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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노, “행자부의 노조탈퇴 강요는 부당노동행위"

‘합법노조 강제전환 지침’ 인권위에 진정서 제출

행정자치부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노조 합법화를 둘러싼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전공노가 노동3권을 보장하지 않는 공무원노조특별법을 거부하며 법외노조 투쟁을 계속하자, 행자부는 각종 강제지침을 통해 각 지방자치단체별 지역 노조 와해 시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행자부는 지난 3월 23일 '합법노조 전환 지침'을 통해 ▲조합비 원천징수 금지 ▲노조 사무실 폐쇄 ▲정치의 일반 조합원 확대 ▲정치활동에 대한 사법조치 등 전공노 소속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지시한 바 있다. 행자부는 이어 4월 25일 ‘직무명령 확행 공문’을 재차 일선에 보내는 동시에 직무 이행에 대한 실태점검반까지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전공노와 더불어 공무원노조의 양대 조직 중 하나인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 합법노조 전환을 결정한 것을 계기로, 전공노에 대한 행자부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공노는 16일 행자부의 합법전환 지침이 인권침해 요소를 담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다.ⓒ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전공노 “노동조합 가입.탈퇴 강요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

전공노는 이와 관련, 16일 오전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자치부가 ‘교부세 등 행.재정적 불이익’을 빌미로 지침을 사실상 강제하는 것은 지방자치제에 대한 과도한 침해이고 노동조합 설립 신고 여부는 노조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문제”라며 “사용자의 지위로 노조의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것은 명백한 노동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공노는 “노동자 스스로 결정할 문제인 노조 가입.탈퇴를 사용자가 강요하고 징계하겠다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침해요 부당노동행위”라며 “행자부는 위법부당한 소위 ‘합법노조 전환(자진탈퇴)’ 지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4년간 반목을 거듭했던 특별법과 관련해서도 전공노는 “특별법이 공무원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박탈할 뿐만 아니라 단결권, 단체교섭권마저 과도하게 제약해 노조 활동을 통제하는 악법이라는 사실은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된 것”이라며 “행자부는 지금이라도 국제노동기준에 따라 특별악법의 문제점을 먼저 시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 3월 29일 한국정부에 ‘5급 이상 공무원과 소방직 공무원의 단결권 보장과 파업권 제약을 좁은 범위의 공무원에 한정하라’는 권고안을 채택한 바 있다.

권승복 전공노 위원장은 “헌법재판소를 비롯해 ILO권고안, 행자부 지침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법적판단은 모두 우리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라며 거듭 행자부가 지침을 철회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민변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공무원노동인권탄압 진상조사단'은 "행자부 합법지침이 담고 있는 노조 탈퇴 강요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리고 밝혔다.ⓒ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아울러 전공노는 기자회견 직후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하면서 ▲행자부 장관의 합법노조 전환 지침 철회 ▲행자부 장관 면담 ▲일부 단체장들의 직무명령 철회 및 노조개입 중단을 요구했다.

“행자부, 노사관계 보는 구시대적 관점 혁신 필요”

민변, 교수노조,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공무원.교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도 이날 오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공무원 노동자 인권탄압’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행자부의 합법노조 전환 지침 철회를 촉구했다.

진상조사단은 행자부의 지침 하달 이후 노사 양측이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대구 북구청, 원주시청, 완도군청, 충북대학교를 지난 4월 한 달간 조사하고 이를 백서 형태로 공개했다. 이들 지자체는 행자부의 지침에 따라 “합법노조 전환 거부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조치하겠다”는 내용의 직무명령을 시달한 단체들.

특히 대구북구청과 원주시청, 충북대 등은 조사과정에 직무명령뿐 아니라 관리자급 공무원들이 중심이 돼 전공노 조합원에게 탈퇴원을 받아 온 사실이 드러났다.

또 2004년 전공노 총파업 이후 노사갈등이 끊이지 않았던 완도군청은 전공노 배제를 위한 신규 노조 추진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사실도 조사단에 의해 확인됐다. 이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완도군은 “노조 추진 과정에 개입한 바 없다”고 소명하고 있지만 ▲신규 노조 추진위원회 구성 이전에 이미 노조가입신청서가 작성된 점 ▲군수명의의 신규노조 창립총회 참석 독려 공문이 기안된 점 ▲창립총회 당일 군 총무과장이 전공노 임원들의 참가를 제지한 점 등을 들어 군측의 소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진상조사단은 “지자체들의 직무명령 시달행위나 노조 조직 및 운영에 개입하는 행위는 명백히 현행 공무원노조법과 노동법을 어기는 행위”라며 “행정자치부는 대등적 협력관계가 아닌 구시대적이고 가부장적으로 바라보는 있는 노사관계를 바라보고 있는 관점을 혁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기탁 민변 사무처장은 “공무원노조의 노동 3궈은 헌법에 명시된 노동기본권이라는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용자 입장에서 행자부가 개입해 지침 불이행시 불이익을 운운하는 것은 노동기본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것으로 철회되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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