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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의 고민, '아들'이냐 '제자'냐

아들 차두리와 소속팀 선수 송종국 윙백자리 놓고 엔트리 진입경쟁

2006 독일월드컵 국가대표 최종엔트리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아들 차두리(프랑크푸르트)와 소속팀 선수 송종국(수원삼성)의 엔트리진입 경쟁을 지켜보게 된 차범근 감독(수원삼성)의 묘한 상황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남달리 아들에 대한 애정 큰 차범근 감독

차 감독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장을 누볐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아들 차두리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활약함으로써 우리나라 축구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월드컵 무대에서 선수로 활약한 영광스런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차 감독 개인적으로는 선수와 감독(1998년 프랑스월드컵)으로서 월드컵무대에서 활약한 바 있기도 하다. 이 또한 축구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006년 월드컵을 앞두고 차 감독은 아들 차두리와 차 감독의 소속팀인 수원삼성의 송종국이 같은 윙백 포지션을 놓고 대표팀엔트리에 진입하기 위해 경쟁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얄궂은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차 감독은 MBC축구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예선 1차전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아들 차두리가 후반 막판 기용되자 만면의 미소를 감추지 못했고, 대회가 진행되는 내내 차두리에 관한 해설에는 매우 엄격한 모습을 보였지만 우리 대표팀이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하자 기쁨을 표현하는 와중에 "여기 우리 아들도 뛰지 않습니까?"라는 말로 아들에 대한 크나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 ⓒ연합뉴스


그런 아들이 현재 차 감독이 사령탐으로 있는 수원삼성의 송종국과 독일행 티켓을 놓고 막판 1%의 경쟁을 펼치고 있으니 차 감독으로서는 이래저래 마음이 편할 리 없는 상황이다.

차범근, "송종국 월드컵에 출전하기 원한다"

어찌되었든 차 감독은 송종국 대해서 "월드컵에 출전하기를 바란다"며 100%의 몸상태가 아님에도 꾸준히 경기에 출장시키고 있다. 꾸준히 출장기회를 줌으로써 아드보카트 감독을 위시한 코칭스템에게 송종국의 상태를 체크할 기회를 나름대로는 최대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가대표팀의 핌 베어벡 코치와 압신 고트비 코치가 10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K리그 수원삼성과 전북현대의 전기리그 마지막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다. 최종엔트리 발표를 하루 앞두고 송종국에 대한 마지막 판단을 하기 위함이다.

차 감독으로서는 차두리와 송종국이 모두 대표팀에 합류해서 독일월드컵 무대에서 멋진 활약을 펼칠 수 있게되는 경우가 가장 행복한 상황이겠으나 현재 상황만을 놓고 보자면 그런 상황이 일어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각종 언론매체의 보도내용과 전문가들의 코멘트를 종합해보면 두 선수 중 누군가는 탈락의 쓴 맛을 봐야할 것 같은 분위기다.

최종엔트리 발표를 하루 남긴 지금 차두리와 송종국 두 선수의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겠으나, 한 선수에게는 아버지로서 또 한 선수에게는 소속팀의 지도로서 두 선수의 경쟁을 바라봐야하는 차 감독의 심정 또한 이들 선수 못지 않다는 것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차두리와 송종국 두 선수뿐 아니라 차 감독에게도 1년같은 긴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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