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1분기 3조 적자 추가. 요금 인상 초읽기
국힘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
가스공사는 11일 공개한 기업설명(IR) 자료에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도시가스용 미수금이 11조6천143억원으로, 작년 말의 8조5천856억원보다 3조287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도시가스용 미수금과 발전용 미수금을 합친 전체 미수금은 작년 말 12조207억원에서 14조2천919원으로 2조2천712억원 증가했다.
미수금이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 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가스공사는 100억원에 구매한 천연가스를 50억원에 팔 경우 적자분인 50억원을 일단 '외상값' 같은 자산으로 분류하고 나중에 가스요금 인상을 통해 회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가스공사의 도시가스용 미수금은 2020년 말 6천억원대에 그쳤지만, 국제 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흐름 속에서 작년 말 8조5천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 11조6천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폭증하는 추세다.
가스공사는 별도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1분기 도시가스용 미수금이 3조원 늘어난 이유로 '도시가스 요금 동결의 영향'을 짚였다.
정부는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 사태의 여파 속에서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올해 들어 가스요금을 동결했다.
미수금 급증으로 차입금이 증가함에 따라 1분기 가스공사가 부담한 이자 비용은 작년 동기보다 2천47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공사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천88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5.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조362억원을 43.2% 하회했다.
매출은 17조9천29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8.3% 증가했다. 순이익은 1천394억원으로 81.1% 줄었다.
가스공사가 큰 미수금을 쌓고도 영업이익을 낸 것은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미래의 매출인 미수금을 수익으로 미리 반영해서 생기는 착시 현상 때문이다.
미수금을 적용하지 않는 일반적인 회계 기준이 적용된다면 가스공사는 1분기에 미수금 규모만큼의 적자를 본 것이 된다.
정부·여당은 조만간 2분기 전기요금을 올리면서 올해 동결된 가스요금도 함께 인상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기·가스요금 인상 문제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어려운 국민 경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인 만큼 곧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가스처럼 전기 역시 원가 반영이 지연되면서 한국전력의 영업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한전이 오는 12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시장에서는 5조원대의 추가 영업손실을 쌓았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전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5조8천억원과 32조6천억원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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