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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등 원자재, 투기세력 '팔자'에 급락

원자재지수 이번주 중 5% 급락. 80년이후 하락폭 최대

원자재 시장이 지난 80년 이후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하는 등 그동안 투자를 집중해온 투기세력의 매도세로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구리 급락으로 한때 거래 일시 중지...금.은도 동반 급락세

1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구리 선물 가격이 가격 제한폭까지 급락, 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등 원자재시장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극도에 달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달러화 급등세와 그동안 원자재 매입에 열중해온 투기세력들이 팔자세로 돌아서면서 구리를 중심으로 한 금속 및 원자재 가격 급락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구리선물 7월물은 장초반 거래에서 일일 변동 제한폭인 20센트가 하락, 거래가 중단됐다가 가격 제한폭을 40센트로 늘려 매매를 재개했다. 구리선물 7월물은 결국 6.5% 하락한 파운드당 3.469달러에 한 주 거래를 마쳤고 주간 단위로는 10.2% 추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리가격 급락세는 다른 금속가격에 강한 하락압력을 가해 금과 은 가격도 급락했다. 이날 금 선물 6월물은 23.4달러 급락한 온스당 6백57.5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같은 금 선물 가격은 이번 한 주 동안 7.6%, 54.3달러 하락했으며 이는 지난 1983년 3월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으로 집계됐다.

금 값은 최근 중국 등 신흥공업국의 수요 폭증과 국제 원자재시장에서 투기세력이 몰리면서 지난 11일 뉴욕시장에서 7백21.5달러까지 오르며 2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급등장세를 보였다.

이날 은 선물 7월물은 16센트 하락한 온스당 12.36달러에 마감, 13.2%의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19개 원자재로 구성된 로이터 CRB 지수는 이번 한 주동안 5% 하락, 지난 1980년 12월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원자재 지수는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치 경신행진을 펼쳐왔지만 그동안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판단한 투기세력들의 팔자세로 원자재 시장에 혼란이 불어닥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인상 정책으로 인해 금속과 곡물 등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그동안 급등장에서 대규모 이익을 올린 투기세력들이 시장을 이탈하면서 시장이 하락세를 보였다”며 향후 원자재 등 상품시장의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인더스트리얼 커머디티사의 제레미 골드윈 수석연구원은 “금속 등에 대한 팔자세가 나타나면서 전반적으로 상품시장이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그동안 매수에 몰두해온 투기세력과 일부 투자자들이 향후 상품가격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자 초조감을 보이면서 매도로 자세를 바꿨다”고 분석했다.

ING인베스트먼트의 매니저 제임스 베일은 “투기세력들이 금속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워낙 큰 돈을 벌었기 때문에 이제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조심스러운 반대 전망도 제기했다. 호주 커먼웰스은행은 이날 급락장세에 대해 “그동안 급등해온 시장이 최근 조정장세를 나타내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그동안 금값이 워낙 많이 올랐다는 점에서 큰 타격을 주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불리언데스크닷컴의 제임스 무어 귀금속 담당 연구원은 “금 가격이 이날 급락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급락과 급등 장세를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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