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국감 참여를 놓고 여야가 원색적 공방을 벌인 끝에 정회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한국수출입은행, 조폐공사, 투자공사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문제는 피감기관 중 재정정보시스템 유출 논란으로 심 의원과 맞고소를 한 한국재정정보원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

이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심 의원과 기획재정부, 재정정보원이 서로 맞고소를 한 상태"라며 "심 의원이 빠져야 한다. 기재위가 방탄기재위가 되지 않기 바란다"고 포문을 열었다.

같은당 김경협 의원도 "이건 이해관계가 직접 걸려있는 사안이고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어, 당연히 국정감사법에 따라 제척사유가 된다"며 "감사위원이 아니라 심 의원은 지금 증인석에 서야한다"며 가세했다.

그러자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즉각 "듣기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이지"라고 맞받았고, 같은당 권성동 의원도 "강병원, 김경협 의원의 말을 잘 들었다. 마치 청와대와 기재부의 대변인이 이 자리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고 비꼬자, 여야간에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3년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 당시 해당 직원 자택 대치현장에 있다가 고발된 진선미, 김현 의원이 국정조사특위에서 사임했던 전례를 거론하면서 "이 사건이 심재철 의원 사건과 유사하다"며 "이게 우리가 여당이 됐다고 해서 포용과 관용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분명히 이해충돌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심재철 의원은 "국가기밀 불법탈취란 것을 확신한다면 상임위 회의장이 아니라 상임위 밖에서 말하기 바란다. 그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즉각 고발하겠다. 면책특권을 악용하지 말라"며 "정부가 (비밀유출이란) 말을 했다고 해서 그대로 반복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러니 아까 여당이 정부의 대변인이냐는 표현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모범을 지켜라" 창피한 줄 알라" "이게 의사진행발언이냐"라고 반발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국감을 이용해서 자기 범죄행위를 변명하느냐"고 비난하자, 심 의원은 "범죄행위가 아니다"라고 고성을 지르는 등 원색설전이 벌어졌고, 급기야 민주당 소속 정성호 기재위원장은 "김 의원과 심 의원은 나가서 발언하라"고 말하는 등 양측을 달래느라 진땀을 뺐다.

공방을 지켜보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기재위 소속 의원으로서 참담하다"며 "간사들은 뭐하러 뽑아놨나. 처음부터 협의해서 의결하든지 절차를 거쳐야지 당일날 와서 국민앞에서 삿대질을 하고 해야되겠는가"라고 양측을 질타했다.

결국 기재위 국감은 오전 10시53분 부터 30분여 정회한 후 가까스로 재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