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9일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정수 확대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과연 제가 단식을 중단한 게 잘 한 일인가 회의가 든다"고 반발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정개특위가 열리고 있는 모양인데 이상기류가 발생하는 것 같아 단식을 중단한 제 마음이 좋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원래 의원정수 괄호 안에 '10%이내의 확대 등을 검토한다'고 돼 있었는데, 최종서명 직전인 지난 15일, 합의문 제2항에 대해 김관영 원내대표가 저를 찾아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괄호 안에 있는 10%이내의 확대를 검토한다는 항목에 대해 확대라고 확정을 지으면 한국당내 의원들 간 문제가 많으니 확대여부로 표현을 누그러뜨려야 한국당 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이야기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땐 모든 합의사항이 확정된 것으로 알고 제가 단식을 풀 것이 사실상 예고돼 있었다. 로텐더홀에서는 많은 분들이 단식중단선언을 기다리고 있었을 때였다"며 "저는 잠깐 생각하다가 막판에 그것 때문에 판을 깨는 것이 마음에 걸려 그렇게 하자고 양보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당은 시대의 흐름에 이제 자신을 좀 맞출 필요가 있다"며 "촛불혁명으로 망한 한국당은 촛불혁명의 다음 단계인 이번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을 읽어야 한다. 그 열망에 한국당은 따라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더 나아가 "민주주의를 위해 일생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저로서는 연동형 비례제로의 개혁이 저의 마지막 헌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 벌어지는 여러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저 자신의 거취를 생각하고 있다"며 '거취' 문제를 거론하기까지 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이 '거취'의 의미를 묻자, "제가 거취라고 했나"라고 반문하며 "연동형 비례제가 반드시 돼야 한다는 얘기"라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