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금융허브, 현상태론 불가능”
<인터뷰> 금융허브 전문가 리처드 로버트 영 서섹스대 교수
“한국이 열심히 노력하면 지역 금융허브로 성공할 수는 있다. 그러나 투자은행을 키우려던 유럽 각국이 미국 투자은행에 밀려 실패한 데서 보듯 한국 금융기관들이 세계적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더블린과 도쿄 등 다른 지역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대형화 해도 미국 투자은행에 상대 안된다...유럽 모두 실패”
세계적 금융허브 전문가인 리처드 로버츠(56) 영국 서섹스대 교수는 지난 12일 출국 전 가진 <뷰스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형 금융허브를 만들더라도 국내 금융기관이 세계적인 투자은행들과 경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강력한 노조와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의식한 투자은행들이 한국에 본격적인 진출을 꺼릴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로버츠 교수는 “아일랜드 더블린과 룩셈부르크가 1980년대 후반부터 자산운용업 중 미들오피스와 백오피스 등 을 중심으로 금융산업에서 사실상 무에서 유를 이룩했다는 점에서 단계적으로 접근하면 한국도 이론상으로는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그러나 뉴욕.런던 등 세계적 금융허브와 도쿄, 홍콩, 더블린, 룩셈부르크와 새롭게 상하이, 두바이 등이 지역 금융허브로 도약하고 있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한국은 세계적 투자은행 중심의 금융허브로 도약한다는 지나친 욕심보다는 다양한 단계적인 성장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만 금융허브 관련 책 7권 펴낸 등 세계적 전문가
로버츠 교수는 또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과 인접한 룩셈부르크가 세계를 주도하는 런던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 금융허브로 성장하는 과정이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며 “이와 함께 한때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의 양대축으로 성장했던 일본이 10년 동안 노력했음에도 런던과 뉴욕에 미치지 못한 채 국제금융허브가 아닌 국내금융시장 중심에 그치고 만 것도 잘 살펴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츠교수는 경제사.금융사.사회학 등 학문적 기반을 바탕으로 뉴욕.런던 등 세계적인 금융중심지, 홍콩.도쿄.싱가포르.상하이 등 지역중심지와 역외 금융센터 등 국제금융센터와 관련된 실증적인 연구결과를 매년 수십편 씩 발표하는 등 세계적인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02년 <월가: 시장, 메카니즘 그리고 작동자들>, 2004년 <더 시티: 런던금융센터 가이드> 등이 모두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의해 발간됐고 지난 94년 <유럽, 북미, 아시아의 국제금융센터들> <국제금융센터: 런던, 뉴욕, 도쿄>, 2001년 <도시국가: 시장이 어떻게 지구를 지배하게됐나> 등 금융허브에 대한 다양한 저작물을 펴냈다.
“더블린, 룩셈부르크 등 사례를 모델 및 교훈으로 삼아야”
그는 먼저 “더블린은 인구 50만명 가운데 금융산업 종사자가 2만명이나 되고, 2006년 현재 4백50개의 국제 금융기관이 활동 중이다. 세계 50대 금융회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입주해 있다”며 “아일랜드는 1987년부터 국제금융센터 전략을 실천에 옮겨 급성장했으며, 이같은 성공의 비결로는 낮은 세율과 저렴한 노동비용뿐만 아니라 풍부한 고숙련 노동력과 시장에 민감한 감독시스템,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성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룩셈부르크의 경우 전체 노동인구의 14%에 달하는 3만2천명이 금융허브의 업무를 직접 다루고 있으며 간접고용인구 역시 2만1천명에 달할 정도로 국제금융허브의 업무가 국가경제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며 금융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25%, 국제수지의 경우 수출의 63%를 차지하며 전체세수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산업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흔히 ‘시티(The City)’로 불리는 런던 금융센터의 경우 런던의 도매금융시장의 고용인원인 33만명, 정보기술(IT) 등 금융업 지원업무 고용인원이 1백만명에 달하며, 이 노동인구는 영국 노동력의 1%에 불과하지만 영국 GDP의 4%를 생산하고 금융수출 부문에서 매년 3백30억달러의 흑자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 세탁, 미국 투자은행의 지배력 강화, 배금주의 심화 등 부작용 주목해야”
로버츠 교수는 그러나 금융허브가 수립되면서 돈 세탁, 국내 산업정책의 제한, 금융 불안정성의 심화 등의 부작용과 함께 외국기업의 국내산업 지배 강화, 국제금융산업 종사자들의 고임금으로 인한 사회적 위화감, 국제금융업 활성화에 따른 배금주의적 풍조 확산과 우수인력의 금융권 집중으로 인한 타 분야의 인력난 등의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역시 국제금융센터가 활성화되면서 외국기업들이 경제를 주도함에 따라 경제가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모건 스탠리 등 6개 미국계 투자은행이 사실상 영국경제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최근 런던주식시장(LSE)에 대한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증권시장의 인수.합병(&A) 시도 및 지분 매집 등 미국경제에 의한 잠식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처럼 금융업이 세계적으로 발달한 국가마저도 미국 투자은행에 의해 잠식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영국에서는 외국기업들의 경제 주도로 인해 영국 국내 은행 및 정치인들 사이에서 이들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 등이 잇달아 표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경제에 대한 경시 현상도 지적됐다. 로버츠교수는 “국제금융을 중시하면서 국내 경제에 대한 경시현상이 두드러지게 되고 해외영업에 치중한 도매금융서비스산업이 국내 경제와 엇박자를 내는 경우가 많아 1920년과 1970년대에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며 “전체 경제가 국제금융서비스 산업에 초점을 맞추면서 국내경제의 이익과 부합되지 않는 상황이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가격의 급등 및 배금주의의 심화 현상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로버츠교수는 “금융허브의 활성화로 23세의 채권거래자가 총리, 기업인, 공무원, 대학교수 등보다 몇 배 높은 수입을 올림에 따라 각 계층 간 사회적 위화감이 커지고 있다”며 “또 주택가격이 천문학적으로 높아지면서 도심지역에는 영국인을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고, 런던이 일년 중 한달도 채 머무르지 않는 외국금융인들만을 위한 ‘외국인 런던’이 되고 말았다는 점에서 사회적 긴장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대표적인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금융업의 활성화로 돈이 가장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대두하면서 대다수의 중요한 청년인력들이 미국 월가와 런던의 ‘시티’ 지역으로 몰리면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 대부분의 청년 인력들이 공무원 등 공직사회를 외면함에 따라 공직과 공무원들의 사회 지도력이 심각하게 퇴화하고 있는 점이 영국 정치와 공직사회의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금융허브 전략 추진할 경우 욕심 줄이고 단계적 노력 펼쳐야”
로버츠 교수는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금융허브 전략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추진할 경우 1단계로 도쿄, 홍콩 등지에 값싸게 거래지원 및 거래정산 서비스를 제공해 기초를 닦아야 한다며 이어 2단계로 국내 은행이 자산운용사들의 고정 고객이 돼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3단계로 거래지원 서비스에서 금융상품 판매 및 유통으로, 그 다음으로 투자운용센터로 단계적으로 기능을 높여가야 한다며 이같은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금융산업의 질적 도약과 내실 있는 정부지원정책을 통해 세계적인 금융센터로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적 자원과 관련해 “고도로 숙련된 투자 매니저와 애널리스트를 확보하는 일이 자산운용 산업발전의 열쇠가 되는 만큼 한국의 금융회사들이 해외에서 우수 인력을 스카우트해서라도 투자 운용 기술을 발전시키야 한다”며 “우수인력의 해외 유입과 함께 국내에서도 다양한 교육을 통해 우수 인재를 양성하려는 노력이 중장기적으로 펼쳐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로버츠교수는 한국의 경우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인 문제점, 어느 나라보다 강한 전통을 갖고 있는 노동조합, 최근 외국투기자본들의 행태로 인해 악화된 국민 감정 등으로 인해 금융허브로의 도약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특히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허브로 도약하지 못한 일본 도쿄의 사례를 볼 때 정부차원에서 주도하고 있는 서울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의 경우 과감한 금융산업 개방을 추진했다가 92년부터 96년까지 파생상품의 손실로 엄청난 손실을 보는 등 국제화에 실패했고 그로 인해 10년 이상 장기 침체에 시달려야 했던 교훈을 잘 살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주도하는 서울 금융허브 의문...도쿄 등 교훈 명심해야”
그는 또 “영국의 경우 노조가 있지만 금융허브의 중심축인 도매금융 분야에는 노조가 거의 결성돼 있지 않아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그러나 한국의 경우 긴 역사를 가진 강력한 노조가 있고 강성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에서 국제금융기관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키로 하는 등 한국내 금융기관들이 몸집 키우기에 나서며 미국계 투자은행과 맞서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알고 있다”며 “영국의 바클레이즈를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이 모두 미국 투자은행에 맞설 금융기관을 키우기 위해 나섰지만 모두 실패하고 글로벌 투자은행으로의 성장을 대부분 포기했다는 점을 볼 때 이들과 경쟁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에 수립한 동북아금융허브 전략을 통해 자산운용업을 중심으로 한 금융허브를 구축하기로 하고, 법제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정부는 2003년 12월 동북아시아 금융 허브 구축을 위한 7대 과제를 제시하면서 한국투자공사(KIC)를 설립하는 한편 ‘자산운용업 허브화를 통한 채권-주식시장 발전안’에 따라 1단계 특화금융허브 기반 구축(2007년), 2단계 특화금융허브 완성(세계 50대 자산운용사 지역본부 유치 및 지역 금융허브 육성, 2012년), 3단계(아시아 3대 금융허브 완성, 2020년) 등을 추진 중이다.
“대형화 해도 미국 투자은행에 상대 안된다...유럽 모두 실패”
세계적 금융허브 전문가인 리처드 로버츠(56) 영국 서섹스대 교수는 지난 12일 출국 전 가진 <뷰스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형 금융허브를 만들더라도 국내 금융기관이 세계적인 투자은행들과 경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강력한 노조와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의식한 투자은행들이 한국에 본격적인 진출을 꺼릴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로버츠 교수는 “아일랜드 더블린과 룩셈부르크가 1980년대 후반부터 자산운용업 중 미들오피스와 백오피스 등 을 중심으로 금융산업에서 사실상 무에서 유를 이룩했다는 점에서 단계적으로 접근하면 한국도 이론상으로는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그러나 뉴욕.런던 등 세계적 금융허브와 도쿄, 홍콩, 더블린, 룩셈부르크와 새롭게 상하이, 두바이 등이 지역 금융허브로 도약하고 있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한국은 세계적 투자은행 중심의 금융허브로 도약한다는 지나친 욕심보다는 다양한 단계적인 성장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만 금융허브 관련 책 7권 펴낸 등 세계적 전문가
로버츠 교수는 또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과 인접한 룩셈부르크가 세계를 주도하는 런던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 금융허브로 성장하는 과정이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며 “이와 함께 한때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의 양대축으로 성장했던 일본이 10년 동안 노력했음에도 런던과 뉴욕에 미치지 못한 채 국제금융허브가 아닌 국내금융시장 중심에 그치고 만 것도 잘 살펴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츠교수는 경제사.금융사.사회학 등 학문적 기반을 바탕으로 뉴욕.런던 등 세계적인 금융중심지, 홍콩.도쿄.싱가포르.상하이 등 지역중심지와 역외 금융센터 등 국제금융센터와 관련된 실증적인 연구결과를 매년 수십편 씩 발표하는 등 세계적인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02년 <월가: 시장, 메카니즘 그리고 작동자들>, 2004년 <더 시티: 런던금융센터 가이드> 등이 모두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의해 발간됐고 지난 94년 <유럽, 북미, 아시아의 국제금융센터들> <국제금융센터: 런던, 뉴욕, 도쿄>, 2001년 <도시국가: 시장이 어떻게 지구를 지배하게됐나> 등 금융허브에 대한 다양한 저작물을 펴냈다.
“더블린, 룩셈부르크 등 사례를 모델 및 교훈으로 삼아야”
그는 먼저 “더블린은 인구 50만명 가운데 금융산업 종사자가 2만명이나 되고, 2006년 현재 4백50개의 국제 금융기관이 활동 중이다. 세계 50대 금융회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입주해 있다”며 “아일랜드는 1987년부터 국제금융센터 전략을 실천에 옮겨 급성장했으며, 이같은 성공의 비결로는 낮은 세율과 저렴한 노동비용뿐만 아니라 풍부한 고숙련 노동력과 시장에 민감한 감독시스템,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성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룩셈부르크의 경우 전체 노동인구의 14%에 달하는 3만2천명이 금융허브의 업무를 직접 다루고 있으며 간접고용인구 역시 2만1천명에 달할 정도로 국제금융허브의 업무가 국가경제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며 금융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25%, 국제수지의 경우 수출의 63%를 차지하며 전체세수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산업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흔히 ‘시티(The City)’로 불리는 런던 금융센터의 경우 런던의 도매금융시장의 고용인원인 33만명, 정보기술(IT) 등 금융업 지원업무 고용인원이 1백만명에 달하며, 이 노동인구는 영국 노동력의 1%에 불과하지만 영국 GDP의 4%를 생산하고 금융수출 부문에서 매년 3백30억달러의 흑자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 세탁, 미국 투자은행의 지배력 강화, 배금주의 심화 등 부작용 주목해야”
로버츠 교수는 그러나 금융허브가 수립되면서 돈 세탁, 국내 산업정책의 제한, 금융 불안정성의 심화 등의 부작용과 함께 외국기업의 국내산업 지배 강화, 국제금융산업 종사자들의 고임금으로 인한 사회적 위화감, 국제금융업 활성화에 따른 배금주의적 풍조 확산과 우수인력의 금융권 집중으로 인한 타 분야의 인력난 등의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역시 국제금융센터가 활성화되면서 외국기업들이 경제를 주도함에 따라 경제가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모건 스탠리 등 6개 미국계 투자은행이 사실상 영국경제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최근 런던주식시장(LSE)에 대한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증권시장의 인수.합병(&A) 시도 및 지분 매집 등 미국경제에 의한 잠식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처럼 금융업이 세계적으로 발달한 국가마저도 미국 투자은행에 의해 잠식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영국에서는 외국기업들의 경제 주도로 인해 영국 국내 은행 및 정치인들 사이에서 이들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 등이 잇달아 표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경제에 대한 경시 현상도 지적됐다. 로버츠교수는 “국제금융을 중시하면서 국내 경제에 대한 경시현상이 두드러지게 되고 해외영업에 치중한 도매금융서비스산업이 국내 경제와 엇박자를 내는 경우가 많아 1920년과 1970년대에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며 “전체 경제가 국제금융서비스 산업에 초점을 맞추면서 국내경제의 이익과 부합되지 않는 상황이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가격의 급등 및 배금주의의 심화 현상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로버츠교수는 “금융허브의 활성화로 23세의 채권거래자가 총리, 기업인, 공무원, 대학교수 등보다 몇 배 높은 수입을 올림에 따라 각 계층 간 사회적 위화감이 커지고 있다”며 “또 주택가격이 천문학적으로 높아지면서 도심지역에는 영국인을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고, 런던이 일년 중 한달도 채 머무르지 않는 외국금융인들만을 위한 ‘외국인 런던’이 되고 말았다는 점에서 사회적 긴장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대표적인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금융업의 활성화로 돈이 가장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대두하면서 대다수의 중요한 청년인력들이 미국 월가와 런던의 ‘시티’ 지역으로 몰리면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 대부분의 청년 인력들이 공무원 등 공직사회를 외면함에 따라 공직과 공무원들의 사회 지도력이 심각하게 퇴화하고 있는 점이 영국 정치와 공직사회의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금융허브 전략 추진할 경우 욕심 줄이고 단계적 노력 펼쳐야”
로버츠 교수는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금융허브 전략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추진할 경우 1단계로 도쿄, 홍콩 등지에 값싸게 거래지원 및 거래정산 서비스를 제공해 기초를 닦아야 한다며 이어 2단계로 국내 은행이 자산운용사들의 고정 고객이 돼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3단계로 거래지원 서비스에서 금융상품 판매 및 유통으로, 그 다음으로 투자운용센터로 단계적으로 기능을 높여가야 한다며 이같은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금융산업의 질적 도약과 내실 있는 정부지원정책을 통해 세계적인 금융센터로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적 자원과 관련해 “고도로 숙련된 투자 매니저와 애널리스트를 확보하는 일이 자산운용 산업발전의 열쇠가 되는 만큼 한국의 금융회사들이 해외에서 우수 인력을 스카우트해서라도 투자 운용 기술을 발전시키야 한다”며 “우수인력의 해외 유입과 함께 국내에서도 다양한 교육을 통해 우수 인재를 양성하려는 노력이 중장기적으로 펼쳐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로버츠교수는 한국의 경우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인 문제점, 어느 나라보다 강한 전통을 갖고 있는 노동조합, 최근 외국투기자본들의 행태로 인해 악화된 국민 감정 등으로 인해 금융허브로의 도약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특히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허브로 도약하지 못한 일본 도쿄의 사례를 볼 때 정부차원에서 주도하고 있는 서울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의 경우 과감한 금융산업 개방을 추진했다가 92년부터 96년까지 파생상품의 손실로 엄청난 손실을 보는 등 국제화에 실패했고 그로 인해 10년 이상 장기 침체에 시달려야 했던 교훈을 잘 살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주도하는 서울 금융허브 의문...도쿄 등 교훈 명심해야”
그는 또 “영국의 경우 노조가 있지만 금융허브의 중심축인 도매금융 분야에는 노조가 거의 결성돼 있지 않아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그러나 한국의 경우 긴 역사를 가진 강력한 노조가 있고 강성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에서 국제금융기관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키로 하는 등 한국내 금융기관들이 몸집 키우기에 나서며 미국계 투자은행과 맞서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알고 있다”며 “영국의 바클레이즈를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이 모두 미국 투자은행에 맞설 금융기관을 키우기 위해 나섰지만 모두 실패하고 글로벌 투자은행으로의 성장을 대부분 포기했다는 점을 볼 때 이들과 경쟁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에 수립한 동북아금융허브 전략을 통해 자산운용업을 중심으로 한 금융허브를 구축하기로 하고, 법제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정부는 2003년 12월 동북아시아 금융 허브 구축을 위한 7대 과제를 제시하면서 한국투자공사(KIC)를 설립하는 한편 ‘자산운용업 허브화를 통한 채권-주식시장 발전안’에 따라 1단계 특화금융허브 기반 구축(2007년), 2단계 특화금융허브 완성(세계 50대 자산운용사 지역본부 유치 및 지역 금융허브 육성, 2012년), 3단계(아시아 3대 금융허브 완성, 2020년) 등을 추진 중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