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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브리핑>, 진보언론 죽이기 중단하라”

인기협, 민언련 김동민 대표 기고글도 비난

평택사태와 관련, 성향이 다른 좌우매체들의 보도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가운데 국정홍보처 기관지 <국정브리핑>이 진보매체의 보도내용을 비난하는 기사를 잇달아 게재해, 인터넷기자협회 등 진보매체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국정브리핑> 연일 "진보매체, 평택사태 편향적 보도"

국정브리핑은 지난 ‘5.4 평택사태’ 이후 폭력진압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와 국방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서 나아가 평택 현장을 밀착취재하고 있는 진보성향의 인터넷 매체를 겨냥한 비판적인 기고글을 잇달아 게재하고 있다.

국정브리핑은 8일자 ‘언론 다시보기’ 코너에 국정홍보처 직원의 ‘객관적 분석 미흡...언론의 평택 보도 아쉬움’이라는 제목의 기고글을 올린 데 이어, 12일에는 민언련 김동민 대표의 글을 실어 ‘진보매체의 편향적인 평택 보도’를 비판했다.

특히 대표적인 진보언론단체인 민언련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는 “진보매체들은 평택범대위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면서 시위대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했다”며 특정매체를 거론해 “균형감각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국정브리핑은 ‘평택 과격 시위대 알고보니...(5월 8일)’, ‘정부는 왜 미군기지 평택 이전을 요구했나(5월 12일)’, ‘왜 군이 평택에 주둔할 수밖에 없었는가?(5월 14일)’ 등의 기사를 통해 국방부와 정부의 입장을 충실히 다루면서, 주민이나 시민단체의 주장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인기협 “인터넷 언론 편향됐다는 근거 제시하라”

이와 관련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16일 성명을 통해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에 대한 반대 시위를 집중 보도해 온 진보적 언론매체에 대해 정부가 도를 넘어선 공격과 여론호도에 나서고 있다”며 비난했다.

인기협은 “국정브리핑은 8일과 12일에 걸쳐 자체 분석기사와 외부기고 칼럼을 통해 평택 미군기지 논란을 보도하는 인터넷매체를 거침없이 공격했다”며 “그러나 정작 해당 기사에서 인터넷 언론들이 편향된 사실만을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평택 보도의 균형감각을 상실했다’는 김교수의 지적에 대해 “진보매체들이 대변한 것은 오직 현장에서 벌어진 사실 그 자체였다”며 “분명히 시위대의 폭력저항이 발생하기 전에 군과 경찰은 강경진압을 준비했고 인터넷언론이 현장에서 확보한 사진이나 취재 내용은 군경의 철저한 강경진압을 보여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인기협은 이어 “인터넷언론의 특성상 생생한 현장을 집중 보도하는 형태가 어떻게 편파보도로 지탄받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오히려 생생한 현장에서 발생한 군경의 과잉진압을 은폐하고 시위대 일부의 저항과 폭력 행사에 초점을 둔 기성언론과 국정브리핑, 김동민 민언련 대표의 진보매체 공격이야말로 조중동의 진보진영 죽이기에 다름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인기협은 또 “최근 한겨레의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62.5%가 평택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무력진압에 반대하고 있음이 드러났고, 진보매체가 대변하는 것은 바로 이들 국민 전반의 여론”이라며 “정부는 진보매체를 표적삼은 평택 관련 여론왜곡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기협은 “처절한 평택의 저항을 취재한 인터넷 진보매체의 기자들은 지금도 정체불명의 협박전화와 악의적 댓글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며 “양심적 언론학자, 언론단체 대표자들도 평택 보도에 대한 진보매체의 노력을 폄하, 왜곡, 호도하는 행위 동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인기협은 이번 사태와 관련 ▲국정브리핑의 사실외면, 여론호도 행위 중단 ▲<국정브리핑>의 언론중재법 및 선거법 적용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의 사과 및 재발방지책 제시 등을 정부와 국정홍보처, 언론중재위, 선관위에 요구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국정브리핑>의 진보매체 비판과 관련,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그동안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참여정부와 인터넷매체들이 평택사태, 한미 FTA 등을 놓고 그 간극이 크게 벌어지는 양상이다.

민언련, 김동민 대표 기고문 놓고 내홍

한편 김동민 교수의 진보매체 비판 칼럼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민언련 홈페이지에도 비판글이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회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민언련 회원게시판에 “김동민 대표의 ‘진보매체들이 범대위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했다는 주장은 근거도 희박하고 사실 자체를 왜곡하고 있다”며 민언련의 공식적인 해명을 요청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김동민 교수는 시위가 과격하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최소한의 팩트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당신을 국방부 대변인으로 임명한다”고 비꼬았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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