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최저임금제, 상속세 완화 등을 시사해 논란을 예고했다.

윤석열 후보는 2박3일 충청권 일정 마지막날인 이날 충남 천안에서 가진 충남북부상공회의소 기업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완화를 요구하자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키는 메시지를 강하게 주는 법이긴 하다"며 "산업재해는 반드시 철저한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지, 사람이 다치고 사망하는데 사후에 수습하는 걸 위주로 하거나 기업인에게만 전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내용이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기 때문에, 대통령령을 촘촘하고 합리적으로 설계해 기업 하시는 데 걱정이 없도록 하고, 산업재해 예방에 초점을 맞춰 근로자의 안전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저임금제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터키와 함께 주휴수당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여서 사실상 최저임금이 정해진 것보다 훨씬 높다. 기업의 사내복지과 점심 제공 등 비용을 따져보면 최저임금이 경직되지 않았을 때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다는 말씀도 어제 들었다"며 "현장과 산업계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상속세 과세 기준을 높이거나 폐지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아직 공약으로 구체화하지는 않았다. (상속세 완화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다"면서도 "상속세의 과세 대상자는 2∼3%에 불과하다 해도, 이것이 기업인 경우 상속세 부담 때문에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 중소기업 경영자가 자녀에게 (기업을) 안정적으로 상속해서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라면 국민들이 공감할 것"이라며 기업승계시 완화 방침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즉각 입장문을 통해 "최저임금제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근로조건의 기준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적정 노동시간"이라며 "윤석열 후보께서 국민의힘에 입당해 온갖 차별과 혐오를 배우시느라 헌법은 다 잊으셨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법률가 출신 입에서 최저임금제 폐지, 주 52시간 상한제도 폐지가 나올 리 만무하다"고 질타했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 교수도 본지에 “윤 후보는 지난번 ‘120시간 노동’도 그렇고 노동문제를 철저히 기업의 시각으로 보는데, 기업은 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생명’이 아닌 ‘비용’의 문제로 본다”며 “우리나라는 노동문제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인데 그런 발언은 하지 않았어야 한다. 지켜야 할 선이 있고 넘지 말아야 할 금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동시에 처벌하기 굉장히 어렵게 만들어진 법이다. 윤 후보는 법 내용도 제대로 안 봤을 것”이라며 “해당 법이 기업에 미칠 영향을 과도하게 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는 그냥 생각 없이 받아들인 것”이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