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케인즈도 그랬는데 하물며 내가..."
"환경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어야"
김 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환경이 바뀌면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 케인즈도 그랬는데 하물며 제가 뭐라고 그렇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그는 나아가 "경제학자로서의 생각을 가다듬는 데 케인즈나 멜더스와 같은 흐름의 경제학자가 미친 영향도 크지만, 애덤 스미스, 밀턴 프리드먼 같은 자유주의 경제학자의 책도 똑같은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하이에크의 책으로부터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이에크는 케인즈 등의 계획경제에 강력 반대해온 대표적 자유주의 경제학자다.
그는 그러면서 "경제정책은 시장경제주체들에게 얼마나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좌우된다. 이를 위해 일관성을 가져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때그때 경제상황에 따라 그 정책 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 역시 핵심요소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경제학자로 어떤 문제에 대해서 선험적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유연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정경제'가 '혁신성장'보다 우선순위에 놓이는 게 아니냐는 재계의 우려에 대해서도 "공정경제만으로 한국경제가 필요로 하는 성과를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공정경제를 먼저 하고 혁신성장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며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이 동시에 중요하고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도 마찬가지다. 현정부 경제정책의 기본취지라고 할 요소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선순환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때 분명한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게 저의 확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정경제가 혁신성장의 기초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공정위 정책을 비롯해 타부처와 협업할 때도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지난 2년간 일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혁신성장이 뒤로 밀리고 공정경제가 너무 거칠게 나아가는 것 아니냐는 일부 우려는 제가 2년간 어떤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해왔는지 돌이켜보면 될 것 같다"고 부연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최저임금 논란에 대해선 "의사결정 과정이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제가 지금 말하는 건 정말 부적절하다. 적절한 타이밍이 되면 이 정책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기본적 내용은 일관성과 유연성을 조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민주노총의 대정부 투쟁선언에 대해서도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있는 문제이고 제 말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며 "정부가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또한 그는 "소득주도성장의 내용과 그 각각의 과정들, 성과와 평가도 따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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