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박근혜,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선고"

대부분 혐의 '유죄'로 인정. 전두환 이래 두번째로 중형 선고받아

2018-04-06 15: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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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는 6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4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 내란죄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 선고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로 무거운 중형을 선고받은 전직 대통령이 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심에서 22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확정 판결 받았다.

김세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417호 대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유기징역 최고형인 징역 30년과 벌금 1천185억원을 구형했다.

김세윤 부장판사는 1시간 43분에 달하는 선고문 낭독후 검찰이 기소한 18개 혐의중 대부분인 16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이같이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 권한을 남용했고 그 결과 국정질서에 큰 혼란을 가져왔으며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에 이르게 됐다"며 "그 주된 책임은 헌법이 부여한 책임을 방기한 피고인에게 있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최순실씨에게 속았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책임을 주변에 전가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발뺌과 재판 거부를 꾸짖기도 했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과 관련해선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와의 공모를 인정하며 직권남용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최씨와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최씨 딸 정유라의 승마 지원비 등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거나 약속한 혐의에 대해서는 승마 지원비 72억9천여만원만 뇌물액으로 인정했다.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후원금 16억2천800만원과 미르·K재단에 낸 출연금 204억원은 제3자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명시적·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그러나 K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롯데그룹이 70억원을 낸 부분은 강요와 제3자 뇌물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박 전 대통령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이에 롯데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본 것이다.

SK그룹의 경영 현안을 도와주는 대가로 K재단의 해외전지훈련비 등으로 89억원을 내라고 요구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KT나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을 압박해 최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회사나 최씨 지인 회사에 일감을 준 혐의 등도 유죄 판단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각종 지원 심사 과정에서 블랙리스트를 적용하게 하고, 블랙리스트 적용에 미온적인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들의 사직을 요구한 혐의, 노태강 당시 문체부 국장(현 문체부 차관)의 좌천·사직에 개입한 혐의 등이다.

정호성 전 비서관을 시켜 청와대 기밀 문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에 대해선 유출 문건 33건중 14건을 유죄로 판단했고, 조원동 전 경제수석을 시켜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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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박근혜,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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