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에 외국인 '셀코리아', 6일새 1조5천억 매도
환율 1,190원 돌파, 6거래일 연속 연고점 경신. 외국인 '환차손' 우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2.9원 오른 1,191.5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1,190원선을 돌파했다. 이는 2017년 1월 11일(1,202.0원) 이후 최고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정보통신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에 대한 금수조치를 내리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타격이 우려된다는 판단이 확산됐기 때문.
기재부와 외환당국은 개장초 환율이 1,190원을 돌파하자 환율 상승이 과도하다며 구두경고에 나서 1,190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나 결국 1,190을 돌파 마감했다.
환율이 계속 상승하자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의 대거 매도로 코스피, 코스닥 주가는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5.09포인트(1.20%) 내린 2,067.6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미국주가 상승 소식에 2.10포인트(0.10%) 오른 2,094.88로 출발했으나 트럼프의 '국가비상사태' 발언에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세를 보이자 추락을 거듭했다.
코스닥지수도 12.01포인트(1.65%) 내린 717.59로 종료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천억원대 대규모 매도로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4천667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372억원, 개인은 4천89억원 순매수로 더이상의 주가 급락을 막기에 급급했다. 외국인의 하루 순매도 규모로는 지난해 10월 23일의 5천654억원 이후 약 7개월 만의 최대다.
특히 외국인은 최근 6거래일동안 1조5천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셀코리아' 우려를 키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여 이 기간 총 1조4천772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올해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 행진은 지난 2월 8~15일의 6거래일이 최장으로, 결국 이번에 타이 기록을 세운 것.
외국인은 4월 한 달에만 총 2조3천921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한동안 '바이코리아'에 나선 모습이었지만 이달 중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하자 기류가 180도 바뀌었다.
문제는 이같은 흐름이 상당 기간 지속될 우려가 크다는 사실이다. 미중이 서로 맞보복 관세를 매기고 미국이 화웨이 공격을 강화하는 등, 무역전쟁이 점점 격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을 갖는 다음달 28~29일 G20 정상회의때까지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도 1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지난주 결렬되면서 중국, 한국,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에서 자금 흐름이 반전됐다는 신호가 나왔다며 자금 유출을 경고했다.
IIF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신흥시장 자금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신흥시장 자금 유출입액을 추적하는 7일 이동평균선이 28일 이동평균선 1.5 표준편차 밴드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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