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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을지훈련 모두 해법 있다"

[기고] 최재천 "정상회담 문제, 미국-일본-중국과 긴밀히 협의해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인 최재천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16일 본지에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분석과 제안’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보내왔다. 최 의원은 이 글에서 국내 보수진영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북방한계선(NLL)-을지포커스렌즈연습 등의 해법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통일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일본, 중국 등과 어떻게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해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다음은 최 의원의 기고문 전문. [편집자주]

17대 국회 들어 일관되게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주창해 온 몇 안 되는 의원 중의 한 사람으로서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평양에서 열릴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당연히 축하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북한은 이제 ‘체제경쟁’에 들어선 게 아니라 ‘시간과의 경쟁’에 쫓기고 있다고 본다. 먹고 사는 문제해결이나 주변 국제 정세의 변화나 사회주의권의 몰락이나 같은 체제를 지향하는 인근 국가들의 개혁개방정책, 사회주의 왕조로서의 제3세 승계문제 등 모든 문제에서 북한으로서는 시간과의 경쟁에서 쫓기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이런 상황들을 능동적으로, 전략적으로 잘 이용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통일지향적인 평화체제의 프로세스를 단축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군사적 신뢰구축 문제 1. NLL 문제의 해법

우리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6.15 공동선언을 한 이후 남북관계 개선이 지체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북한이 늘 지적하듯이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이고, 또 하나는 남북간 군사적 보장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보장조처의 핵심은 하나는 한미공동군사훈련이고, 하나는 NLL 문제다. 먼저 NLL 문제는 이미 학자들이 내놓은 절충안대로 해주와 남포간의 직항로를 인정하고,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는 것으로 충분히 기능적인 해법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 북한도 그 정도면 양보할 용의가 있다고 알고 있다.

군사적 신뢰구축 문제 2. UFL연습 연기/조정 문제 해법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을지포커스렌즈연습(UFL)의 일정이 남북정상회담의 일정과 겹치는 부분이다. 여기에는 크게 2가지의 쟁점이 있다. 하나는 과연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출 것이며 신뢰를 구축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고, 또 하나는 한쪽에서 이를 한미갈등의 대표적인 형태로 끌고 나와서 몰아붙이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좋다. 이러한 주장을 둘 다 인정한다고 해보자.

을지포커스렌즈연습은 일정의 일부 연기나 축소가 가능하다. 이미 2000년에 이와 같은 선례가 있다. 또한 제가 그동안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그토록 비판하던 전략적 유연성으로 인해 주한미군의 존재가치나 존재목적 자체가 대북억지력에서 동북아 기동군으로 바뀌어 있다. 전략적 유연성 인정 당시는 물론 지금도 저는 왜 보수세력이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 ‘미국만의 문제’라고 동의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도리어 보수세력이 나서서 반대해야 할 주제다. 그런데 이게 남북관계에 호재로 작동할 여지가 있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북한이 우리 정부에 대해 주장하는 주한미군의 철수론도 전략적 유연성 인정으로 인한 주한미군의 성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생겨버린 것이다. 지금 우리가 주둔을 허용하고 있는 주한미군은 당신들만을 위한 전쟁억지력이 아니라는 이런 개념 자체가 성립하는 것이다.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긍정적 작용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한미간에는 지금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주한미군의 구조조정이나 재배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것들은 주한미군의 성격변화와 함께 우리 군의 상대적 자율성 확보를 의미하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을지포커스렌즈연습의 조정이 가능할 수 있다. 예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또한 그 다음에 남북간에는 현실적인 군사력 격차가 존재한다.

1991년에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에 나와 있는 그것 그대로 군사적 신뢰구축의 일환으로 군비통제와 군사군축을 하기로 한 합의와 을지포커스렌즈연습을 연계시킨다면 충분히 일부 연기나 축소가 가능하다. 너무 경직되게 해석할 필요가 없다. 훈련 한 번 안 한다고 하여 나라가 망하지는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이 훈련 외에도 봄에 이루어지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있다.

한미동맹과 한미갈등, 그 개념에 대한 오해

그 다음으로 한미갈등에 대해 생각해보자. 주권국가로서 갈등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가 미국의 52번째 주가 아닌 이상 어떠한 문제를 접함에 있어 갈등은 당연히 존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오히려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해 나가느냐가 도리어 동맹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에 대한 과장이나 확대해석이 도리어 문제가 되는 경우를 우리는 왕왕 봐왔다.

미국이 북핵문제를 보는 시각이 전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 북핵문제가 분단을 고착화할 위험성이 있고, 핵전쟁에 따라 민족의 공멸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고, 따라서 북핵문제는 민족의 생존권 문제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미국에게 있어 북핵문제는 테러와의 전쟁이고, 악의 축이나 불량국가의 문제이며, 핵 도미노를 견제하느냐의 문제다. 핵물질이 테러집단에 넘어가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인 것이다.

서로의 인식이 다르다. 그래서 당연히 해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은 북핵문제, 정전체제나 평화협정문제가 6자회담의 틀 내에서 이루어지고, 그 틀 내에서 양자회담이나 4자회담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지금대로라면 2+2 회담이 ‘북미 + 한중’의 순서다. 이건 잘못된 것이다. 앞선 2가 '남북'이 되고, 그 다음 2로 '미중'이 이를 보장해 주는 형태로 가야 되는 것이다. 북한이 그동안 스스로 설정해 놓은대로 북핵문제나 북미관계, 안보문제는 미국과의 문제이고, 민간이나 경제, 체육교류는 남북간의 문제인 이 틀을 깨뜨리지 못하는 이상 대한민국의 자율성은 없는 것 아닌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문제나 2.13합의 이행의지에 대한 북한의 확고한 태도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평화체제 이행의지도 확인하고 명문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만 그 이행 프로세스는 6자회담을 통해서 하도록 하면 된다. 그러면 우리 정부의 입장과 6자회담을 통해서 모든 것을 해결하기를 바라는 미국정부의 입장이 충분히 절충이 가능해진다. 이걸 갈등이라고 말할 여지는 없는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만큼 일본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우리 정부나 언론이 빠뜨린 한 가지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외교적으로 봤을 때 우리 정부가 일본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면이 솔직히 존재한다.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에 대해 저도 비판글을 쓴 적이 있지만 지금은 우리가 일본 정부에 손을 내밀어야 할 때고, 일본 정부와 협력을 해야 할 때라고 본다.

일본인 납치 문제는 아베내각의 정체성문제다. 다시 한 번 북한 측에 이 문제에 대한 투명한 제2, 제3의 방안을 낼 수 있도록 우리가 설득해야 한다. 지금 말이 6자회담이지, 5자회담이다. 2.13합의에 따른 중유 95만톤의 분담, 일본 정부는 현재 이러한 분담에 동의하지 않는다. 북한과 일본이 수교하면 1백50억불이 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말은 하지만 그런 전기, 그런 계기를 우리 정부가 마련해 줄 생각이 과연 있는 것인가?

일본인 납치문제의 해결이 없이는 북일관계 정상화는 요원한 일이다. 북일 정상화 없이 배상금 줄 수 있겠는가? 저는 그래서 한미관계협력도 중요하지만 6자회담 적극 참여 독려, 위기에 빠진 아베내각의 정체성 문제를 우리가 해결함과 동시에 일본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수단으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좀 더 전향적인 태도를 북한측에 촉구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의 혼란스러움에 대해 직시해야 할 필요

미국의 혼란스러움을 과장하지는 않더라도 그 혼란스러움에 대해 일정 부분 인정해야 한다. 이번 여름에 미국 국무성의 초청으로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한반도 관계자를 약 3-40명 만났다. 그동안 우리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 의회권력의 변화로 인해 미국의 국내 사정이 철저하게 변했고, 이제 부시 행정부의 대북문제, 대화를 통한 대북문제 해결의지는 확고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번 방문을 통해 제가 느낀 것은 이러한 미국의 의지가 대단히 취약하다는 데 도리어 놀라움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은 관망상태다. 과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신고와 핵불능화에 대한 단계적 조치를 이행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거기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이 합의는 깨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햇볕정책을 의도적으로 강조하고, 일관되게 주장한 저조차도 그렇게 느낄 정도로 민감한 수준이었다.

한미간 핫라인을 가동해야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한미 간에 가장 심도 깊고 긴밀한 대화 및 정보교류가 되었던 것처럼, 그 정도의 단계로 회복시켜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한미간에 핫라인을 가동하여 모든 의제/절차/진행과정, 북한과의 모든 협의내용들을 철저히 미국과 나눠야 한다. 일본과 같은 동맹국과도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상황에 따라서는 중국과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 충분한 협의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북핵문제는 양자문제를 떠나서 다자문제다.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북미관계를 정상화하고, 그러면서 대북적대시정책이 포기되고, 북일관계가 정상화되며 북한이 개방화된 국제경제체제로 편입하고, 그럼으로써 남북문제가 해결되는 그런 프로세스를 바라마지 않는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최재천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 최재천 의원실
최재천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46 41
    저급한 수준

    이 친구는 항상 말만 많고 내용이 없어, 열린우리당이었지?
    항상 말은 많다
    그러나 내용은 없다
    참...아는체 하고 다니는것 보면..
    미국 프로그램? 대한민국이 어떤 나란데...
    항상 회색지대는 멸종이야유

  • 37 44
    강성대국

    동무는 사상교육 좀 더받아야겠구만
    밥은 굶어도 훈련은 굶지말라는
    수령님 교시를 무시하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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