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극우단체들 집회에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특별연사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자만하지 말라"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의원이 노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에 특별연사로 참여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자만'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노정권 안에는 김정일과 내통하는 간첩 있어"

극우단체들 모임인 국민행동본부는 8일 오는 1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6.15반역 후원-간첩 비호-세금 폭탄 노무현 퇴진촉구 6.15 국민대회'를 개최한다며, 여기에는 전여옥 한나라당의원,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등이 특별연사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국민행동본부는 '간첩세상 만든 대통령을 몰아내자!'는 집회참여 촉구문을 통해 노대통령이 간첩들을 풀어줘 간첩세상이 됐다고 주장하며, "좌파정권이 이런 식으로 대한민국을 국내외 간첩의 안마당으로 만든다면 내년 대통령 선거기간중엔 북한 공작원이 당당하게 들어와 야당후보를 저격하는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남북한 좌익들이 이런 테러에서 ‘민족공조’를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본부는 이어 "노(盧)정권은 비밀노동당원 송두율에 대한 국정원과 검찰의 수사를 사실상 방해하였다. 북한군과 북한간첩에 대해서 당당하게 나갔던 장군과 검사들은 좌천되거나 밀려났다"며 "노정권 안에 김정일과 내통하는 간첩이 없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본부는 "공안직 공무원 여러분, 간첩 세상을 막으려면 간첩을 비호하는 대통령과 장관의 불법적인 명령을 거부해야 한다"며 "간첩비호자 편에 설 것인가, 대한민국헌법 편에 설 것인가 결단하라"고 선동하기도 했다.

본부는 이밖에 오는 15일 광주에서 김대중 전대통령을 비롯한 20여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및 단체들이 참가하는 가운데 열리는 '광주정상회의'에 대해서도 "김정일-김대중-노무현 세력이 공동후원하는 광주 6.15 행사는 남북한과 해외의 반(反)국가세력들이 작당하여 대한민국 전복(연방제)을 다짐하는 '반역의 파티'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여옥 'DJ 치매' 발언때도 당내 질타

문제는 이같은 집회에 조갑제씨 등 극우인사들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나, 한나라당 현역의원인 전여옥 의원이 참여한다는 사실이다.

한나라당 의원이 현직대통령에 대해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여한다는 것은 '한나라당의 오만'으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다.특히 전 의원이 박근혜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어서다.

또한 박대표가 관계 개선을 위해 더없이 열심이며, 그런 맥락에서 참여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는 6.15 광주정상회담을 '반역의 파티'로 규정하며 DJ를 맹비난하는 대목에 이르러선 박대표를 여간 당혹케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게 박대표측 전언이다. 박대표는 몇달 전 6월말 방북 예정인 DJ를 "치매 환자"로 매도한 전여옥 의원 발언을 접하고 당혹해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과연 박대표가 전여옥 의원의 집회 참여를 허용할지,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DJ측은 관계개선을 위해 부단히 접촉하는 박대표에게 일단 호의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나라당내 반(反)DJ 기류를 제압할 때에만 박대표의 진정성을 믿는다는 입장이어서 특히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