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출신 발칵 "유승민, 뭘 파투 내려는 거냐"
"당원들에게 사기 친 거냐", 호남 중진들 강력 반발
국민의당 호남 중진 출신인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국정농단의 책임이 있는 적폐세력과는 지방선거를 통해 청산과 극복의 대상으로 삼아야지 연대 연합을 할 수 없다"며 "(유 공동대표의 발언은)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발끈했다.
그는 "나는 내일 (회의에서도) '한국당은 연대-연합의 대상이 아니다'라 할 것"이라며 "나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쐐기를 박았다.
호남 중진인 주승용 의원도 "연대는 정체성이 비슷한 쪽과 가능한 것이지 정체성이 같지 않은데 연대하는 것은 지역민이나 국민들이 선거공학적인 것으로 해석하기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며 "서울은 한국당 후보가 없는데 연대가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 친안계 의원은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이해가 안간다. 무엇을 파투 놓으려는 것인가"라며 "당대표란 사람이 최소한 의원총회라도 해야지, 그 큰 건을 혼자 덜렁 얘기하면 누가 책임지겠나"라며 맹비난했다.
한 국민의당 출신 지역위원장 역시 "저렇게 되면 우리당은 깨진다"며 "당원들도 마찬가지다. 겨우겨우 한국당과는 (연대-통합을) 안한다고 거듭 얘기했는데 사기친 것밖에 안 되잖느냐"라고 우려했다.
바른정당 출신인 하태경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부분적 야권연대? 당혹스럽군요. 이건 대표 개인 의견이지 지도부에서 조율된 것이 아닙니다"라며 "야권연대는 선거 기술적 문제가 아닙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설령 부분적 야권연대라 하더라도 우리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라면서 "유대표 의견이라도 당에서 수용되기 어렵습니다"라며 제동을 거는 등 연대 발언의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앞서 안철수계 당협위원장 50명은 유승민-안철수 동반출마 연명과 별도로 한국당과의 후보단일화 금지 당론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안철수 위원장측은 여권과 민주평화당의 공격의 빌미가 될 '보수단일화'론을 불식시키는 데 부심해왔다.
한편 일각에선 유 공동대표의 발언이 탈당이 임박한 원희룡 제주지사를 설득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본지에 "원희룡 제주지사에 대한 메시지다. 우리당에 남아줬는데 그 분이 당선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고, 우리 역량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본인이 (야권연대를) 원할 경우 도와줘야한다"며 "(서울시장 역시) 한국당에서 (후보가) 나오지 말라는 얘기를 한 것이다. 어차피 한국당은 후보를 구하지 못하고 있으니 내보내지 말라는 암묵적 얘기"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바른미래당 관계자도 "유승민 대표 입장에선 원 지사를 붙들기위한 메시지로 보인다"며 "원 지사가 (더불어민주당과의) 1대 1 구도를 원해왔지 않나"라고 호응했다.
반면 박 공동대표는 "원 지사가 탈당을 못하게 해야지 무슨 원 지사가 (한국당에) 가겠다고 한다고 해서 그게 한국당과의 연대-연합의 명분이 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부분적 연대'의 대상으로 거론된 안철수 위원장은 오는 30일 예정돼있던 공개일정을 취소하는 등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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