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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지도부 "고양이 아닌 호랑이가 되자"

4월 美대화 거부에 北강경파 득세, 5월초 대포동 2호 발사 확정

북한 지도부가 이번에 대포동 2호 발사를 결심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지난 4월 도쿄 국제회의에서 북한의 김계관 외무부상의 대화 신청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차관보가 거절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북한 지도부 "고양이가 될 것인가, 호랑이가 될 것인가"

일본의 <지지(時事)통신>은 17일 한-미 관계당국자들이 말을 빌어 "북한 지도부가 지난 5월초 위조지폐 문제를 빌미로 한 금융제재를 해제하지 않는 미국에 강경자세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4월 중순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 회의때 북한의 김계관 외무부상와 힐 미 국무차관보(동아태 담당) 간의 회담이 실현되지 않은 직후 북한 지도부 내부에서는 "고양이가 될 것인가, 호랑이가 될 것인가"를 놓고 격렬한 토론이 행해졌고 결국 강경노선을 재확인하는 쪽으로 최종결론이 났다.

김계관 북한 외무부상. ⓒ연합뉴스


미국의 대화 거부에 북한의 '대화파' 김계관 침몰

<지지통신> 보도는 중국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에 묶여 있는 2천4백만달러가 북한내 강경파 득세의 결정적 빌미가 되었고, 결국 대포동 2호 발사 실험으로 이어지게 됐음을 보여주는 보도다.

실제로 지난 4월 9일~13일 열리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참석차 도쿄을 방문한 북한의 6자회담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도착 첫날인 7일부터 미국과의 대화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김부상은 이날 나리타공항에서 “미국의 요청이 있으면 만남을 피하지 않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왔고, 8일에는 우리측 대표에게 북미간 중재역할을 간접 요청하기도 했다. 10일 중국 우다웨이 부부장은 김부상과 회동을 가진 후 “북한이 미국을 만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재차 공표했다. 나아가 김부상은 “모처럼 마련된 기회인데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며 과거에 볼 수 없던 저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11일 미국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이번 회의 기간에는 김부상을 만날 의사가 없다”고 거부했고, 북미 대화는 끝내 불발됐다.

모든 대화시도가 불발로 끝난 후, 4월 13일 김부상은 이렇게 말했다. 발언을 하는 그의 얼굴은 마치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처럼 벌겋게 물들어 있었다. 북미대화 시도 결렬후인 13일 김 부상은 “방코델타 은행의 동결자금을 내 손에 갖다 놓으면, 그 돈을 손에 쥐는 순간 회담장(6자회담)에 나갈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은 정치, 경제, 군사적 압력을 가해 우리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내려 하고 있다. 내가 이런 압력을 받아가며 미국측 단장과 마주 해야겠는가”라고 미국을 맹성토했다.

북한내 대화파인 김계관 부상은 이처럼 좌절했고, 귀국후 군부내 강경파로부터 "고양이가 되란 말이냐. 우리는 호랑이가 돼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끝내 대포동 2호 발사라는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며칠 뒤인 5월19일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을 격납고에서 꺼냈고(일본 <교도통신> 첫보도), 그로부터 한달간 미국의 반응을 지켜보았으나 미국의 대화의지가 없음이 최종확인되자 마침내 대포동 2호 발사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이다.

'대포동 위기'로 일컬어지는 한반도의 극한 긴장은 이렇듯 미국 강경파와 북한 강경파간 극한 대결을 뜻하는 '강(强) 대 강(强)' 대결의 산물인 것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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