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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처리 놓고 강금실 “나 어떡해...”

여승무원들 “연행되더라도 절대 점거 안푼다” 집중압박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자신의 캠프 사무실을 점거하고 있는 KTX 여승무원들에 대한 처리를 두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TX 여승무원들, 강금실 캠프 집중 압박

지난 11일부터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를 점거중이던 60여명의 KTX여승무원들은 12일 저녁 6시 자진해산했다. 또 국가인권위 10층을 점거중이던 여승무원 30여명도 함께 자진 해산했다.

KTX 승무지부 관계자는 “15일 정리해고를 앞둔 최후의 수단으로서 오세훈 캠프를 점거한 것일 뿐 방해할 목적은 처음부터 없었다”면서 “또 인권위가 KTX 사태에 대해 진정조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는 확답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자진해산 배경을 설명했다.

여승무원들 “연행되더라도 강금실 캠프는 절대 점거 안푼다”

그러나 지난 6일부터 점거에 들어간 강금실 후보 캠프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농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KTX 승무지부 관계자는 “애초 강 후보 캠프를 점거한 것은 이철 사장도 '정부에게 말하라’하고 총리실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집권여당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강금실 캠프 사무실을 점거할 때는 그만한 각오로 들어간 것이다. 연행되더라도 절대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찰 진압 방침에 강금실 당혹

이러한 KTX 여승무원들의 강경한 입장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측은 다름아닌 강금실 후보 본인.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앞두고 자신의 캠프에 공권력을 투입해 비정규직 KTX 여승무원들을 강제로 해산시킨다는 자체가 부담스런 대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찰측은 강 후보의 공권력 투입 요청이 없어도 법질서 유지 차원에서 여승무원들을 강제 해산시킨다는 방침을 정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13일 자정까지 KTX여승무원들이 자진해산하지 않을 경우 공권력을 투입하겠다고 최후통보를 여승무원들에 전달했다.

당혹스럽기는 이철 사장도 마찬가지

당혹스럽기는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도 마찬가지다.

이 사장은 경찰이 공권력 투입 최후 통보를 알린 13일 자정에 급히 서울 종로구 경운동 강금실 후보 캠프를 찾았다. 이 사장과 점거농성중인 여승무원들은 새벽 2시 30분까지 협상을 진행했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결렬됐다. 이 사장은 “밖에 나가서 대화를 계속하자”며 거듭 승무원들의 자진해산을 요구했고 승무원들은 이를 거부했다.

이 사장의 이러한 다급한 행보에는 지난 7일, 8박 9일 일정으로 몽골, 아제르바이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3개국 순방 출국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이 KTX 사태와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당시 KTX 사태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법과 원칙에 따른 해결’을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당시 “선거기간을 이용해 집단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벌이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여야와 선거 유·불리를 떠나 법질서 유지차원에서 엄격히 대처토록 하라”고 말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이 두 달 가량 계속된 KTX 여승무원들의 농성에도 아무런 입장을 표시하지 않다가 갑자기 이같은 발언을 쏟아낸 데에는 여승무원들이 강금실 후보 사무실을 점거했다는 사실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노 대통령의 불편한 심경을 반영, 이 사장은 강금실 캠프를 점거하고 있는 여승무원들을 최대한 설득시키려 했다는 분석이다.

이와관련 KTX 승무지부의 한 관계자는 “이 사장이 새벽에 올 줄은 몰랐다”면서 “급하긴 급했나보다”고 비꼬았다.

한편 경찰은 이 날 이 사장과 강 후보의 거듭된 공권력 투입 자체 요청에 따라 일단 공권력 투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강 후보는 13일 아침, 보도자료를 통해 거듭 공권력 투입 자제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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