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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여승무원 "대통령 관심은 오직 선거뿐인가"

"대통령은 불법 운운하기전에 원인부터 따져봐야"

노무현 대통령이 KTX여승무원들의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후보 캠프 사무실 점거농성을 두고 "선거기간을 이용해 집단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벌이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여야와 선거 유.불리를 떠나 법질서 유지차원에서 엄격히 대처토록 하라"며 이례적으로 KTX장기파업 사태와 관련해 언급했다.

이에 대해 지난 6일 오후부터 서울 종로구 경운동 강 후보 캠프 점거농성에 들어간 KTX여승무원들은 "이제껏 우리문제에 대해서 침묵만 하던 대통령이 자신의 당 선거에 방해되는 일이 생기니까 그렇게나 비위상해서 그런말까지 했냐"며 "대통령은 국민과 서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선거에만 혈안이 돼있는 것 같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 "KTX 점거 사태는 '선거기간 이용한 집단 이익관철행위"

노 대통령은 7일 8박 9일 일정으로 몽골,아제르바이잔,아랍에미리트연합(UAE) 3개국 순방 출국에 앞서 청와대 수석.보좌관들과 간담회를 갖고 평택시위문제, KTX여승무원들의 강금실 후보 캠프 점거, FTA문제 등 3가지 사안에 대해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KTX 여승무원들에 대해 "선거기간을 이용해 집단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벌이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여야와 선거 유·불리를 떠나 법질서 유지차원에서 엄격히 대처토록 하라”고 말했다.

또 노 대통령은 “특히 선거국면을 악용하는 법질서 문란행위에 대해선 강력히 원칙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며 거듭 KTX여승무원들의 강 후보 캠프 점거 사태에 대한 '법과 원칙'을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민세원 지부장, "늘 비정규직 강조하던 대통령의 안중에 우리는 없나"

이같은 노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KTX여승무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민세원 KTX승무지부 서울지부장은 <뷰스앤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의 그 말을 전해듣고 기가막혔다"면서 "이제껏 침묵을 유지하던 대통령이 갑자기 왜 우리얘기를 꺼내나 싶었다"고 비꼬았다.

민 지부장은 "대통령의 말 처럼 선거기간을 이용해 우리 뜻을 관철시키려 강 후보 캠프를 점거한 것도 아니다"면서 "그간 수차례 여당을 비롯해 총리실에 면담을 요구했지만 문전박대 당해서 어쩔 수 없이 절박한 심경으로 강 후보 캠프라도 가서 이렇게 정부측에 면담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민 지부장은 "이철 철도공사 사장도 '자신의 손을 떠난 문제라 정부와 이야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냐"면서 "그럼에도 단 한 명의 정부.여당 관계자는 우리와 대화조차 해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민 지부장은 "늘 양극화다, 비정규직이다 언급하며 '서민'을 강조하던 대통령과 여당이 실제로는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며 "대통령에게 국민과 서민은 안중에도 없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말하기 이전에 왜 KTX사태가 벌어졌는지 그 원인과 배경을 따져보는 게 원칙 아니냐"며 "우리를 고용하며 온갖 불법은 다 없던일로 치고 이후 우리의 파업에 대해서만 불법으로 매도하고 있는 대통령의 태도가 기막힐 따름"이라고 거듭 노 대통령을 비난했다.

민 지부장은 "정리해고 날짜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 우리가 물러설 곳은 없다"며 강 후보 캠프에 대한 점거와 지난 3월 9일 이후 두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 점거농성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70일째 파업중인 KTX여승무원들은 철도유통공사(구 홍익회)와의 승무계약 서비스가 만료되는 오는 15일자로 전원 정리해고를 앞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15일은 노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짜와 겹치기에 이 날 노 대통령의 출국 발언은 사실상 정부가 파업중인 KTX여승무원들과의 대화 중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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