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절대당' 민주당, '4인 선거구' 몰살시키다

"단 한석도 군소정당에 양보 못해", 정의당 등 강력 반발

2018-03-20 19:31:21

확대 축소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 의회가 20일 4인 선거구를 늘리라는 선거구획정위원회 권고를 깡그리 무시하고 4인 선거구가 하나도 없는 조례개정안을 의결, 군소정당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20일 오후 선거구 획정을 다루는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6.13 서울 구의원 선거에서 2인 선거구는 111개, 3인 선거구는 49개로 정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2014년 지방선거 때 2인 선거구 111개, 3인 선거구 48개였던 것과 대동소이한 내용이다.

이날 재적 시의원 99명 중 바른미래당 등 일부 의원이 빠진 55명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53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현재 서울시의회 구성은 더불어민주당 66명, 자유한국당 24명, 바른미래당 8명, 민주평화당 1명 등으로 민주당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날 조례안 통과도 민주당이 주도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시의원들은 단상을 점거한 채 4인 선거구 도입을 요구하는 바른미래당 시의원들을 물리력으로 끌어내고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당초에 서울시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해 2인 선거구 36개, 3인 선거구 51개, 4인 선거구 35개라는 전향적 권고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시의회 다수를 차지하는 민주당과 한국당 양당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4인 선거구를 7곳으로 줄이고 3인 선거구를 53개로 늘린 최종안을 시의회에 넘겼지만, 시의회는 결국 4인 선거구를 모두 없애고 '4년전 선거구'로 복귀했다. 군소정당에게는 단 한석도 양보할 수 없다며 민주당과 한국당이 담합한 것.

이날 본회의는 시민 개별 참관만 가능했고, 단체 참관은 질서 유지 등을 이유로 허용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 방청석에서 참관하던 시민들이 소리를 치며 거세게 항의해 진행 요원이 제지하는 충돌도 벌어졌다.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제27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개회되자 방청석에서 구호를 외치는 정의당 노동당 등 당원들과 의회 직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조례안 통과후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적폐청산을 얘기하고 있는 중앙과는 달리 지역에서는 적폐 야합에 몰두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질타한 뒤, "이는 거대 양당이 서로 더 가지기 위해 물고 뜯으며 싸움을 하다 결국 자신들의 이익에 도전하는 이들이 있으면 하나가 되어 소수 정당의 작은 기회마저 빼앗아 가는 꼴"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참으로 놀랍다. 서로 다른 두 당이 언제 하나가 되었는지 내는 목소리며, 하는 행동마저 너무나도 똑같다"며 "누가 그들을 좌·우로 구분하는가?"라고 개탄했다.

정의당 서울시당도 논평을 통해 "시의원의 70%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날치기통과의 주범은 자유한국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이라며 "이제 더 이상 촛불정부를 칭하지 마라. 지방분권, 지방자치를 위해 개헌을 하겠다는 민주당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일 뿐"이라고 민주당을 질타했다.

서울시당은 이어 "경남도지사 한경호 권한대행은 선거구획정을 재의할 것을 경남도의회에 요청했다"며 "이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에 즉각 재의요구를 해야한다. 만약 재의요구조차 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저지른 날치기 통과의 뒤에 박원순시장이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박 시장에게 재의요구를 압박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의 독주로 최소한 향후 2년간 여소야대 국면하에서 개헌 등 각종 현안에 정의당 등의 협조가 절실한 정부여당은 소탐대실의 부메랑을 맞게 될 전망이다.

이영섭 기자

수집 의견 인쇄 URL복사

기사본문

'서울시 절대당' 민주당, '4인 선거구' 몰살시키다

"단 한석도 군소정당에 양보 못해", 정의당 등 강력 반발

기능

외부공유

관련기사

댓글

BEST 클릭 기사

주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