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아드보카트의 '숨은 1%'는 김용대

올시즌 K리그서 성남일화 전기리그 우승에 결정적 역할

지난 11일 오후 아드보카트 감독이 2006 독일월드컵 대표팀 선수명단을 발표했다. 그 동안 모든 언론의 관심사항이던 아드보카트 감독의 마지막 1%는 송종국(수원삼성)이 아니라 김용대(성남일화)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1일 독일월드컵 최종엔트리 발표현장에 모인 취재진은 김용대의 이름이 호명되자 놀라음을 금치 못했고 장내가 일순간 술렁였다. 그러나 대다수 기자들은 이내 아드보카트 감독의 결정이 매우 현명한 결정이었음에 동의하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용대 이름 호명되는 순간 회견장 여기저기서 탄성

그동안 대표팀 골키퍼 포지션에 대한 논쟁의 중심은 김병지(FC서울)였다. 2002년 월드컵에서의 '영광속의 아픔'을 간직해야했던 그에게 다시금 기회가 주어질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카리스마 넘치는 김병지의 스타일이 '캡틴' 이운재(수원삼성)의 위상을 흔들리게 할 수도 있을 뿐더러 대표팀의 전체적인 팀웍에 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을것이라는 축구계 안팎의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엔트리 발표현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아드보카트 감독도 김병지의 탈락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나올것을 미리 예상한듯 기자회견 초반,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함으로써 김병지에 대한 질문을 '원천봉쇄'했다.

2002년 월드컵대표팀 탈락이라는 아픔을 딛고 2006년 월드컵대표팀에 발탁된 김용대 ⓒ연합뉴스


그러나 김용대의 선발에 대해 정기동 대표팀 GK코치는 "오직 실력만을 발탁 기준으로 세웠다."며 김용대의 발탁이 김병지의 탈락으로인한 '어부지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올시즌 K리그서 경기당 실점 0.63 성남일화 전기리그 우승 이끌어

올시즌 부산아이파크에서 성남일화로 이적한 김용대는 정규리그 8경기에 출전 5실점만을 허용하며 경기당 실점 0.63 이라는 우수한 방어율로 성남일화를 K리그 전기리그 우승으로 이끄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청소년대표를 거쳐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를 거치는 등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김용대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축구대표로서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비록 8강진출에 실패했으나 예선에서 2승을 거둬 당시로서는 한국축구 올림픽 도전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특히 김용대는 탁월한 실력뿐아니라 곱상하고 수려한 외모덕분에 당시 많은 여성팬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에게 시련이 찾아온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축구는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냈고, 김용대 개인은 올림픽 대표팀의 구심점 역할을 훌륭히 해냈던터라 김용대의 2002 월드컵 참가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곤 했다. 그러나 2002년 대표팀 감독이던 히딩크 감독은 젊은 김용대 대신 프로리그에서의 경험이 풍부했던 최은성을 선택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월드컵무대에 벤치멤버로도 참가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축구팬들 사이에서 스타플레이어 김용대의 존재감도 서서히 사라졌다.

올림픽 출전 등 나이에 비해 국제경기경험 풍부 프로리그 103경기 출장경험도 큰 자산

하지만 김용대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신화를 관중의 입장에서 지켜봐야했던 아픔을 털고 일어나 꾸준히 프로리그 경기에 출전하며 기복없는 기량을 펼쳐보임으로써 조용하고 묵묵히 4년후를 준비했다. 그리고 지금 마침내 기회가 주어졌다. 그것도 행운이 아닌 실력으로 당당히 평가받으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1979년생인 김용대는 '캡틴' 이운재의 1순위 백업요원이 될것으로 전망된다. 김용대가 비록 해외전지훈련에 동참하지는 않았으나 프로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을뿐 아니라 또다른 골키퍼인 김영광이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않았고 경험면에서도 김용대가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림픽 대표팀의 핵심선수 출신으로서 나이에 비해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할 뿐만 아니라 100경기 이상의 프로리그 출전경험도 김용대에게는 크나큰 자산이다.

김용대, "독일서 내 역할 하겠다." 각오 다져

김용대는 엔트리발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2년 막판에 탈락했던 응어리가 한번에 풀린 것 같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는 말로 소감을 밝히면서 " 독일에 가면 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처럼 축구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김용대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팀의 영웅으로 떠오를 가능상도 얼마든지 열려있다. 독일월드컵 대표팀의 '숨은 1%' 김용대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임재훈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