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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 37인, 청와대 앞 항의집회

"유치한 발상에서 비롯된 감정적 처사", 전면투쟁 경고

기자실 통폐합-취재원 접근 제한을 골자로 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5.22 언론 조치'에 대한 언론계 저항이 본격화하고 있다. 저항의 주체는 한국기자협회다.

기자협회 소속 37개 신문사 "손바닥으로 진실 가리지 말라"

한국기자협회 소속 서울지역 언론사 37개 지회장단은 31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모여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항의집회를 갖고 성명서를 민원으로 접수시켰다.

이들은 ‘정부는 누구를 위해 취재를 제한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노무현 정부가 언론의 취재제한 조치를 발표한 것은 결국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은 정보가 새나가는 것이 싫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방안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정보통제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제발 그 뻔한 진실을 손바닥으로 가리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5.22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의 핵심적 문제는 바로 정부가 공무원과 기자의 대면접촉을 막아 정보를 통제하려는 데 있다”며 “그러나 정부가 숨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사실 저 너머에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를 기자들은 알아야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는 지금이라도 희대의 언론탄압 행위인 취재제한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며 “만일 정부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이 취재제한 조치를 그대로 강행한다면 우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전면적 저항을 경고했다.

이날 성명에는 경향신문, 국민일보, 서울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내일신문, 헤럴드경제, 머니투데이,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 파이낸셜뉴스, 아시아경제, 디지털타임스, 이데일리, 전자신문, 스포츠서울, 일간스포츠, 코리아타임스, 코리아헤럴드, KBS, MBC, SBS, BBS, CBS, MBN, YTN, 일요신문, 시사저널, 한국경제TV, 아이뉴스 24, 뉴시스, 농민신문 등 37개 언론사 기자협회 지회가 참여했다.

박상범 KBS 지회장 등 한국기자협회 서울지역 지회장단이 정부의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항의하기 위해 31일 청와대 민원실을 를 방문,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연합뉴스


기자협회 "유치한 발상에서 비롯된 감정적 처사"

한국기자협회도 31일 전날 통일부, 금감위, 금감원의 잇따른 기자 출입 제한 조치와 관련, ‘정부는 감정적 대응을 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기자협회는 우선 통일부의 <중앙일보> 퇴출령과 관련, “기사가 사실을 왜곡 보도했다면 정정보도나 반론권을 요구하고 그것도 불만족스럽다면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는 등 제도적으로 보장된 장치가 마련돼 있다”며 “통일부가 이 같은 제도적 장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취재 송고에 한시가 바쁜 기자에게 프레스센터 이용권을 박탈한 것은 유치한 발상에서 비롯된 감정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기자협회는 금감위-금가원의 사무실 출입 금지에 대해서도 “금감원과 금감위에 청와대로부터 압력이 가해졌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며 ”청와대 눈치 보느라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고 있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올 만도 하다“고 꼬집었다.

기자협회는 “우리는 대화로써 합리적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을 일관되게 요구해 왔다”며 “<국정브리핑> <청와대브리핑> 같은 정부 매체를 동원해 기자들을 비양심적 집단으로 매도하고 정부 부처에서 감정적 대응을 하는 것은 대화를 하지 말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기자협회는 “정부 측은 여론을 수렴해 개선할 것은 개선하겠다고 했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정부안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감정을 가라앉히고 이성적인 대화로써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기자협회는 이같은 일련의 항의 표시외에 31일 언론학교수 모임인 저널리즘연구회와 함께 브리핑룸·기사송고실 통폐합 관련 긴급 토론회를 열고, 다음달 7~8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대의원 대회에서는 이번 정부 조처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어서 노무현 정권과의 갈등이 점차 고조될 전망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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