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싱크탱크 HMG경영연구원은 15일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의 국내 진출에 대해 "BYD가 가진 경쟁력을 고려하면 분명히 위기감은 가질 필요가 있다"며 긴장감을 나타냈다.

HMG경영연구원의 양진수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상무)은 이날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는 "중국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이 좋지 않은 부분은 BYD가 소비자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싫어할 거라는 생각에 얽매여 경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가전기업 로보락이 국내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을 언급하면서 "로보락이 들어와서 LG가 시장 점유율을 많이 뺏겼다고 얘기하더라. 그런 사례가 자동차 쪽에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BYD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 176만대를 비롯해 약 430만대를 판매한 가운데 오는 16일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 행사를 열고, 신차 시장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도 진출을 추진하는 등 공격적 영업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특히 "레거시 완성차업체 중에서 중국 시장 실적이 좋은 업체들이 거의 없다"면서 "중국 시장에서 중하위권을 차지했던 미국계나 현대차·기아는 이미 탈락했고 (중국 내) NEV 점유율이 급속도로 확장되면서는 독일, 일본 업체에 (타격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해외시장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이 확대된다는 점도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관세 장벽에도 불구하고 현지 생산 등을 통해 중국 업체의 영향력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중국 업체의 경쟁력은 단순히 전동화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스마트화 흐름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과 관련해서도 중국의 경쟁력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중국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수준 낮은 저가품'에서 '수준 높은 저가품'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경고인 셈이다.

중국 업체들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019년 32.5％에서 작년 1∼11월 57.5％로 상승했고, 중국의 완성차 수출 규모는 같은 기간 102만대에서 535만대로 급증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