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 수사해보니 사실무근"

4.7 선거때 '박형준 부인 의혹' 제기했던 여권 머쓱

2021-08-04 17: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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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뜨겁게 달궜던 ‘엘시티 특혜 분양 리스트’ 의혹을 넉달간 수사했으나 아무런 혐의를 발견하지 못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4일 “엘시티 실소유주인 이영복 회장과 전직 공무원 A 씨 등 2명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했지만 당초 제기된 의혹과 같은 계약금 대납 등 뇌물혐의를 인정할 증거를 발견치 못했다”며 “기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도 범죄와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한 진정인이 2015년 10월 엘시티 더샵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시행사가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매집한 뒤 이를 유력인사에 제공했고, 이 과정에서 계약금 대납 등이 있었다는 취지로 수사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여당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부인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세간에 리스트로 떠돌던 128명의 이름이 적힌 것과 108명이 적힌 '특혜 분양 리스트' 2개를 확보해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참여연대가 의혹을 제기한 특혜 분양 43세대에 대해서도 정밀조사했다.

경찰은 "리스트 내 인사의 아파트 취득내역을 모조리 확인했지만 실제 취득으로 이어진 건은 절반이 되지 않았고, 이마저도 미분양 물건을 구입하거나 전매 과정을 거쳐 정상적으로 아파트를 취득했다"며, 엘시티 시행사측 주장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구매자 중 뇌물죄 적용이 가능한 공직자들로 십여 명을 추렸지만 이들 대부분이 엘시티 미분양 상태에서 구매해 특혜성으로 보기 어려운 시점에 샀고, 시행사의 계약금 대납 등 정황도 없었다"고 부연설명했다.

또한 논란의 43세대에 포함된 부산시 전 고위 공직자 A씨와 이영복 회장에 대해서는 입건해 조사했지만, 이들에 대해서도 뇌물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서는 순번을 당겨준 것 자체가 뇌물이 될 수 있는지 검토했지만, A씨는 순번을 당겨 줬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계약금 변동 내역도 없어 이 사실만으로는 뇌물죄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사회적으로 제기된 의혹을 제거하는 것 역시 경찰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수사 결과는 문재인 정부 출범후 검경 수사권 분리를 통해 위상이 크게 강화된 경찰이 주도해 도출한 것이어서, 부산시장 보선때 엘시티 의혹을 메인 선거 이슈로 끌어갔던 여권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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