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반도체 매물폭탄'에 코스피 급락
외국인 올 들어 최대규모 5,900억대 매도. 미국도 IT주가 폭락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53포인트(1.45%) 급락한 2,476.3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종가가 2,47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19일 이후 처음이다. 이는 2015년 8월 24일 '중국발 쇼크'로 7천239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이후 2년3개만에 최대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날 급락의 주요인은 반도체였다.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면서 삼성전자는 4.30%, SK하이닉스는 6.55%나 급락했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천270억원, 1천897억원어치씩 순매도했다.
이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JP모건도 삼성전자를 내년도 최선호주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JP모건은 27일자 보고서에서 "내년에 D램 평균 가격이 공급 증가에 따라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보이고, 낸드플래시 역시 설비투자 증대로 공급이 수요 증가율을 앞지르며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공급과잉 우려로 이날 새벽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및 IT(정보통신) 주가가 폭락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반도체업체인 마벨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실적 호조에도 4.6% 내렸고, 마이크론의 주가는 반도체 칩 가격 우려로 8.7%나 폭락했다. 넷플릭스는 5.54%, 페이스북은 4% 급락했고 아마존과 알파벳(구글)은 각각 2.71%, 2.44% 떨어지는 등 IT 대형주도 맥을 못췄다.
이처럼 반도체 초호황이 정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반도체 주식 중심으로 무려 5천9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올해 매도 규모중 최대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6거래일째 매도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기관은 3천542억원어치를, 개인은 2천18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으나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나 한은의 금리인상보다도 반도체가 현재 한국경제의 생명선임을 보여준 하루였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0.30포인트(1.32%) 내린 771.42로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의 대거 주식 매도 및 향후 수출 불안 전망의 여파로 전거래일보다 11.4원 급등한 1,088.2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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