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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기리는 '풍자국가' 일본서 유행

기미가요 강요에 日국민들 '신종 사보타주'

일본 정부가 입학, 졸업식 등 학교행사에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 제창을 철저히 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가사를 ’종군위안부’ 및 ’전후보상재판’에 관한 내용으로 바꾼 풍자국가가 유행해 일본우익의 신경을 예민하게 하고 있다.

국기국가법 제정과 함께 군국주의 시대의 일본처럼 국가인 '기미가요' 제창을 강요하는 데 대한 학생이나 일반인들의 반감이 그대로 표현됐다는 점에서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일본사회에 대한 저항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발음 같고 입모양 비슷, 행사 때 국가제창 반대하며 노래

29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풍자국가는 기미가요 가사와 같은 발음으로 들리는 영어가사로 돼 있으며, 발음이 거의 같은 데다 발음할 때의 입모양도 비슷해 옆에서 봐서는 구분이 어렵다는 점에서 일본 국기 게양과 국가 제창에 반대하는 단체 사이에서 새로운 '사보타주 수법'으로 확산되고 있다.

풍자국가의 제목은 ’KISS ME’. 국기국가법 제정 후 일부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몇가지 ’개정판’이 나왔지만 올해 2월 졸업시즌께부터 일반 블로그와 게시판에 퍼나르기가 시작되면서 널리 유포됐다.

졸업, 입학식에서의 국기게양 및 국가제창 반대운동 단체의 홈 페이지에는 "기미가요 대체곡의 걸작"이라거나 “마음에 없지만 ’기미가요’를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이 노래가 마음속의 저항을 지탱해주는 작은 기둥이 된다”고 소개돼 있다.

풍자국가의 첫 부분은 “KISS ME, GIRL, YOUR OLD ONE...”(내게 키스해다오. 소녀여. 이 할머니에게...)으로 돼 있다. 이를 매 음절마다 앞부분만을 발음하면 기미가요의 원래 가사인 “기-. 미-. 가-. 요-. 와-...”로 들리고 입모양도 흡사해 구분이 어렵다.

기미가요는 일본 5음계를 기본으로 한 4분의 4박자 곡으로 “천황의 통치시대는 천년 만년 이어지리라. 모래가 큰 바위가 되고, 그 바위에 이끼가 낄 때까지”라는 일왕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염원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반면에 풍자국가 가사의 의미는 난해하지만, 일본 정부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위안부 출신 할머니를 통해 일제때 만행을 알게 된 일본인 소녀가 한을 품고 죽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하는 내용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국기국가법 제정 후 국기게양 방법 등을 세밀하게 교육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 후쿠오카현 국제교류센터


"국가의 살인 강요를 폭로"

반대단체 홈 페이지중에는 “국가가 살인을 강요했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한 노래”라고 해설한 곳도 있다고 <산케이>는 덧붙였다.

다카하시 시로(高橋史郞) 메이세이(明星)대학교 교육학 교수는 이에 대해 “국기국가법 제정후 이를 정면으로 저항하기보다는 음습한 형태로 전개돼 이처럼 풍자된 국가가 불리는 등 굴절된 모습의 저항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군국주의 시절처럼 국기게양과 국가 제창을 강요하는 일본 정부의 조치를 비판했다. 일본은 최근 국기 게양때 일어서기를 거부한 교사 6명을 해고하는 등, 국가주의에 반대하는 학생교사들에 대한 압박을 조직적으로 획대하고 있다.

다음은 일본 기미가요와 풍자가요 전문

君(きみ)が代(よ)は
千代(ちよ)に八千代(やちよ)に
さざれ石(いし)の
いわおとなりて
こけのむすまで

Kiss me, girl, your old one.
Till you’re near, it is years till you’re near.
Sounds of the dead will she know?
She wants all told, now retained,for, cold caves know the moon’s seeing the mad and dead.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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