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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값 상승에 공화당 지지자조차 부시 외면

지지율 또 하락, 경제-이민법-럼스펠드 유임 관련 불만 고조

미국 국민들이 조지 W. 부시대통령의 '신념과 고집'에 따른 정책에 대한 불만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대통령에 대한 불만은 휘발유값, 경제, 이민법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심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 부시대통령이 언제까지 '신념대로' 정책을 고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초과이득세' 부과 거부 이후 지지율 또 하락

미국 CBS 방송이 '증가되는 우려: 휘발유 값 인상, 이라크전 및 국가의 방향 (Rising Concerns: Gas Prices, Iraq and Country's Direction)'이란 주제로 지난 달 28일부터 30일까지 실시, 2일(한국시간)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역대 CBS 조사 결과 중 최저치인 33%를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이 유가 고공행진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 정유회사에게 '초과이득세(Windfall tax)'를 부과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후 실시된 이번 CBS 조사에서 부시대통령에 대한 미 국민들의 불신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에너지 개발을 독려하는 연설을 하는 부시 대통령ⓒ백악관


71% "미국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여론 조사 결과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4%만이 그렇다고 답한 반면 71%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3월 CBS의 여론조사 때는 '그렇다'는 답변이 28%, '아니다'는 답변이 66%였던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 여론 조사와 비슷한 결과라고 CBS는 밝혔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 공화당원조차 부시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 참가한 공화당원 중 45%만이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한 반면 49%는 '아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휘발유 값, 미국인들의 중요 관심사로 대두

이번 조사에서도 미국인들은 이라크 전을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지만 응답자들은 휘발유가 상승(13%)과 경제상황 및 실업률(12%)이 그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8%의 응답자는 이민법을 중요한 이슈라고 꼽았다. 특히 지난 3월 조사에서 휘발유 값을 문제로 지적한 응답자는 4%에 머물러 미국인들이 최근 이 문제를 중요한 이슈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반영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정부가 휘발유 값 안정을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의 응답자만이 '정부가 휘발유 값 안정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87%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인 경우 부정적인 시각이 강해 공화당 지지자의 14%에 비해 단 4%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부시대통령이 휘발유 값 안정에 노력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17%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해 '아니다'라는 답변의 74%와 큰 대조를 이뤘다.

82% "부시 행정부 휘발유 값 안정위한 계획 없다"

한편 '부시 행정부가 휘발유 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8%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82%의 응답자는 '부시 행정부가 아직까지 아무런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 행정부가 휘발유 값 안정을 위한 대책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변이 월등했다ⓒCBS


반면 미국인의 83%는 정부가 휘발유 값 안정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밝혀 휘발유 값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누가 휘발유 값 안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의회'라고 답한 응답자가 29%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에너지장관(25%), 부시대통령(24%) 순이었다.

휘발유 값 안정의 책임 소재에 대한 답변ⓒCBS


"휘발유 값 안정에 공화당 보다 민주당이 더 효과적"

휘발유 값과 관련 정당의 능력을 묻는 질문에는 47%의 응답자가 '민주당이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답해 20%를 얻은 공화당에 비해 월등한 지지율을 보였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 중 20%는 '공화당 보다 민주당이 보다 휘발유 값 안정을 위해 효과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답해 공화당 지지자들조차 공화당에 대한 불만이 높음을 시사했다.

한편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정유회사들이 휘발유가 상승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4%의 응답자는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답했고 24%는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10%에 불과했다.

57%의 응답자들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도 경제에 관련 부시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1%로 나타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응답자들은 '이라크 침공이 올바른 선택이었냐'는 질문에는 44% 응답자 많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라크 전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55%가 '아니다'고 답했다.

부시대통령의 이라크전 정책에 대한 지지는 지난 2월의 조사 때와 같은 30%를 유지했다. 그러나 럼스펠드에 대한 지지는 지난 1월의 42%에서 크게 감소해 33%로 하락해 럼스펠드의 유임을 강하게 주장해 온 부시대통령에게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럼스펠드에 대한 지지가 33%로 급감했다ⓒCBS


또한 최근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이민법과 관련 부시대통령의 처리 방법에 대한 질문에는 28%만이 지지한다고 밝혀 지지하지 않는다는 56%와 큰 대조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끝없이 추락하는 지지율 회복을 위해 백악관 참모들까지 교체하고 나섰지만 최근 휘발유 값 인상이 석유재벌 출신의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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