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부시, 고이즈미에 최상의 '국빈급 환대'

에어포스원 제공, 엘비스생가 초청, 10년만에 미일공동성명 발표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다음달말 재임기간 중 마지막 방미를 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에 대해 전례없는 '국빈급 대우'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용기 타고 엘비스 생가 방문

고이즈미 총리는 다음달 27일부터 7월1일까지 캐나다와 미국을 방문한다. 그는 29일 부시 대통령과 미일정상회담을 갖는 데 이어 부시대통령과의 각종 공식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30일에는 테네시주 멤피스의 엘비스 프레슬리 생가인 그레이스랜드를 방문한다.

일본 외무성은 25일 이와 관련, "다음달 29일 재임 중 마지막으로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고이즈미 총리에 대해 미국 백악관이 성대한 환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성 발표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방미 기간 중인 다음달 30일에는 부시 대통령과 함께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를 타고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저택이 있는 테네시주 멤피스의 그레이스랜드를 찾는다.

고이즈미 총리는 2001년 직접 부른 엘비스 노래들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엘비스 노래들>이라는 제목의 음반을 냈을 정도로 열렬한 '엘비스 마니아'다. 2003년에는 영화 홍보차 일본을 찾은 톰 크루즈와 함께 엘비스의 노래인 ‘I want you, I need you, I love you’를 열창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9월 퇴진하는 고이즈미 총리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파격적 환대를 함으로써, 지난 5년간 양국 정상의 밀월관계를 전 세계에 과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고이즈미 총리도 이날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의 중심으로서 미일동맹의 관점에서 더욱더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신조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총리와 부시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기본적인 인권 등을 공유하며 특히 양국의 연대를 훨신 높이고, 세계 중심으로서 미일동맹의 관점에서 국제사회가 직면하는 주요과제에 대해 의견교환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시간대인 24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가 이번 회담에서 테러와의 전쟁과 자유민주주의 수호, 아시아 지역안보 증진과 번영, 지구적 경제문제들에 관한 더욱 긴밀한 협력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노 대변인은 “미·일 동맹은 공통의 가치와 의제에 기반한 동맹”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에서 파안미소를 터트리고 있는 부시 미대통령과 고이즈미 일총리. ⓒ연합뉴스


후진타오 주석-노무현 대통령 대접과 큰 차이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이같은 극진한 대우는 지난달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방미 때의 홀대와 좋은 대조가 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고이즈미 총리에게 국빈 방문의 지위는 주어지지 않지만 부시 대통령이 특별 예우 차원에서 베푸는 국빈급 만찬을 갖게 된다”며 “고이즈미를 싫어하는 후진타오에게 했던 대접과 큰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 방미때도 실무급 대접만 한 바 있다.

부시는 고이즈미에 대한 극진한 환대를 통해 은연중 중국, 한국 등에게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미일동맹 세계전략 차원에서 새로운 단계 진입 선언 공동성명 발표도

한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부시와 고이즈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지난 1996년 미·일 안보공동선언 이래 10년만에 양국동맹이 세계전략 차원에서 새로운 단계에 들어갔음을 선언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신문은 “양국 정상이 공동성명을 내는 것은 주일미군 재배치 합의에 따라 두 나라의 동맹이 세계 전략 차원에서 협력을 지향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음을 선포하는 것”이라며 “2001년 9.11 테러사건 이후 국제정세 변화에 미국과 일본이 공동대처한다는 방침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동성명은 일본 육상자위대의 이라크 파병과 미국 주도의 대테러 활동 지원을 위한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파견 등을 지목, 양국이 안보협력을 꾸준히 추진해 왔음을 강조하는 한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함으로써 새로운 양국 협력 관계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부적으로는 일본 유사시 자위대와 미군의 공동작전 계획 확립, 일본 주변 유사시 상호협력 계획의 전면 쇄신, 테러와 재해 대책에서도 보다 공고한 협력 추진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국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에서 미.일동맹의 ‘새로운 단계’를 선언하고 군사상으로도 ‘일체화’ 되도록 상호협력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