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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 서로 다른 ‘116주년 노동절’

민노총 ‘2만 노동자대회’, 한노총 ‘1만 마라톤 대회’

‘세상을 바꾸는 투쟁(민주노총)’,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절(한국노총)’.

116주년 노동절을 맞은 5월 1일, 양노총의 행사는 그들의 투쟁구호만큼이나 거리가 있었다. 매년 공동으로 ‘전태일열사정신계승 노동자대회’를 주최했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날 서로 다른 행사를 통해 두 단체의 거리감을 재차 확인시켜줬다.

비정규직법, 노사관계로드맵 등 당면 투쟁현안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민주노총은 2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노동자대회를 연 반면 비정규직법 수정안을 내고 노사정위원회에서 협상력을 높이고 있는 한국노총은 정부, 재계를 초청해 마라톤 대회를 열었다.

지난해와 달리 노동절 전야제를 거르고 1일 노동자대회에 집중한 민주노총은 2만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노동절 기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하반기 총궐기로 당면 현안 돌파해야”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제116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를 열고 ▲비정규법안 철폐 ▲노사관계 로드맵 철폐.민주적인 노사관계 정립 ▲무상의료.무상교육 쟁취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등 그간의 투쟁사안을 거듭 강조했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2006년은 격변기를 준비하는 투쟁의 시기”라며 “하반기 총궐기를 통해 한미FTA 협상을 저지하고 비정규법, 노사관계 민주화 입법 쟁취 투쟁을 전면적으로 전개하자”고 밝혔다.

또 조위원장은 최근 양노총의 엇갈리는 행보에 대해 “이제 양대노총이 비정규 법안 재협상, 노사관계 민주화 쟁취, 한미FTA협상 저지를 위해 공동 투쟁해야 할 때”라며 한국노총에 양노총 공동투쟁을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1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앞에서 2만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노동자대회를 열고 비정규직법 재논의, 노사로드맵 저지, 한미FTA저지 투쟁을 재결의했다.ⓒ최병성


이밖에도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계천 전태일 다리에서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결의대회’를 열었고 본대회가 열리는 오후 3시까지 최저임금쟁취, 장애인차별철폐,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노동안전, 노동탄압분쇄 등 각 부문별.주제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한국노총 마라톤 대회, 정재계 관계자 대거 참석

반면 한국노총은 별도의 집회 없이 오전 10시 잠실주경기장에서 노동부, 경총, 조선일보 등의 후원을 받아 ‘한국노총 창립 60주년.손기정 올림픽 제패 70주년 기념 노동절 마라톤 대회’를 열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국민과 함께 뛰면서 국민 속에 뿌리내리는 노동운동을 실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마라톤대회에는 이상수 노동부장관, 추병직 건교부 장관, 이수영 경총회장, 김금수 노사정위원장,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등 여야 각 정당의 대표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처럼 양노총이 노동절 행사에서 극단적으로 엇갈린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비정규직법, 노사로드맵 등 당면현안에 대한 노동계 내부의 투쟁동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엇갈리는 양노총, 공조투쟁 복원될까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양노총의 공조균열을 가장 원하는 곳은 비정규법, 노사로드맵 등에서 힘겨루기를 해야하는 정부와 재계”라며 “한 쪽을 버리고 한 쪽만 이득을 취하는 구조로는 노동계가 버텨내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해 12월 비정규법에 대한 투쟁방식의 이견을 보인 이후 노사정위원회 단독 합류, 비정규법안에 대한 민주노총과의 공조 불가선언 등으로 민주노총과 일정기간 거리를 두며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반면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을 향해 공조투쟁을 지속적으로 제안하는 동시에 한미FTA, 평택 미군기지 투쟁 등 민중진영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하반기 대정부 투쟁의 강도를 높여가려 하고 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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