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막판변수, '권은희안+무기명투표'

권은희안 "수사-기소권 분리. 무조건 사건이첩 거부권"

2019-12-29 16: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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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29일 '4+1' 공수처 법안에 맞서 재수정안을 발의하며 '무기명 투표'를 제안, 공수처법 대치국면에 막판 중대변수로 떠올랐다.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을 포함해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 무소속 의원 등 31명의 서명을 받은 공수처법 재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대표발의자 권 의원을 포함해 비당권파 의원 14명이 모두 동참했다. 새로운보수당을 창당준비 중인 △유승민 △하태경 △오신환 △유의동 △정병국 △지상욱 △정운천 의원과, '국민의당계'인 △김삼화 △김수민 △김중로 △신용현 △이동섭 △이태규 의원 등이 찬성했다.

바른미래당 당권파에서도 김동철·박주선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4+1의 공수처법안에 반대 입장을 공개 천명한 상태다.

자유한국당에서도 △권성동 △정점식 △김학용 △박인숙 △윤한홍 △이진복 △이채익 △이현재 △장제원 △정태옥 의원 등 11명이 참여했다.

김경진·이용주·이용호·정인화 의원 등 호남 무소속 의원들도 가세했다.

권 의원이 발의한 재수정안은 국회법에 따라 30일 임시국회에서 '4+1'안보다 먼저 표결에 돌입한다. 재수정안이 가결되면 '4+1'의 단일안은 자동 폐기된다.

권 의원은 이와 함께 "공수처 권한 남용에 대한 견제와 정치적중립성 보장에 대한 소신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의 소신투표가 보장되도록 투표방식 변경을 제안했다"며 '무기명 투표'를 제안하고 나섰다.

투표방식 변경은 표결로 결정된다. 만약 현재의 기명 투표 방식이 무기명 투표로 바뀌면, 공수처법에 부정적인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당론을 묵살하고 선상반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은희안에 대해 한국당은 호의적이어서, 한국당 의원 전원이 동참할 경우 권은희안 찬성표는 141표에 달할 것이라는 게 권 의원측 분석이다. 법안 통과에는 148석이 필요하다.

여기에 흔들리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과 일부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의원들까지 무기명 투표로 가세하면 상황은 예측불허로 흐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권은희안 발의에 참여한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기명 투표를 한다면 민주당 내 소신 반란표도 있기 때문에 백프로 부결"이라며 "한국당도 공수처 표결엔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권은희 안'에 대해 호의적 시각이 있는 건 분명한데, 저희 의원들이 어떻게 할지 의견을 취합해서 당론으로 모아보겠다"며 표결시 동참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국당뿐 아니라 검찰도 권은희안에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권은희안은 검찰이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았던 단일안 24조 2항의 공수처 사건 이첩 요구권에 대해 '다른 수사기관의 장이 이첩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라는 단서조항을 달아, 4+1안의 '무조건 이첩'과 차별화했다. 검찰총장 등에게 거부권을 부여한 것.

또한 4+1안에 공수처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다고 돼 있는 반면, 권은희안은 공수처에는 수사권을, 검찰에는 기소권을 주고 있다.

수정안은 또 공수처의 수사 대상을 뇌물죄와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등 부패 범죄로 한정하고 부패 범죄와 관련 있는 직무 범죄만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에 4+1 안은 공무원의 직무상 범죄를 모두 수사 대상으로 하는 한편, 이 과정에 인지한 범죄도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수정안은 공수처 구성 역시 처장·차장추천위원회의 경우 전부 국회에서 구성해 추천위가 처장을 추천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도록 했다. 차장은 추천위의 추천 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에 4+1 안은 처장추천위원회를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국회에서 추천한 4명으로 구성하고 추천위가 처장을 추천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영섭, 이지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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