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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원 위안부결의안 지지 '110명' 돌파

[김동석의 뉴욕통신] 결의안 최종 열쇠 쥔 탐 랜토스 주목

현재 워싱턴의 외교가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정치인을 들라면 단연 '탐 랜토스'가 1위이다. 미국의 외교정책을 입안, 결정하며 정책 집행을 감독하는 하원 외교위원회의 책임자다. 1980년 레이건의 광풍이 휘몰아치는 가운데에서도 공화당 현직의원을 제치고 하원에 입성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올해로 27년째 워싱턴 하원의원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수상작인 <최후의 날(The Last Day)>의 실제 주인공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랜토스 의원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나서 16살 청소년기에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로 유태인노동자수용소에 감금됐다. 그러나 스웨덴 사람인 라울 웰렌버그의 도움으로 부다베스트 안전가옥에 숨겨져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에 대해 쓴 에세이로 인해 미국유학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1947년에 헝가리에서 미국의 군함을 얻어 타고 뉴욕에 도착했다. 그가 떠난 지 수주일 후에 헝가리는 공산화가 되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버클리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경제학자로서 워싱턴에 입성하기 전 30여 년 동안은 경제학 교수이자 국제정치 분석가로 언론을 통하여 명성을 얻었다. 1981년 워싱턴 정가에 진출한 뒤 첫 의정활동으로 의회인권위원회(Congressional Human Rights Caucus)를 창설하여 워싱턴 의회가 세계인권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랜토스는 자신의 두 딸 중 막내를 정치인에게 출가를 시켰다. 뉴햄프셔 연방하원 의원을 지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 4년동안 덴마크 대사를 지낸 리차드 스??(Richard Swett)이 그의 사위이다.

필자는 1백10회기 연방하원에서 '일본군위안부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람인 '탐 랜토스' 외교위원장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래서 ‘탐 랜토스’는 누구이고 현재 그의 관심사는 무엇에 집중되어 있는가에 신경을 쓰면서 그의 의회 활동을 주목해왔다. 심지어는 그를 한번 직접 만나려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워싱턴 DC를 오르내렸다. 지난 3월초 AIPAC 년례 컨퍼런스에서 강사로 초청된 랜토스를 잠깐 직접 마주할 수가 있었는데, 그는 필자의 '일본군위안부결의안' 관련 질문에 그냥 웃으면서 악수만 건네주고 말았다. 인권문제도 중요하고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도 챙겨야 한다는 눈치 같았다.

탐 랜토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 랜토스 의원 홈페이지


랜토스는 일방적으로 힘에만 의존하는 외교에는 반대하지만 적을 향한 단호한 힘의 응징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갖는 편이다. 그는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찬성하고 있고, 미국이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에 대한 견제력을 일본을 통해서 발휘해야 한다는 대중국견제론을 반대하지 않고 있다. 철저한 반공주의 입장이지만 북한문제에 관해서는 북한과 미국의 양자간 해결을 주장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인 방법'을 늘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인권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북한과 미국간 자신의 정치적 역할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에 관해서는 상원에 조지프 리버맨이 있다면 하원엔 탐 랜토스가 있다고 할 정도로 적극 지지했다. 펠로시 의장이 이라크 전쟁 지지를 이유로 랜토스의 외교위원장 임명을 망설일때에 AIPAC 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는 소문난 비밀이다.

현재 우리는 '일본군위안부결의안' 의회 통과를 위한 막바지 노력을 하고 있다. 애시당초 '마이크 혼다' 의원은 필자에게 1백20명의 공동 발의 의원이 확보되면 의결을 시작하자고 했고, 랜토스 위원장의 수석 보좌관은 필자에게 적어도 1백명의 의원은 갖고서 하자고 했었다. 47명이 지지서명을 했을 때인 3월13일의 일이었다. 지금 우리는 1백10명의 하원의원으로부터 지지서명을 받았다. 순전히 발로 뛰면서 일일이 찾아 다녔고, 의원과 보좌관들에게 설명하고 설득을 반복한 끝에 드디어 '마의 1백명'을 넘었다. 이제는 일본의 로비스트들이 아무리 수단.방법을 강구해서 막으려고 해도 돌이킬 수 없는 사안이 되었다.

결의안 최종 통과지점은 하원 전체회의이다. 전적으로 낸시 펠로시 의장의 권한인데 펠로시 의장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해 왔었다. 더구나 펠로시 의장은 지난 2월 아시안 커뮤니티에 보낸 의장 서한에서 "일본군위안부문제는 미국내 아시안계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핵심 현안"이라고 했고 "피해자들의 인권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이크 혼다 의원의 노력에 감사한다" 라고 결의안을 지지하는 입장을 전해 왔었다. 그래서 지금은 외교위원회의 랜토스 위원장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상대는 바로 "탐 랜토스" 위원장이다. 랜토스 위원장에게 결의안 통과를 요청하는 편지 보내기, 바로 그 방법이 최선이다. 편지보내기 문의는 유권자센타로 해 주시길 바란다.

필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 김홍국 기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겸 본지 편집위원은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통한 권리 찾기와 한인들의 정치적 위상 높이기를 목표로 93년 뉴욕 등 미 동부 대도시에 ‘한인유권자센터’를 만들어 14년째 활동해온 대표적인 정치 비정부기구(NGO) 운동가다.

한인들의 정치력을 높여온 김 소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93년 당시 7%에 불과하던 한인들의 평균 투표율은 2004년 25%로 뛰어올랐고, 미국의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한국어 정치광고를 할 정도로 한국의 위상을 높임에 따라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한국인 출신 시민운동가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미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한국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성사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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