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외주화가 김용균씨 외롭게 죽게 했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김씨 사망에 정치권 애도. 조문 행렬
입사 3개월차인 고인은 지난 11일 새벽 석탄 이송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사고가 나기 열흘 전인 1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조합 캠페인에 참가해 작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는 피켓을 들고 안전모와 방진마스크를 쓴 인증사진을 찍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입사 3개월차, 25세 꽃다운 청춘의 안타까운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민주당은 ‘위험의 외주화’를 바로잡기 위한 법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여, 다시는 이러한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한 노동환경 만들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그는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에서 일했지만 실제 회사명은 한국발전기술(주)라는 외주업체였다. 수년 전까지 이 업무는 서부발전의 자체 업무였지만 외주화 되었다"며 "2인 1조로 업무를 했다면 사고가 났을 때 연락이라도 할 수 있었겠지만, 그는 혼자였다. 발전소 산업재해의 97%가 비정규직에게 일어나며, 위험의 외주화는 이렇게 또 젊은 청춘 하나를 외롭게 죽게 만들었다"고 개탄했다.
그는 화살을 문재인 정부로 돌려 "애초부터 정부가 상시지속업무, 생명안전 업무는 정규직으로 한다는 원칙을 세웠으면 그대로 하면 되는데, 온갖 예외 사유를 두고 그마저도 사업장마다 알아서 결정하라고 하니 결국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언제까지 몇 명이 더 희생되어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가 오는 거냐"고 질타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나의 삶을 개선하라'는 촛불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지만, 위험의 외주화, 비정규직 문제,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사고 직후 동료 노동자들은 ‘하청 노동자도 국민이다. 정규직 안 해도 좋으니 더 이상 죽지만 않게 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 100인과 대화해달라’며 절규하고 있는데 청와대는 묵묵부답"이라고 비판했다.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씨 빈소에도 여야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우원식 의원은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김용균씨 직장 동료들과 노조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어 오후에는 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빈소를 찾았다.
강문대 대통령비서실 사회조정비서관과 고용노동부 직원들도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정의당도 단식 중인 이정미 대표를 대신해 윤소하 원내대표가 오는 13일 조문할 예정이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 박홍근) 의원들도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고인은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운송설비 컨베이어벨트 점검 중 지난 11일 새벽 3시 20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1년 계약직으로 지난 9월 입사한 고인은 안전모와 렌턴도 없이 홀로 점검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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