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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지난달 라이스 美국무장관 면담신청 거절

바티칸, 교황 요청 거부한 부시 정부에게 반격

로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 8월 중동과 이라크 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싶다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면담 신청을 거부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영국의 <BBC방송>은 18일(현지시간) 바티칸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 당시 베네딕토 16세가 이탈리아 국내에서 휴가 중이었으며 통상 휴가 중에는 회담 요청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면서 면담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BBC방송>은 베네딕토 16세의 면담 거절이 바티칸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부를 홀대했다는 증거를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 방송은 당시 교황이 라이스 장관의 면담 요청을 거절한 데 대해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첫째,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 발발 전 사담 후세인 정권에 대한 무력행사에 반대하며, 군사공격이 비도덕적이라는 의견을 보낸 당시 요한 바오로 2세의 호소와 교황이 워싱턴에 파견한 특사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이 바티칸이 냉대한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둘째, 미국은 이라크 점령 후 새로 제정한 이라크 헌법 체제 아래 이라크의 기독교인의 권리를 보호해달라는 바티칸의 요청을 수용 불가능한 것으로 냉담하게 거절했으며, 당시 부시 행정부는 바티칸에 대해 이라크내 연합군이 이라크 영토 내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지 못해 비회교도들의 안전을 보장하는데 실패했다는 답변을 보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같은 미국의 행태에 분노한 바티칸의 거절로 당시 라이스 장관은 바티칸의 2인자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과 전화통화를 통해 대화를 나눴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의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이날 라이스 장관이 8월초 중동 순방에 앞서 베네딕토 16세를 예방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교황의 여름 휴양지인 로마 외곽의 카스텔 간돌포로 찾아가겠다고 했지만 "베네딕토 16세가 휴가 중"이라는 답변만을 들었다고 신문은 밝혔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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