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채권단, 금호아시아나 자구안 강력 질타
'5천억 신규지원' 요구 거절. 박삼구 일가 퇴출 수순 들어가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신한생명 본사에서 열린 신한퓨처스랩 제2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삼구 회장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퇴진하겠다고 했는데, 또다시 3년의 기회를 달라고 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봐야 할 것"이라며 "박 회장이 물러나면 아들이 경영한다고 하는데, 두 분이 뭐가 다른지, 달라진다고 기대할 만한지 이런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삼구 전 회장이 경영권에 복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의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경영권을 유지할 경우 오너 지배가 계속될 것이란 지적인 셈.
최 위원장은 나아가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이 시간이 없었느냐"고 반문하며 "30년의 시간이 주어졌었는데도 이 상황에서 3년을 더 달라고 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거듭 시간벌기 꼼수로 규정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며 "보도에 따르면 5천억원을 지원한다고 하는데 그만한 돈을 지원하려면 제가 말한 이런 원칙에 입각해서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신규 지원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채권단도 이날 오후 주채권은행인 산은 주재로 회의를 열어 "사재 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다"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이 자구계획에 따라 금호 측이 요청한 5천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채권단의 추가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다"며 자구안 수용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전날 산은에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전량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겠다는 내용을 담은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며 5천억원의 신규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이는 현재 채권단의 대출액 4천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자구계획을 이행하는 기한은 3년으로 제시하며 만약 3년 내 이행에 실패하면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팔아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는 지주회사 격인 금호고속 지분이 실제로는 부인과 딸의 보유지분 4.8%에 불과한 데다 자회사 매각도 구체성을 띠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이같은 자구안 거부는 사실상 박삼구 오너 일가의 전면 퇴진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촉구한 것이어서, 사실상 박 전 회장측은 벼랑끝에 몰린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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