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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안 "오세훈 대항마로 강금실은 필패카드"

<인터뷰> "강금실과 전략적 담판 할 생각 없다"

지난 20일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이계안, 강금실 두 후보 간 MBC '100분토론'이후 이계안 예비후보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당안팍에서도 그를 "다시 봤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계안 예비후보 또한 이를 실감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토론이후 '이계안의 진면목을 알았다'고 하는 당내 의원만 열 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가 오는 5월 2일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치러지는 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이른바 '당원들의 혁명'을 기대하는 것도 이런 변화 때문이다.

이 후보는 "좋은 예가 2002년 대선이다. 당시 당내 대세는 이인제였다. 그런데 여론조사만 하면 이회창을 뛰어넘질 못했다. 해서 이인제를 뛰어넘을 수 있는 카드를 찾았고 그 사람이 노무현 후보였다"며 "필패(必敗)의 카드를 고를 것인가, 상대방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을 하는가는 당원 손에 달려있다"며 당원들에게 강한 기대를 하고 있었다.

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어떤 권력도 거꾸로 틀어지기 전까지는 자기가 옳다고 믿는다"며 "권력을 가진 자는 믿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세간에 떠돌고 있는 '강금실 예비후보측으로부터 서울시장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화를 내며 거절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강 예비후보가 그런 말을 생각해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화를 낸 것은 아닌데 그렇게 읽는 것이 맞다"며 세간의 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경선하다 지면 선대본부장 하고 그러는데 그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도 대답을 안 한다"며 "경선을 공정하게 법과 원칙 허용하는 선에서 치열하게 했더라면 지더라도 승자를 무등 태우고 다닐 수 있다. 그렇게 했더라면 난 속 좁은 놈이 아니니까 무등 태우고 다니면서 당 승리 위해 헌신했을 것"이라며 당 지도부와 강금실 예비후보측의 태도를 꼬집었다.

"당의 승리를 위해 강금실 예비후보와 전략적 담판을 해볼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없다", "필요도 없다"며 "서로 다른 타입의 후보이고 각각 다른 생각 하고 있는데 뭐가 되겠는가. TV토론 때 강 예비후보가 그러지 않던가. ‘입당한 것 자체가 기쁨을 드린 것 아닙니까’. ‘제가 당에 기여한 것 아닙니까’ 열혈당원이면 게시판에 썼어야 한다. ‘웃기지 마라’"며 당원으로서 강금실 예비후보의 태도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이계안 의원. ⓒ 정경희 기자


뷰스앤뉴스 MBC 백분토론 후 ‘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커졌을 것 같다.
이계안 물론이다. 1월 22일 출마선언하면서 내가 서울시장이 되려면 세 가지 전체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첫째, 서울시민이 원하는 시장상이 CEO형이어야 하고 둘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입당 셋째, 당내 경선이었다.

강 전 장관의 입당은 '뭔가 다른' 강 전 장관이 한나라당의 반에 불과한 우리당 지지도를 높여줄 거라 봤기 때문이다. 이런 내 주장을 그 당시는 아무도 안 믿었다. 그런데 진행된 것을 봐라. 그렇게 되었다.

지금은 당내 경선을 걱정한다. ‘당내 경선이 기간당원 30%, 일반당원 20%에 여론조사 50%로 진행되는데다가 여성이란 프리미엄이 20%나 더해지는데 되겠냐’고 한다. 오세훈 전 의원이 들어왔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오 후보가 들어오면서 강 후보가 갖고 있던 뭔가 다른 것이 없어졌다. 인물(人物) 대 인물 구도에서 당(黨) 대 당 대결이 되었다. 때문에 우리당은 당내 경선을 통해 뭔가 다른 것을 다시 만들어 내거나, 당 대 당 선거가 아닌 인물 대 인물로 선거를 만들어 가야 승리한다.

좋은 예가 2002년 대선이다. 당시 당내 대세는 이인제였다. 그런데 여론조사만 하면 이회창을 뛰어넘질 못했다. 해서 이인제를 뛰어넘을 수 있는 카드를 찾았고 그 사람이 노무현 후보였다. 그렇게 해서 되었다. 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필패(必敗)의 카드를 고를 것인가, 상대방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인가는 당원 손에 달려있다.

뷰스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내 경선 통과다. 필승 전략이 있는가.
내 힘만으로는 경선 통과할 수 없다. 엄연한 현실이다. 당원들이 힘을 모아 바람을 일으켜줘야 한다. 경선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 당원들이 동남풍을 일으켜야한다. 오세훈 예비후보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면 강금실은 필패의 카드다. 오세훈 후보와 다른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다.

뷰스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일찍 했다. 그런데 당내 경선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조직표 관리 안 했는가.
일반인은 잘 모르는데 우리당과 국민 사이에는 갭이 있다. 이런 차이 때문에 우리당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들에게 ‘서울시장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물으면 70% 이상이 CEO형이라 답한다. 헌데 우리당 당원을 대상으로 물으면 CEO형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35%뿐이다. 전직 장관이란 응답이 32%나 나온다. 당원들의 생각이 그런데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오세훈 전 의원이 나와 강 예비후보와 격차 더 벌리면 나에게 유리

뷰스 전략적으로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는 게 가장 편한가.
오세훈 전 의원이다. 그 후 오 후보가 우리당 서울시장 경선 일인 5월 2일까지 강 예비후보와 격차를 더 벌리면서 앞서가고 이를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 당원들은 날 선택할 거다. 그럼 5월 31일 승리자는 나다. 그 누구와 겨뤄도 난 인물 경쟁력이 있다. 난 시장으로서 준비된 후보다.

서울시장 선거가 서울시장 선거로만 끝나면 문제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분명 우리당의 행정복합도시 정책을 수도권 분할이라고 부각시킬 것이다. 한나라당의 그런 전략을 논리적으로 대응해야 2007년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그 적임자는 나다. 행정복합도시를 추진함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더 좋은 도시, 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꿈은 CEO형인 내가 줄 수 있다.

뷰스 당 지도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전략적 선택을 하리란 기대는 안 하는가.
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어떤 권력도 거꾸로 틀어지기 전까지는 자기가 옳다고 믿는다. 난 권력 가진 자는 믿지 않는다.

강 예비후보 후보로서 좀더 진지해야 한다

뷰스 누군가는 ‘강금실 예비후보가 ‘나에게 정치는 정말 안 맞아요’란 선언과 함께 후보 사퇴 하면서 이계안 예비후보 손을 들어주면 판세는 달라진다‘고 하더라. 어떻게 생각하는가.
(허허) 그런 말은 내가 언급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 아쉬움이 있다면 강 후보가 선거에 좀 더 진지했으면 좋겠다. 자신을 ‘빛의 전사’라고 하는데 작은 빛이어도 스스로 빛을 내야 한다. 촛불이어도 빛을 내는 게 중요하다.

뷰스 그런 태도가 선거 전략이라고 보는가, 후보 개인의 특성이라 보는가.
본인 삶의 태도일 거다. 개인의 자질로서는 훌륭한 거다. 그러나 서울시장 자리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 강 예비후보는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을,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 앞에 진솔하게 다가가야 한다. 국민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뷰스 출마 선언 하고, 이후 당내 경선 관철 시키고 일련의 과정동안 당에 대한 불만이 많았을 것 같다. 그런데도 절제하는 것 같다. 향후 입지 때문인가.
초선 의원이니까 정치적으로 난 초보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을 보면 난 프레지던트도 해봤고, 체어맨 경험도 있다. 정치권에서 당의장을 체어맨이라 하고 대통령을 프레지던트라 한다. 그 자리가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위치인지 충분히 안다.

내가 아니어도 당의장이 많이 치받칠 거다. 책임지는 순간이 오면 책임질 수밖에 없는 자리다. 나까지 나서서 하고 싶지는 않다.

뷰스 그렇긴 하지만 선거에 출마한 사람인데 전투적이어야 하지 않는가.
당내 경선을 얻어내는데 석 달 걸렸다. 충분히 전투적이었다. 파국으로 끌고 가지 않았다는 것뿐인데 이유는 당이 그들의 당이 아니라 내 당이라 생각해서다. 그 사람들이 당을 만들고 내가 나중에 들어왔지만 난 당을 사랑한다. 당은 그들의 당이 아니라 공당(公黨)이다. 당이 싫다고 뛰쳐나가고 그곳에다 침 뱉는 일은 난 안 한다. 인생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선대위원장 제의했던 강 후보측, 날 이용하지 말라

이 의원은 강금실 후보와는 전략적 담판 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정경희 기자


뷰스 강금실 예비후보 측으로부터 '본선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화를 냈다는 말과 함께. 사실인가.
그 이야기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입당한 뒤 유인태 서울시도당위원장이 서울시의원들과 함께 마련한 자리에서 강금실 예비후보를 공식적으로 처음 접했다. 그 자리 인사말을 통해 내가 ‘경선에서 이계안이 이기면 5월 31일 선거에서는 당이 확실히 이긴다’고 했다. 그랬더니 강 후보가 자기도 ‘이기겠다’면서 ‘선거를 준비하다보니까 기회가 있으면 선대본부장을 하면 재미날 것 같다’는 말을 하더라. 나 들으라고 한 건데 모른 척 했다.

그런데 밥 먹는 자리에서 그 이야길 또 하더라. ‘선대본부장 한 번 해보고 싶다’며. 그 정도면 ‘그럼 이기는 사람이 후보 하고, 나머지 사람이 선대본부장 하죠’라는 게 예의였을 거다. 그런데 ‘제가 작년 4월 2일 당의장 선거 때 염동연 후보 선대본부장이었는데 기회가 있으면 한 번 해보십시오’ 했다. 일정의 거절인 거다.

난 강 예비후보가 그런 말을 생각해 냈다고는 보지 않는다. 참모 중 누군가가 그런 말 하라고 시켰을 거다.

뷰스 그 제의를 받고 ‘화를 무척 냈다’는 이야기가 정가에 돌았다.
화를 낸 것은 아닌데, 그렇게 읽을 수 있다고본다. 틀리지 않다. 보통 경선 하다 지면 선대본부장 하고 그러는데 그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도 대답을 안 한다.

이유는... 경선 자체를 투쟁의 산물로 만들었고, 경선을 공정하게 법과 원칙 허용하는 선에서 치열하게 했더라면 지더라도 승자를 무등태우고 다닐 수 있다. 그렇게 만들었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고 요구하는 게 순서다. 그렇게 했더라면 속 좁은 놈이 아니니까 무등 태우고 다니면서 당의 승리를 위해 헌신했을 거다. 내 시간과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 동원해서.

뷰스 판단을 잘못했다는 건가.
그런 건지도 모르지만…. 난 스스로를 무서운 사람은 아니지만 어려운 사람이라 생각한다. 난 내가 무서운 사람으로 보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반면 난 그 누구에게도 쉬운 사람으로 비쳐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기업으로 돌아가진 않는다, 남은 인생은 남을 위한 시간

뷰스 승산이 없는 당내 경선에,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든 것을 두고 몸값 부풀리기란 시선도 있다. 기업으로 돌아가기 위한 포석이란 시각도 있고.
내 인생은 '준비하고, 나를 위해 일하고, 남을 위하고 일하는 것'으로 나눠져 있다. 지금은 남을 위해 일하는 기간이다. 남은 삶 또한 남을 위해 사는 인생이다. 남은 내 인생에서 나를 위한 시간은 이제 없다. 따라서 기업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다. 분명한 사실이다. 학창시절 신학대학을 가라던 하용조 목사님, 그 당시 전도사였는데 그 분 앞에서 한 서원이다.

뷰스 오늘(25일) 한나라당 경선이다. 오세훈 예비후보가 후보가 되면 어떻게 하겠는가.
전략적인 선택을 할 거다. 당원과 의원들에게 편지를 많이 썼다. '왜 내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토론 후에도 보냈는데 의원들이 반응을 하더라. 그전에는 무반응이더니. ‘이 의원 말이 맞네’ 그런 분들이 열 명이 넘었다.

오세후 예비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결정되면 당내 고민이 많아질 거다. 그래도 실수는 인정하지 않을 테지만. 이계안 후보의 가치를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이렇게 헤매지 않고 두 손에 떡을 쥐고 뭘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했을 텐데 기회를 놓치고 있다.

뷰스 그런 차원에서 강 예비후보와 우리당의 승리를 위해 전략적 담판을 할 생각은 없는가.
없다. 필요도 없다고 본다. 서로 다른 타입 후보이고 각각 다른 생각하고 있는데 뭐가 되겠는가. TV토론 때 강 예비후보가 그러지 않던가. ‘입당한 것 자체가 기쁨을 드린 것 아닙니까’. ‘제가 당에 기여한 것 아닙니까’ 열렬당원이면 게시판에 이렇게 써야 한다. ‘너 웃기지 마라’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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