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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자 가족들, 탈레반에게 '눈물의 호소'

"제발, 우리 아이들 꼭 한번 안아보고 싶습니다"

피랍자 가족들이 4일 아프가니스탄 국민, 사실상 탈레반에게 피랍자 석방을 호소하는 애끓는 편지를 발표했다.

아프간 피랍 17일째를 맞는 4일 오전 9시30분께 피랍자 가족들은 성남시 샘물교회에서 흐느낌 속에 한글과 영문으로 된 '아프가니스탄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억류돼 있는 21명은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겠다고 민족, 종교, 국가를 초월해 사랑을 실천하러 간 아이들"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제발 살아서 가족들과 만날 수 있도록 돌려보내 주십시요"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또 "한국인들은 전쟁의 아픔을 품고 사는 민족이기에 아프간 국민들이 겪고 있는 아픔을 공감한다"며 "전세계인의 사랑에 빚진 한국인들은 분쟁과 기근, 전쟁 폐허로 고통받고 있는 곳에 빚을 갚으러 간 것이지 종교적인 이기심만으로 아프간에 간 것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 억류되어 있는 아이들이 살아 돌아온다면 이들이 씨앗이 되어 아프가니스탄에 희망의 꽃이 자라게 하고 보다 나은 현실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제발 제발 돌려보내 주십시요"라고 조속한 석방을 호소했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 아이들 꼭 한번 안아보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 꼭 한번 안아보면 안될까요? 도와주십시요"라며 간곡히 부탁했다.

피랍자 가족들이 인질 사태 장기화에 극한적 고통을 겪고 있어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족들은 호소문 낭독이 끝나자 흐르는 눈물과 울음을 삭이며 서울 이태원 이슬람 사원에 호소문을 전달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이슬람 사원측은 전달 받은 호소문을 아프간 등 이슬람문화권에 팩스와 이메일을 통해 널리 알리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피랍자 가족들은 연 17일째 계속되는 초긴장 상태로 심신이 탈진해 일부는 병원에 입원하는 등 극한적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질로 잡혀있는 자녀들을 구해내기 위해 인질 석방에 도움이 된다면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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