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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기업투자 하락, "투자해봤자 수익률 낮아"

LG경제연구원 "투자여력 풍부해도 기업투자 안 늘어"

기업이 투자를 통해 얻는 수익이 지속적으로 감소,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조기업 중 자본잠식이 없었던 3백13개 기업에 대해 1996년부터 2005년까지 과거 10년간의 추이를 살펴본 결과, 이들 기업의 투하자본수익률은 1997년 8.2%에서 계속 하락해 2005에는 5.2%까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투하자본수익률(Return On Invested Capital; ROIC)은 세후영업이익을 영업자본으로 나누어 산출되며, 자본구조와 관계없이 영업활동에 투입된 자본과 세후영업이익을 비교하기 때문에 영업활동의 이익성과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LG경제연구원은 “기업들의 투하자본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의 크기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는 기업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투자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투자여력이 풍부해도 기업의 투자가 크게 늘기 어려운 최근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가가치 창출 위한 투자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연구원은 기업의 투하자본수익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자본조달비용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타인자본비용과 자기자본비용으로 구성되는 가중평균자본비용(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 WACC)을 분석한 결과 타인자본비용과 자기자본비용은 외환위기 이후 금리하락의 영향으로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표본기업들의 이자비용을 연평균 차입금잔액으로 나눈 차입금이자율은 1998년 14.5%에서 2005년 5.9%까지 낮아진 가운데, 각 연도의 법인세효과를 감안한 세후타인자본비용은 1998년 10.0%에서 2005년 4.2%로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기자본비용도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크게 낮아졌다. 무위험이자율의 대용치(Proxy)로 사용한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1998년 16.7%에서 2005년 3.4%로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고, 이에 따라 자기자본비용은 23.4%에서 7.7%로 감소했다.

또 초과수익에 대한 분석결과 중소기업의 초과수익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중소기업의 투자여건이 대기업에 비해 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양극화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평균이익보다 많은 이익률을 가리키는 초과수익은 투하자본수익률에서 가중평균자본비용을 차감해 구해진다.

조사대상인 3백13개 기업 중 88개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전체의 81%의 초과수익이 마이너스인 반면 2백25개 대기업의 경우 54%만이 마이너스를 기록,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투자여건이 훨씬 나은 것으로 분석됐다.

초과수익 평균도 대기업의 경우 -0.7%포인트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4.2%포인트로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투자여건이 훨씬 좋지 않은 상황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기업가정신 바탕으로 과감하게 투자 확대해야”

LG경제연구원은 “초과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본조달비용을 낮추거나 투하자본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자본조달비용의 경우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요소가 제한적이므로 이를 낮추어 투자효율을 높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이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투자기회를 발굴하여 투하자본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투하자본수익률이 가중평균자본비용보다 높은 기업들의 경우에는 보수적인 경영행태에 머물기 보다는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전체적인 기업의 투자확대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초과수익을 거두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의 여건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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