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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환 수석의 '盧비어천가' 빈축

"북한산 자락에 청와대 있고, 거기에 혁신대통령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인 차의환 혁신관리수석이 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용비어천가'를 연상케 하는 노대통령 예찬글을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차 수석은 이날 오후 띄운 '누가 혁신을 묻거든 북악을 보게 하라'는 글을 통해 노대통령의 혁신적 삶을 예찬했다. 그는 이 글은 지난해 11월 썼던 것을 올린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차 수석은 "대통령께서 살아오신 경력을 관찰해 보면, 대통령의 인생 그 자체가 혁신이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며 "상고를 졸업한 후 사법고시를 통해 판사, 변호사의 길을 간 것이나, 인권변호사로 변신하여 정계로 입문한 것도 부단한 자기 혁신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또한 일상생활 중에서도 남다른 혁신의 성과을 보여 주었다"며 "고시 공부 중이던 1974년에 개량독서대(‘74년 실용신안등록)를 발명하고, 1994년에는 인명 종합데이터 프로그램(노하우2000)을 개발하기도 하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통령 선거에 있어서도 인터넷을 통한 지지자 모임(노사모)과 희망돼지 등 당시로는 진보적이고 참신한 모델을 통해 선거혁명을 일으켰다"며 "대통령 스스로도 '혁신을 통해서 당선된 대통령이므로 혁신을 통해서 마지막 성공을 이루겠다'고 말씀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차 수석은 또 "국정운영에 있어서도 대통령은 기존과는 다른 혁신적인 방법들을 시도하였다"며 "권위주의적 대통령상을 타파하고 독대보고 폐지, 권력기관 정상화, 정경유착 단절 등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기혁신으로부터 시작하여, 여러 부처에 걸치는 국가적 과제들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정과제 위원회를 설치하고 로드맵을 작성한 것이라든지, 국가균형발전을 구현하기 위해 누구도 가능하리라 생각하지 않은 행정수도 및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한 것들은 정책으로서 혁신을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하겠다"고 열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선진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정치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라며 정치 혁신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세상의 다른 모든 혁신처럼 대통령의 혁신노력도 다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명제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시인은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눈을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고 했다"며 군부독재시절 학생운동을 선도한 서울대생들을 예찬한 정희성 시인의 싯구를 인용한 뒤, "만약 누가 내게 한국의 혁신에 대해 묻는다면, '눈을 들어 북악을 보게 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북악의 산자락 아래 청와대가 있고, 거기에 혁신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예찬으로 글을 끝맺었다.

지난달 4일 노무현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는 차의환 신임 혁신관리수석. ⓒ연합뉴스


차 수석의 글은 5.31참패후 의기소침해진 노대통령에게 힘을 북돋우기 위한 고교동기의 배려 차원의 글로도 해석가능하나, 선거참패의 1차적 책임이 노대통령에게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민심과 너무 동떨어진 '盧비어천가'가 아니냐는 빈축을 자초하고 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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