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안정자금 신청률 '1% 미달'...소리없는 저항
중기회장 "현장과 괴리 있다", 야당들 맹공 "완전히 실패한 정책"
30일 고용노동부 일자리안정자금지원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한 사업장은 9513개, 근로자수는 2만2845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올해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 사업을 시작하면서 지원받는 전체 사업장을 100만여곳, 근로자수는 300여만명으로 예상했으나, 사업을 시작한 지 한 달 가까이 됐음에도 신청률이 사업장 수로는 0.95%, 근로자 수로는 0.76%에 그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고용부는 "일자리안정자금 신청률이 아직 낮은 편이지만 신청건수와 노동자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22일 231건, 23일 1122건, 24일 875건, 25일 1585건, 26일 2024건을 기록했다는 숫자를 밝힌 뒤, "소상공인 및 중소영세업체의 경우 대부분 1월분 임금을 2월이후 지급하는 경향이 있고 안정자금은 추후 신청해도 지원 요건을 충족한 경우 소급해 지급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2월 중순경부터는 본격적으로 신청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용부는 그러면서도 신청률이 예상밖으로 극히 저조한 데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며, 근로복지공단과 함께 다음달말까지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광역시·도 중심의 6대 권역별로 총 6대의 홍보 버스를 한달 동안 운영키로 하고 중소기업 등에 신청을 독려하는 등 초비상이 걸렸다.
이와 관련,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39일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식으로 지원하는 방식은 현장과 괴리가 있다. 정말 중소기업은 (신청)안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서비스업과 같은 곳은 자격이 되면 신청을 할 수도 있겠지만 중소제조업체는 신청률이 떨어질 것"이라며 "'1년간 월 10만원을 더 받으면 뭐해, 세금 내면 똑같은데'란 식의 반응이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며 냉소적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야당들도 일제히 정부의 탁상행정을 질타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신청률이 1%가 안되는 것과 관련, “홍보부족 때문이 아니다”라며 “4대 보험 가입 등 파생되는 경제 부담과 최저임금을 못 지키면 범법자로 몰아가겠다는 정부정책 탓”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청와대는 장하성 정책실장이 현장에서 만났던 김밥집 종업원의 ‘장사가 잘돼야 임금을 올려줘도 편하다’는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며 “그 말이 자영업자, 피고용자의 바닥 민심”이라고 경고했다.
바른정당 황유정 대변인도 "정부가 공짜로 돈을 주겠다는데 안 받겠다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인상된 최저임금의 연착륙을 위해 준비한 일자리 안정자금이 99% 외면당하고 있다. 완전히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찾아간 민생 현장에서 비웃음만 당했던 청와대 수석들은 이쯤 되면 반성모드에 들어가야 한다"며 "실행력 제로에 가까운 정책을 어떻게든 살려보겠다고 애꿎은 공무원들을 거리의 삐끼로 내몰지 마라. 정책의 실패가 가져오는 막대한 손실을 더 늘리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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