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희생자 명단, '유족 동의없이' 공개 파문

<민들레><더탐사> 공개 강행. 유족들 강력 반발하는 등 파장

2022-11-14 13:21:35

확대 축소

친야 매체 2개사가 14일 핼러윈 참사 희생자 명단 전체를 유가족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신생매체 '민들레'는 14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태원 희생자, 당신들의 이름을 이제야 부릅니다’라는 제목 아래 사망자 155명 전체 명단이 적힌 포스터를 게재했다. 추가 사망자 3명을 제외한 전체 명단을 공개한 것.

민들레는 “시민언론 '더탐사'와의 협업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 명단을 공개한다”며 “희생자들을 익명의 그늘 속에 계속 묻히게 함으로써 파장을 축소하려 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재난의 정치화이자 정치공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패도, 영정도 없이 국화 다발만 들어선 기이한 합동분향소가 많은 시민들을 분노케 한 상황에서 희생자들의 실존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최소한의 이름만이라도 공개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와 책임 규명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판단한다"며 "이를 계기로 위령비 건립 등 각종 추모 사업을 위한 후속 조치가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들레'는 그러면서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한다”고 덧붙여, 유족 동의없이 공개한 것임을 시인했다.

명단은 가나다 순에 외국인 희생자 이름은 영문으로 표기됐다. 이름 외의 다른 정보는 표기되지 않았다.

'민들레'는 김근수 해방신학 연구소장,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고광헌 전 서울신문 사장 등이 준비위원으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이사장이 필진으로 참여하는 등 친민주당 인사들이 주축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명단 공개가 그간 명단-영정 공개를 강력 주장해온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조차 공개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유족의 동의' 없이 강행됐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일방적 공개에 대해선 그간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정의당, 시대전환 등 다른 진보적 야당들도 강력 반대해왔다.

'더탐사'는 지난주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14일 추모미사때 명단을 공개하기로 잠정합의했다고 보도했으나, 사제단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부인했다. 천주교내 반대 목소리가 컸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이들의 명단 공개 소식에 다수 유가족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남가희 기자

수집 의견 인쇄 URL복사

기사본문

이태원 희생자 명단, '유족 동의없이' 공개 파문

<민들레><더탐사> 공개 강행. 유족들 강력 반발하는 등 파장

기능

외부공유

관련기사

댓글

BEST 클릭 기사

주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