 독특한 의사결정 체계나 북한문제, 아시아 문제를 이해하는 사람이 적어 문제해결에 갈수록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 미국 행정부에서는 로버트 죌릭 국무부장관이 그만두는 등 아시아 전문가가 갈수록 줄어가는 데다 도덕주의적 성향이 강한 딕 체니 부통령 등과 네오콘 등이 북한을 '폭정국가'로 칭하면서 북한과의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구체적으로 부시정부내 아시아 전문가 부재의 문제점을 재차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 북한문제가 전쟁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현재 백악관과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문제와 테러와의 전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의제가 아니다"라고 말해, 미국 정부의 우선순위에서 북핵문제가 뒷전임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레그 회장은 “ 2000년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지만 ‘페리보고서’를 작성했고, 이에 따라 북한의 조명록 차수가 워싱턴을 방문한 뒤 빌 클린턴 대통령을 초청했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했다”며 “이것은 정책결정을 극소수 인사들이 하는 북한과 같은 사회에서 중대한 문제들이 얼마나 빨리 처리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며 북한과 직접대화를 통해 협상이 이뤄진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 북-미 직접대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사일을 실제 발사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는 점을 잘아는 북한도 머리를 긁적이며 뭘 해야할 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만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은 한국.일본 등과 함께 강력한 성명을 발표한 뒤 매우 신중하게 모든 6자회담 당사국들과 논의과정을 거칠 것이며 이후 제재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중 방북,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

도날드 그레그 회장 ⓒ 김홍국 기자


그레그 회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선, “많은 한국사람들이 지난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방북과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다른 의견을 보이지만 나는 그것이 미래를 향한 대단한 성과였다고 본다”고 2002년 6.15 성명 도출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최근 DJ의 방북 연기에 대해선선 “현 상황에 따른 방북 연기는 매우 신중하면서도 현명한 조치"였다며 "북한이 미사일 발사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해결한다면 그것은 김 전대통령이 방북하거나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과 대화를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미관계가 악화됐다는 일부의 지적과 관련, “미국의 부시행정부는 이라크 문제와 테러와의 전쟁에만 몰두하고 있어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의제에서 크게 밀려나 있고 이에 따라 부시 행정부 내에서 아시아 문제에 대한 건설적인 사고와 시각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며 “ 한미관계가 그렇게 악화된 것은 아니며, 이제는 한미관계가 과거 군사적인 측면의 동맹관계보다는 정치.경제적인 협력관계로 성숙해져야 하고 미국이 동북아의 허브가 되려는 한국의 노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부시 행정부가 일본과의 관계에만 의미를 두는 데 미국의 국익과 아시아의 지역 평화를 위해서는 균형잡힌 한미일 삼각동맹 체제가 바람직하다”며, 부시의 미-일 중심 아시아 외교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레그 회장, 아버지 부시와 친한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

그레그 회장은 미 대사 시절 안보동맹 차원의 한미관계를 넘어 양국간에 굳건한 경제 및 정치적 협력 관계를 확립하는 데 공헌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다.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외교안보보좌관을 지냈고, 부시 전 대통령이 CIA 국장 시절에는 역시 CIA에서 간부로 근무해 부시 집안과 친숙하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시절 당시 부통령이었던 아버지 조지 부시의 외교보좌관이었고, 아버지 부시가 대통령이었을 때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다.

그는 1952년부터 6.25전쟁을 계기로 한국과 관계를 맺은 이후 1970년대부터 중앙정보국(CIA)직원으로 한국에 파견되어 한국정치는 물론, 남북관계에도 많은 정보와 지식을 축적하면서 한국지부장을 맡기도 했다. 또한 1990년대 초반 미국과 북한이 이른바 '영변 핵'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했을 때 협상에 의한 해결을 주장했고, 김일성 주석 사후 북한 붕괴설이 나돌 때도 "김정일에 대한 소문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냉정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2001년 당시 한국의 햇볕정책에 대해 미 행정부내에 회의론이 대두됐을 때 아버지 부시에게 햇볕정책의 필요성을 알리는 서한을 발송해 추후 부시행정부가 햇볕정책을 충인토록 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확실한 햇볕정책 신봉자로서 4년이나 북한을 오가면서 북한과 미국의 교류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대단한 실수가 될 것"

뷰스앤뉴스 최근 북한의 대포동미사일 발사시험으로 한반도가 격랑에 휩쓸려 있다. 북한의 요구에 대해 미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도날드 그레그 회장 북한이 미국에 대해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미국은 아마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북한측이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만일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이는 대단한 실수가 될 것이다. 일본, 러시아, 중국, 한국 등이 발사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입장을 명백하게 밝혔다. 미사일과 같은 무기의 위협은 매우 효과가 있을 것이다. 만일 북한이 위협을 사용하려 한다면 미국은 이에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다.

내 생각에는 북한이 초청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보내는 것이 좋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부시 행정부에는 도덕적으로 북한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악의 국가와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는 딕 체니 부통령을 포함해 이런 이들이 많이 있다. 만일 뭔가 6자회담이 제대로 되지 않는 가운데 다음 대통령 선거가 있을 것이고, 매우 불행한 상황이 될 것이다. 2년 동안 북한의 핵 능력은 더 커질 것이고 그로 인해 핵을 포기하는 비용과 대가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대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2002년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학 교수와 함께 북한을 방문해 북한측의 서신을 부시 행정부에 전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런 부정적인 상황이 계속 진행중이다.

뷰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레그 회장 완전히 동의한다. 그런 상황을 원하는 목소리에 나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고 대화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한국인들이 북한과 직접 대화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 이상으로 일을 열심히 하고 싶어한다. 굉장히 빠른 시간 동안 북한과 대화를 해내는 진전을 이뤄야 하지만 그는 부시 행정부로부터 허락을 받지 못할 것이다. 2000년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이전 미 행정부 차원에서 북한의 정책 전반을 점검하도록 ‘대북조정관’으로 임명됐을 때 페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지만 ‘페리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래서 조명록이 워싱턴을 방문했고 빌 클린턴 대통령을 초청했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했다. 이것은 정책결정을 극소수 인사들이 하는 북한과 같은 사회에서 중대한 문제들이 얼마나 빨리 일이 처리될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일 것이다. 북한과 직접대화를 통해 협상이 이뤄진 대표적 사례다.

몇달전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한미 동맹에 대해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몇 가지 안을 권유하기도 했는데, 그 중 하나가 패널을 구성해 북한에 대한 정책을 점검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매우 좋은 안이었다고 생각한다.

"부시 행정부, 북한의 체면 문제를 잘 이해하지 못해"

뷰스 대포동 미사일을 둘러싼 북미간 대치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북한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그레그 회장 북한은 일반적인 아시아 국가가 처한 상황과는 다르게 매우 엄청난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이나 현재 상황이나 북한에게 중요한 체면의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은 미사일 시험을 위협함으로써 링 바깥으로 벗어나갔다. 이제 이번 사태에 대해 북한이라는 나라의 체면을 살려줄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이 힐 차관보를 방북시켜 대화에 나서면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게 되지만, 그럴 경우 미국은 북한의 압력에 굴복해 협상했다는 점 때문에 미국의 체면이 손상되게 된다. 그래서 어려운 문제다. 그로 인해 모든 국가들이 긴장 상황에 놓였고 이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백해졌다. 북한은 미국과 양자 직접대화를 원하고 있다.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인가가 문제지만 미사일을 실제 발사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다. 이제 북한도 머리를 긁적이며 뭘 해야할 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레그 회장은 "미국이 일본만 믿으려 해서는 안되며 한미일 삼각동맹이 구축돼야 아시아 지역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김홍국 기자


"북한문제, 한반도에서 전쟁으로 발전 안해"

뷰스 미국이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는가.

그레그 회장 미국은 미사일 발사 시 6자회담의 당사국들과 논의에 들어갈 것이다. 물론 당사자인 북한은 제외될 것이다. 강력한 성명이 발표될 것이고 미국은 한국은 물론 중국과 향후 조치를 위해 논의를 할 것이다. 일본은 어떤 강경한 조치가 나오더라도 동의를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관련국과의 논의 과정에서 매우 신중하게 모든 6자회담 당사국들과 논의과정을 거칠 것이다.

뷰스 중국의 경우 왕광야 유엔주재 중국대사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는 반대한다고 밝히는 등 미국의 제재 조치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 당사국들의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그레그 회장 맞다.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꾸준하게 다양한 국가를 방문하며 중국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후주석은 북한 등 관련국의 문제에 대해 불간섭의 원칙을 유지해왔으며 그런 정책 기조 아래 미국의 제재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아마도 이같은 태도가 중국에 이익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한반도에서 북핵문제가 정리되고 평화가 정착될 것이다. 내가 보기로는 한반도에서 북한문제가 전쟁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예상되는 상황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나라들이 다른 역할을 할 것이고, 미국은 6자회담에서 중국이 막중한 책임을 맡도록 했다. 6자회담의 중국의 아시아국가에 대한 신망은 더 높아질 것이고 미국의 아시아국가 사이의 신망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이런 현재의 분위기는 아마도 그런 상황을 더욱 지속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군사적 관계에서 경제.정치적 측면 교류 늘려야"

뷰스 국제사회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가 높지 못하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보나.

그레그 회장 현재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해 편안하게 느끼지 못한다. 한미관계는 엄청나게 중요하다. 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비자면제 프로그램의 추진을 굉장히 중시한다. 북한 문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긴장 관계는 경제와 정치적인 측면의 진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내가 주한 미대사로 근무할 때 군사적인 측면의 동맹관계가 정치.경제적인 협력관계로 성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제 그렇게 진행됐고 진행되고 있다. 실제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열린 한미재계회의는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받고 있고, 미국측 대표를 윌리엄 로즈 시티은행장이 맡는 등 한미 양국이 매우 균형잡혀 있다. 이같은 비즈니스 대 비즈니스 관계가 한미 관계의 핵심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대해 방어하는 경비 역할을 해야 하지만 향후에는 궁극적으로 경제적인 측면이 중대한 의미를 갖는 협력관계로 진전돼가야 한다. 나는 송도신도시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미국 게일사의 고문 역할도 맡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1, 3 공구 1백76만평에 국제업무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게일사가 인천과 송도를 연결하는 새로운 다리공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공사에 많이 진전이 있고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경제적인 측면의 일들이 매우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현재 양국의 대통령이 각자 나라의 국민들에게 매우 인기가 없다. 한국도 선거가 다가오고 미국도 선거가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이나 한국에서 어떤 선거결과가 나올지는 전혀 모르겠다. 북한이 체면을 살리기 위해 무엇을 할지도 잘 모르겠다. 나는 한미 간의 경제적인 협력관계가 더 발전되고 성숙하기를 바란다. 동북아의 허브로 떠오르려는 한국의 노력에 대해 미국의 참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고 희망하는 한미관계며 정말로 일어나기를 바라는 소중한 희망이다. 그러나 한미관계는 향후 수년 동안 불안정한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이라크와 테러문제에 전념. 한국에 큰 비중 둘 수 없는 상황"

뷰스 한미간의 관계가 소원하고 간극이 벌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과연 그런지, 만일 그렇다면 양국이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레그 회장 나는 부시 행정부의 많은 사람들이 아시아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줄어드는 데 깊이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표적인 중국통인 로버트 죌릭 국무부장관이 월가로 떠났다. 죌릭 부장관은 중국과 아시아에 대한 깊은 지식과 이해가 있는 인물이다. 많은 행정부 관리들 중 아시아 문제 전문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힐 차관보도 동아태 차관보를 맡고 있지만 잘 알다시피 유럽 출신이고 유럽통이다.

현재 백악관과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문제와 테러와의 전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의제가 아니다. 그래서 부시 행정부 내에서 아시아 문제에 대한 건설적인 사고와 시각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한미 관계와 한때 적국이었던 중국 문제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지금 미국이 대 중국관계는 잘 해가고 있지만 중국에 영향력이 있는 죌릭 부장관이 월가의 골드만삭스로 복귀하는 것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직 후임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아시아통이 올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유력 후보 중 한 사람도 주 독일대사를 지내는 등 아시아통이 아니다.

그레그 회장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향후 한미관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홍국 기자


뷰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연기됐지만 방북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그의 방북이 현재 상황을 개선시킬 것으로 보는가.

그레그 회장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굉장히 존경하는 사람이다. 2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해 대포동 미사일 사태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방북과 남북 정상회담은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 행보였다. 많은 한국사람들이 김 전대통령의 방북성과에 대해 다른 의견을 보이지만 나는 그것이 미래를 향한 대단한 성과였다고 본다. 현 상황에 따른 방북 연기는 매우 신중하면서도 현명한 조치라고 본다. 왜냐하면 김 전대통령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북한과 충분히 논의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2차 정상회담을 빨리 가지라고 촉구했다. 지금까지 북한을 네 번 방문했는데 북한은 항상 나에게 그러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하지는 않았다. 나는 2차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 상황은 매우 어렵다. 아마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해결한다면 그것은 김 전대통령이 방북하거나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과 대화를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뷰스 반기문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하고 있다. 아시아에 경쟁자도 많고 다른 대륙에서도 이 자리에 욕심을 내고 있다.

그레그 회장 최근 유엔의 2인자인 마크 브라운 유엔 사무차장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유엔이 사무총장을 강한 나라에서 선정하는 것이 유엔의 미래를 위해 좋겠다고 말했더니 그도 동의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는 유엔 사무총장 선출 절차가 공개돼있고 대단히 유동적이며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선출에 영향력을 가질 중요한 나라로 미국과 중국을 꼽았다.

중국의 외교관들을 만나 어떤 국가를 선호하는지를 놓고 이야기했더니 중립적인 국가로 태국 같은 나라가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당신들 의견을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유엔이 어려움에 놓여 있으므로 실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강한 영향력을 가진 나라가 좋겠다고 말하고 한국 같은 나라가 가장 적합하다고 설득했다. 향후 미국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중국이 한국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유했다.

"한-미.미-일관계가 잘 돼야 한-일관계도 발전"

뷰스 미일동맹이 강화되고 있다. 미일 관계의 전망은 어떤가.

그레그 회장 현재 미일관계의 핵심적인 상황은 부시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매우 친밀한 개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또 북한을 싫어하고 북한 대포동 미사일을 혐오하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에 기대 일본의 미사일 체제를 갖추려고 한다. 나는 '일본은 믿을만한 최고의 동맹이고 한국은 믿을 수 없다'는 생각에 확실하게 반대한다. 미국이 이 동북아 지역에서 가져야하는 시스템은 안정적인 한미일 삼각동맹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강력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한미관계, 미일관계가 있어야 한일관계도 함께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다행히 한국과 일본의 군사적인 관계는 매우 긴밀하고 좋은 편이다. 정치적인 문제가 장애물이다.

일본은 계속 과거문제에 집착해 국가적 체면을 살리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고이즈미 총리의 후임자가 문제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유연한 노선을 추구하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이 후임이 될 경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한국이 갈수록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한류가 한 예가 될 것이다. 한국은 매우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음악과 영화로 아시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넘어서서 한국은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식민지 지배를 받은 나라로서 그를 완벽하게 극복했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제국주의적인 감정이 없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은 또 미국의 종속적인 동맹이 아니고 무엇이든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자주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 이런 두 가지 점에서 볼 때 한국은 아시아 전체를 관통하는 영향력을 가질 수 있고 한국의 위상은 자신감이 넘치고 과거를 극복한 나라로서 미래지향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뷰스 중국은 미국의 가상 적국 또는 잠재적인 적국이라는 평가를 미국내에서 받곤 했다. 미국과 중국의 향후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레그 회장 기본적으로 매우 좋다고 본다. 아버지 조지 H.W. 부시는 중국대사를 역임하면서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중국에서 매우 존경을 받고 있다. 이같은 아버지 부시의 영향은 부시 대통령의 사고방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매우 자신있게 단언할 수 있다. 잘 알다시피 나는 원래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일했고 냉전시대에 싸우면서 알았던 중국과 러시아 친구들과 만나 지금의 세상은 과거 시대보다는 좋아야한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또 이들과 미국이 중국 및 러시아와 함께 협력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세상을 올바르게 형성해야 한다는 그런 공감대를 갖고 있다. 네오콘들은 중국을 적국으로 다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데 대해 절대 찬성할 수 없다. 세계를 단순화시키고 흑백논리로 보는 데 대해 나는 그같은 논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 중국과 우호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코리아소사이어티 50주년 행사 서울.뉴욕.LA서 내년 2월 함께 치뤄"

뷰스 내년 2월이면 코리아소사이어티 창립 50주년을 맞는데 준비는 잘 되어가는지.

그레그 회장 이번 방한은 굉장히 중요하다. 내년 2월 행사를 위해 주한미상공회의소를 방문하는 등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뉴욕과 로스엔젤레스 및 서울 등 세 곳에서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내년에는 내 후임자를 찾아 내 일을 넘겨야 한다. 현재 3명의 좋은 후임자 후보를 생각하고 있고 그들 중 한 사람에게 이 일을 넘기려고 생각하고 있다.

내 나이가 내년이면 팔십이 된다. 가족들은 나에게 글을 쓰라고 권유하곤 한다. 옆으로 물러나야 할 때가 됐다. 그래서 현재 재정적인 측면을 보강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자기 건물을 갖는 것이 사실 필요하다고 본다. 나는 부동산 문제를 잘 다루지 못하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북핵문제 등 한반도의 현안 해결에 도움을 주고 한미간에 우호적인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해야할 작업이라고 본다. 코리아소사이어티로서는 필요성이 큰 시기가 됐다.

뷰스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 같다.

그레그 회장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 한미관계의 발전을 위해 더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재 역할을 뒷받침해줄 필요도 있는데 사람들의 인지도가 낮다. 한미관계에 현안이 생길 경우 한국인들이 무엇을 해야할 지 잘 모를 때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평소부터 그런 준비작업을 해나갈 것이다. 많은 관심을 바란다.

뷰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줘 감사하다.

그레그 회장인터뷰에 초청해줘 고맙다. <뷰스앤뉴스>의 발전과 독자들의 건승을 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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