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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강금원이 함께 골프 친 이유는?

기념관-정치대학원 등 논의? 권노갑-박지원과도 회동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22일 오후 오랜 후원자인 창신섬유 회장 부부와 함께 공개리에 골프를 쳤다.

청와대의 이례적인 盧-강금원 골프회동 발표

청와대 측은 이날 오후 이례적으로 대통령의 비공식 일정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통해 “강금원씨 요청으로 노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충북 충주에 있는 시그너스 컨트리클럽에서 강 회장 부부와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하고 밤에 귀경했다”고 밝혔다.

시그너스 컨트리클럽은 강씨가 참여정부 출범후 인수해 큰 돈을 번 강 회장 소유 골프장으로 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1시20분께부터 경호 등을 위해 앞뒤 한 팀을 비워둔 채 강 회장 부부와 라운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18홀 라운딩을 끝내고 귀경하기 전 같은 골프장에서 강 회장 주선으로 골프를 치고 만찬을 하고 있던 주한외교 대사단 친목모임에도 잠깐 들러 인사말을 했다.

강 회장이 참여정부 출범후 해마다 주한 외국대사들을 초청해 가진 이날 연례 골프회동에는 일본, 인도,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위스, 네덜란등 등 16개국 대사와 이태일 경기대총장, 황윤원 중앙대 부총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 부부가 강회장 부부와 골프를 친 것은 지난 2003년이래 처음이며, 이날 골프회동도 강회장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노대통령 골프일정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2005년 10월 충남 계룡대에서의 군 지휘부와의 골프회동이래 1년반만의 일이어서, 청와대가 이날 공개리에 노 대통령과 강 회장간 골프회동을 발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회장은 2002년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이던 이기명씨의 장수천(노 대통령이 한때 경영에 관여했던 생수회사) 부채 해결을 위해 안희정씨로부터 삼성 무기명채권을 받아 할인해주기도 했다. 강 회장은 이후 2003년 대선 불법자금 수사때 회사 돈을 빼돌려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22일 공개리에 골프 회동을 가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연합뉴스


盧 퇴임후 대책 협의인가? 강회장, 권노갑-박지원과도 회동

정치권에선 노대통령과 강회장간 골프회동을 심상치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골프회동 사실을 공개한 것이나, 이번 골프가 강회장 초청 형식으로 이뤄진 점 등이 간단치 않아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조승희 사건으로 국내외 분위기가 가라앉은 시점에 골프회동을 가진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정가 일각에서는 강 회장이 평소 노대통령 퇴임후 자신이 노대통령을 돕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점에 주목한다. 강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정치세력을 키우기 위한 정치대학원 설립 등의 필요성을 누차 주장해왔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최근 청와대가 밝힌 '노무현 기념관' 문제, 더 나아가선 '노무현 스쿨' 문제가 거론됐을 가능성이 무게를 싣고 있다.

이들 모두 민간 부문에서 자발적인 모금 등이 선행될 때에만 노 대통령 퇴임후라도 정부 예산 지원 등이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 회장이 이날 회동서 자신이 이같은 민간 모금 역할을 자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강 회장이 최근 들어 동교동계의 투톱인 권노갑-박지원과 교류를 하고 있는 점을 함께 들어 정권 재창출 방안이 논의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기도 하다.

정가소식통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3.1절 특사로 출감한 권노갑 전 의원에게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먼저 해 권 전 의원을 만나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2.13 비밀 개성방문 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해찬 전총리는 지난 2월11일 있었던 강금원 회장 딸 결혼식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강 회장은 박지원 비서실장과도 수차례 회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근 범여권 최대현안인 차기정권 창출, 보다 구체적으로는 차기대통령후보 문제를 놓고 강금원과 권노갑-박지원을 매개로 노대통령과 김대중 전대통령이 상호 의중을 타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기도 하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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