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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집값거품 심각. 아시아 '제2 환란' 위기"

김학수 UN ESCAP사무총장, "인니-필리핀부터 환란 시작될 듯"

유엔이 "한국 등 아시아에 부동산-주식 등 자산거품이 심각하다"며 '제2의 외환위기' 발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유엔의 이같은 경고는 주식거품이 파열한 '검은 화요일' 사태가 발발하며 전세계적으로 자산거품 파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우리를 한층 긴장케 하고 있다.

김학수 "아시아, 제2의 외환위기에 직면"

UN ESCAP(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의 김학수 사무총장(69)은 지난 26일 아시아통화위기 10주년을 맞아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포럼 개막 연설에서 "아시아가 제2의 외환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사무총장은 유엔 서열 3위의 한국인 거목이자 한국은행 출신의 경제석학.

김 총장은 이날 강연에서 “아시아는 외환위기를 잘 극복해 오늘날 경제 붐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며 “그러나 아시아 경제는 새로운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이 중 일부는 과거의 환란과 유사한 충격을 아시아 역내에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그랬던 것처럼 아시아 일대에 유동성이 넘쳐나고 자산가지 거품과 투기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아시아의 부동산-주식거품을 심각한 위기신호로 지적했다.

김 총장은 “아시아 경제는 좀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아시아 각국이 이를 위해 거시·미시 경제의 기초를 강화하고 금융 체질을 개선하며, 정부간 금융협력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학수 UN ESCAP사무총장이 한국 등의 부동산거품 심각성을 지적하며 아시아에 제2 외환위기 발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연합뉴스


1997년과 2007년의 불길한 닮은꼴

김 사무총장은 28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와 인터뷰에서 한층 구체적으로 아시아 제2차 외환위기의 실체를 설명했다.

그는 "UN ESCAP은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발생 10주년을 맞아서 유사한 외환위기 가능성을 점검한 결과, 97년 외환위기 직전과 유사한 증후가 보이고 있는 점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2가지 유사점을 설명했다.

그는 첫번째 유사점으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세계적인 유동성 대풍년이 불어닥치고 있는 점"이라며 "최근 몇 년동안 투기적 해지펀드와 크레딧파인앤캐피털인플로우스, 즉 싼 자금을 해외에서 빌려서 자본을 유입하는 행위가 아주 극적으로 증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헤지펀드가 운영하는) 파생금융 상품 규모를 보면 미화로 3백70조달러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전세계 GDP의 8배나 된다"고 파생상품 급증의 실상을 지적한 뒤, "이러한 싼 자금을 해외에서 빌려서 자금유입을 하고, 이 자금으로 국제자산을 고집하는 행위(캐리트레이드) 즉 이행거래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현상은 특히 일본 엔화차익이 이자도 싸고 저가 통화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국내 아파트값 급등의 한 원인이기도 한 '엔캐리'의 심각성을 지적한 뒤, "이와 같이 급격한 유동성 증가가 미래를 불확실하게 할 뿐 아니라 어떤 불리한 사건이 아시아지역에서 일어날 때, 집단행위로 전염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2006년에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경제들이 취약성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두번째 유사점으로 "실질자산가치 증가세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 원인은 아시아 자본시장에 국제유동성이 크게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유동성 과잉에 따른 주가-부동산 등의 자산거품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자본시장이 2006년에 인도네시아의 경우 한해 55%나 증가했고, 한국의 경우 주택가격이 폭등했다"며, 한국의 부동산거품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한국 부동산 거품과 관련, "부동산 가격이 너무 급격히 올라갔는데 그 원인은 초과유동성에 있다. 그 초과유동성이 또 해외자본유입에 있다"고 분석한 뒤, "부동산 가격(거품)은 한국뿐 아니고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전반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동산 거품 파열 가능성에 대해 "지금 문제는 초과유동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주택가격 뿐 아니라 자본시장의 가격이 급증하니까 이것이 어떤 위기로 연결될 수 있지 않겠냐"고 파열 가능성을 암시했다.

"인도네시아-필리핀이 아시아 환란의 출발점될 듯"

김 사무총장은 1997년 환란이 태국에서 시작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됐듯, 이번에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이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97년 위기를 진단하는 견해가 셋이 있다"며 "첫째는 거시정책의 실패를 들고 있다. 자본계정자유화를 들어서 투기자본이 유입하고 부동산 가격이 증가했다. 두 번째는 금융부분의 책임을 돌리는 견해가 있다. 금융부문 책임은 비효율화되고 구조적으로 취약해서 부실대출이 상당히 많다. 그 다음에는 비경제적 요인으로써, 정부의 비효율성, 정치불안, 부패 등 요인인데 이러한 견해에 가장 근접하고 있는 나라가 지금 인도네시아하고 필리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 예로 부실대출이 인도네시아는 15% 이상이고, 필리핀은 25%나 된다"며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특히 우리 ESCAP은 아마 이런 위기가 온다면 이런 취약한 나라에서 시작이 되지 않겠냐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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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61 42
    김완용

    fta로 상시 환란체제로 간다
    그럼 양키들이 용돈주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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