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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두달새 7조 매도, '셸 코리아'

삼성전자-포스코 자사주 매입에 외국계 '차익 실현'

외국인의 국내 보유주식 순매도액이 지난 두달새 7조원을 넘어서는 등 외국인들의 한국 이탈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정책금리를 6%선까지 추가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외국계 자금이탈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같은 외국계의 자금이탈에는 삼성전자-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일조한 게 아니냐는 비판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차이나 쇼크'때보다 자금이탈 격렬

2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본격화된 지난 4월25일부터 20일까지 2개월 가까운 기간 내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7조1천3백5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들은 이 기간 동안에 삼성전자(-1조7천억원), 포스코(-8천1백70억원), 현대차(-6천7백30억원), 현대상선(-5천4백96억원), 현대모비스(-2천6백10억원) 등의 대기업 주식들을 대량 매각했다.

외국인 매도는 4월 말 삼성전자, POSCO 등의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함께 이익실현 차원으로 시작됐으나 5월이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이머징 마켓 전반에서의 자금이탈로 이어지면서 가속이 붙었다.

외국인은 5월 이후 한국 인도 대만 태국 등 이머징마켓에서 1백30억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2004년 4~5월 중국 긴축 우려, 이른바 '차이나 쇼크'때 유출된 자금인 60억달러의 배가 넘는다. 특히 외국인은 이머징 마켓 중에서도 한국투자 비중이 가장 높아 우리나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아, 같은 기간중 우리나라의 주가 하락률이 가장 컸다.

특히 단기자금뿐 아니라 미국계 장기투자 자금도 유출돼, 외국계 자금 유출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과 영국 국적 투자자들은 5월 중 각각 1조8천971억원, 9천305억원 순매도했으며 싱가포르 소재 투자자들도 5천783억원 순매도했다. 또 룩셈부르크(-5천242억원), 케이만아일랜드(-4천561억원), 바하마(-1천288억원), 버진아일랜드(-938억원) 등 조세회피지역내 자금들도 주식을 처분해 자금을 회수했다.

특히 외국계 일각에서는 미연준이 현행 5%인 정책금리를 최고 6% 선까지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앞으로 주가는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계 투자가 대표는 "미연준이 정책금리를 6%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농후한 반면, 한국은 동반 금리인상에 한계가 있어 국내외 금리차가 커지면서 한국시장에서 외국 자금 이탈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그럴 경우 한국주가는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올 여름은 대단히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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