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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DJ 방북전 미사일 발사' 노림수는?

버시바워 美대사 20일 DJ 긴급방문, DJ방북 '최후의 대화통로' 가능성

북한의 '대포동 2호' 발사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은 이미 미사일 발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설마'하던 일본도 아연실색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크게 당황하고 있다.

현재 광주에서 6.15선언 6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6.15축전을 열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도 당황하기란 마찬가지다. 이들 일각에선 "김대중 전대통령 방북을 앞두고 미사일을 쏘는 건 말도 안된다"며 북측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가뜩이나 국내 보수세력들로부터 방북 비난을 받고 있는 DJ를 궁지로 모는 게 아니냐는 불만 토로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다름아닌 'DJ 방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게 맞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DJ 방북이전에 미사일을 발사하려 한다는 의미다.

장성민 "북한, DJ방북전 미사일 발사해 DJ 중재로 북미대화"

DJ정부 시절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대표는 "북한이 대포동 2호 발사 준비에 착수했다"는 지난달 19일 일본 <교도(共同)통신>의 첫보도가 나왔을 때부터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해온 전문가다. 북한이 8년간 중단해온 미사일 실험 재개에 나선 것은 결코 '엄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달이 지난 지금 그의 판단은 맞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런 장대표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가시화된 15일 CBS '이슈와 사람'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한방문 이전에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금융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계속 북한의 대화제의를 거절할 경우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며 "북한으로서는 98년보다 향상된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컨대 "오는 27일 3박4일 일정으로 예정돼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한방문 이후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할 경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중재노력을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먼저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끈 다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중재를 통해 미국과의 대화재개를 모색할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DJ "북핵문제는 해결가능"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16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16일 노벨평화상 역대 수상자들 앞에서 "북핵 문제는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단언했다.

DJ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6 노벨평화상수상자 광주정상회의'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북핵 해법으로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하며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 주고 경제적 제재를 해제해줘야 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DJ는 "(북-미는) 서로 불신이 크기 때문에 동시에 실천해야 한다"며 동시행동의 원칙도 재차 강조했다.

DJ는 "북미 양국은 9.19 공동성명의 결과를 존중하면서 그런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며 "6자회담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전을 위해서 가장 알맞은 조직"이라고 말했다.

DJ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조짐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14일밤 남북 민간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공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김대중 전대통령. 그의 방북이 극한으로 치닫는 북-미대결의 마지막 대화통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버시바우 미대사 20일 DJ 긴급방문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DJ 방북'의 상관관계는 미국쪽 움직임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오는 20일 오후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라고 미 대사관 관계자가 16일 밝혔다.

버시바우 대사의 DJ 예방은 그동안 미국 부시정부가 DJ 방북을 마뜩치 않게 생각해 왔다는 점에서 대단히 이례적이다. 당연히 두사람은 북핵문제에 대해 심도깊은 의견 조율이 있을 것이다. 만약 북한이 DJ-버시바워 회동 전에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두사람의 대화는 더욱 '중요성'을 띄게 될 게 분명하다.

초긴장 상태에 돌입할 미국과 북한 사이에 DJ가 유일한 '대화통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1994년 1차 북핵위기때 미국의 북폭 직전에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이 행했던 것과 같은 '최후의 대화통로' 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에 부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매파'에 가까왔다. 그러나 한국 부임후 한반도 현실에 대한 식견이 깊어지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어왔다. 그는 앞서 DJ방북과 관련,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복귀시키는 데 기여한다면 미국 정부는 환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금 미국 의회 등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하면서 부시 대통령에게 '북미대화'를 촉구하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이라크전의 늪에 깊숙이 빠진 데다가 이란의 핵개발로 정신이 없는 마당에 북한까지 미국을 사정권으로 하는 대포동 2호를 발사할 경우 미국은 말그대로 외교적 벼랑에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DJ 방북을 매개로 한 북한의 미사일 승부수가 과연 위기의 한반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온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야 할 때다.
박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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