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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F-15K 추락 쇼크

공군.해군 수색중, 아직 조종사-기체 못 찾아

우리 공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인 F-15K '슬램 이글'(Slam Eagle)이 지난 7일 야간 훈련비행 중 동해상에 추락, 파문이 일고 있다.

밤샘 수색작업에도 불구하고 조종사 및 전투기 잔해 못 찾아

8일 공군과 해군, 해경 등에 따르면, 전투기가 사라진 경북 영덕군 강구 동쪽 22마일 해상 일대에 조명지원 항공기인 CN-235와 헬기, 고속정과 함정 등을 집중 투입해 밤샘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8일 새벽부터 다시 집중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날 오전 8시30분 현재 항공기 조종사 2명은 물론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투기의 잔해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조종사 김모(36) 소령과 이모(32) 대위가 오후 7시45분께 F-15K 전투기에 탑승해 대구기지를 이륙, 동해안 포항 앞바다 상공에서 단독 훈련비행을 하다가 오후 8시20분께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지면서 발생했다. 사고 전투기에 탑승한 김 소령은 공사를 졸업하고 임관한 지 10여년이 넘었으며, 1천여 시간이 넘는 비행기록을 보유한 베테랑 조종사로 알려졌다.

F-15 K 전투기 ⓒ 플라이트 인터내셔널


공군은 김은기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현장 수색작업 및 전투기 결함여부 조사 등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F-15K 제작사인 미국 보잉사도 우리 공군측으로부터 사고 소식을 전해듣고 사고원인 분석 등 긴급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미국 보잉사로부터 2008년까지 40대 도입을 목표로 현재까지 4대가 인도된 F-15K는 이번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도입 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고기는 지난해 도입된 F-15K 4대 중 한대로 F-15K 대당 가격은 1천억여원이다.

사고원인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공군과 보잉사는 일단 F-15K가 작년 8월 미국 보잉사의 첫 시험비행에서 일부 장비 오작동으로 비상착륙했던 전례를 감안, 기체 결함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 공군에 인도될 3,4호기가 지난해 8월22일 시험비행 중 착륙지시등에 빨간 불이 들어와 곧바로 착륙시켜 확인한 결과, 지시등의 스위치가 오작동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추락 원인이 기체결함으로 드러나면 김대중정부 말기에 선정과정에 큰 논란이 일었던 F-15K 도입 반대여론이 다시 크게 일 전망이다. 당시 다수 여론은 F-15가 보잉사에서 사실상 단종에 들어간 낙후기종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일방적 압력에 의한 F-15 구입결정에 강하게 반발했었다.

F-15K 조종사는 헬멧에 장착된 첨단 야간투시장비(NVG)로 원활한 야간비행을 할 수 있어서 지난해 서.남해상에서 야간 훈련 중 추락한 사고와는 경우가 완전 다른 것으로 공군은 추정하고 있다.

보잉사도 이번 사고가 기체결함에 의해 발생했다면 세계 무기 수출의 최상위권을 다투는 회사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사고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기체결함이 아니라 조종사의 조종 미숙이 원인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F-15K 1호기가 한국에 도착하기 전 우리 공군 베테랑 조종사들이 충분한 시험비행을 했다고는 하나, 첨단 장비가 장착된 이 전투기를 완벽하게 조종하는 데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론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전투기 조종에 필요한 지상 시뮬레이션 훈련을 완벽하게 거치지 않은 채 야간비행 임무에 나선 것으로 드러나면 공군 지휘계통에 대한 문책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1월 김성일 공군참모총장이 이 전투기를 타고 독도 상공으로 지휘비행에 나섰던 전례도 있기 때문에 조종 미숙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조원대의 20대 추가 도입안, 이번 사고로 노대통령 재가 여부 불투명

우리 정부는 지난 17일 윤광웅 국방장관 주재로 열린 제3 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총 2조원대의 F-15K급 전투기 20대 도입안이 포함된 2007~2011년 국방중기계획안을 심의, 의결해 노무현 대통령의 최종 재가만을 남겨놓은 상황이다.

F-15K 전투기는 F-15E 전투기를 한국 실정에 맞게 개조한 전투기로, 길이 64피트, 무게 40t에 달하며 공대공과 공대지 전투에 주로 활용되며 20mm 포와 11t의 폭탄을 실을 수 있다. 또 지상 진지 공격 등에 효과적인 합동직격탄(JDAM) 스마트폭탄과 공대지 미사일 및 북한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지하시설을 폭격할 수 있는 고성능 전투기다. 특히 지상공격에서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이 전투기는 대당 1억달러에 한국에 판매됐다.

F-15K는 최대속도 마하 2.5, 전투 행동반경 1천8백㎞로 한반도 전역 등 동북아 주변국의 주요지역을 행동반경에 포함하는 등 중국의 SU-30MKK, 일본의 F-2·F-15 C/D 등 중국·일본의 최신예기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미국 공군에서는 더 이상 구매를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현재 F-15 E 전투기를 2백10대 운용하고 있으나 지난 2004년부터 기종 생산을 중단했고, 세계적으로는 모두 1천5백여 대의 F-15 전투기가 운용되고 있다.

특히 해외 군사전문 홈페이지인 <스트래티지 페이지> <플라이트 인터내셔널> 등은 최근 한국정부가 향후 수년 동안 F-15K 전투기를 3차로 추가 주문할지에 대해 결정하거나 현재 진행중인 별도의 F-X 전투기를 구매할지를 결정하게될 것이라며 한국정부는 또 현재의 록히드마틴사의 F-16 전투기 편대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20억달러의 일괄주문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하며 보잉사가 치열한 로비전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잉은 또 한국정부가 추진중인 공중조기경보통제기(E-X) 사업과 관련, 4대의 조기경보기 편대의 기종에 대한 선정을 연기한 가운데 보잉사측이 7월 중 결정될 최종 선정에서 추가 주문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총력 로비전을 벌여왔다.

특히 방위사업청이 최근 보잉과 엘타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공군측이 최근 완료한 시험평가 결과를 넘겨받아 E-X 사업관리 분과위원회 및 방위산업추진위원회를 통해 결과 다음달까지 심의 및 최종 기종 선정에 나서게 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보잉사와 이스라엘 엘타사는 총사업비 2조원 규모의 E-X사업을 따내기 위한 치열한 막판 로비전과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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